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7-05-24 11:06:51 | 조회수 | 1044 |
전주 한지 문화 축제에 즈음…
조향선(한지동아리 '지다움' 회원)
화사한 봄꽃들의 향연이 지나고, 5월이 되면 전주는 각종 문화축제 행사들이 시작된다.
그중에서도 '전주 한지 문화축제'는 천년 한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우수 공예인을 발굴하며, 전주 한지의 공예발전에 기여한다는 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내가 처음 한지를 접한 것도 '인후 문화의 집'에서 시작해 15년이 흘렀다. 신랑의 직장을 따라 이사 온 전주는 낯설고,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생소한 곳이었다. 그러던 중 전주시평생학습관에서 한지 수업 수강을 시작했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맺으며 지금까지도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1년에 한 번씩 작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는 수강생들과 무언가를 함께 이뤘다는 성취감과 뿌듯함도 공유할 수 있었다.
취미로 시작한 한지공예는 '온고을 공예품전'에 응모해 입선하는 기회도 주었고, 한지 수업도 맡아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도 주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한지를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전주시평생학습관의 인연으로 '배움은 평생을 걸쳐 능동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 사는 지인들은 전주에 사는 나를 전통과 예술의 도시에 산다며 부러워한다.
하지만 예전의 모습을 기억하는 나로서는 마음 한구석의 안타까움이 있다. 10여 년 전 만해도 한옥마을에 가면 한지공방들과 작가들의 작품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업적인 먹거리 가게들과 저렴한 중국산 제품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변화하는 흐름을 막을 수는 없지만, 참다운 전통의 맥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전주를 사랑하고 한지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전주 한지가 그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작지만 소박한 노력을 할 생각이다.
대단하지는 않지만 한지를 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전주문화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축제가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