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7-06-23 09:47:57 | 조회수 | 1409 |
성인문해학습자 도서관 현장체험활동
이런 친숙한 곳에서 새로움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열정을 한가득 담아가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6월,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볕에 눈이 저절로 찌푸려지는 어느 날 아침.
전주시평생학습관과 기린경로당에서 한글을 공부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아중도서관을 방문했습니다. 어르신과 도서관? 조금 낯설게 들릴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어르신은 도서관이 처음이다
도서관 견학을 위해 1층 로비에 모인 어르신들. 항상 한글 공부 하던 강의실을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 오셨다고 들뜬 모습이 소녀 같습니다.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해야 하니, 목소리를 낮추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어르신들이 가장 먼저 견학한 공간은 3층에 위치한 어르신 열람실이었습니다. 60세 이상 분들만 이용이 가능한 이 공간은, 어르신들 전용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다양한 종류의 일간지를 읽을 수 있고, 컴퓨터 사용이 가능하다 하니 어르신들의 눈길이 계속 머물렀던 곳입니다. 이른 오전인데도 이미 많은 분이 열람실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어르신들이 감탄을 보냅니다.
같은 층에 있는 일반자료실도 방문해봅니다.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공간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방문이 처음인 어르신은 연신 '좋다~'라 말씀하며 열람실에 들어갑니다.
잘 알다시피 도서관에는 각종 문학책은 물론, 교양·역사·자격증 등 지면을 꽉 채울 정도로 많은 책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어르신이 보기에는 글자가 작기에, 눈이 침침해서 불편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 어르신의 맞춤으로 갖추어진 '대활자본 도서'는 어르신들의 흥미를 끌 만했습니다. '도서관에 이런 책도 있었어~?' 하시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어르신. 앞으로 도서관을 자주 방문하시겠죠?
문학책에 관심이 많으신 어르신. 책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어르신은 도서관이 재미있다
2층으로 내려가면 어린이자료실이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왜 어린이 자료실에?'하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는데요.
일반자료실과 달리, 그림이 있는 책이 많고 전집과 같은 조금 더 다가가기 쉬운 도서들이 갖추어져 있어서 어르신들이 더욱 흥미를 보였던 것 같습니다.
'무기' 관련 그림책을 본 어르신은 '이 책 참 재밌다'며, 도서 대출 방법을 묻기도 하셨는데요. 층마다 재밌는 책들이 많아, 어르신들의 도서 대출이 늘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1층의 유아자료실. 어르신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한 곳입니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채워져 있어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좋겠지만, 어르신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손색이 없는 공간입니다.
"폭신폭신하니, 좋구먼." 유아자료실의 폭신폭신한 의자는 평소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겠지만, 어르신들에게도 인기가 좋았습니다. 어르신들은 자유롭게 의자에 앉아 쉬거나, 그림책을 펼쳐보며 자료실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림책과 유아 전집 등 출판사 별로 책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데요. 연령과 상관없이 자료실에 방문할 수 있어, 손주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어르신들도 자주 오신다고 합니다. 도서관에서 영유아를 위해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취지로 시작한 '북 스타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들도 어르신이 많다고 하는데요. 아이를 돌봐주며 책을 읽어주기 위해 이곳을 많이 방문하신다고 합니다.
이곳 저곳에 비치된 책을 꺼내 자유롭게 읽는 어르신. 재미있게 책을 둘러보는 모습에 왠지 미소가 지어집니다.
1층 유아자료실 맞은편에는 창의체험관이란 곳도 있는데요. 가상 동화 구연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지정된 장소에서 움직이면, 그 모습이 스크린에 비치는데요.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라 어색한 듯, 움직임 없이 가만히 서 계시긴 했으나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체험한 동화는 '해님 달님'이었는데요. 어르신들이 동화에 들어간 느낌을 주어,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부는 부분에서 특히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스크린 안에 모습을 드러낸 어르신들. 빗속에서 옹기종기 모여 계신 것처럼 보입니다.
도서관에 처음 방문한 어르신들은 3층부터 1층까지 모든 자료실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지하 1층 강당에서 영화 관람을 하였습니다. 도서관에서 책도 읽고, 영화도 볼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신기해하며 앞으로는 한글 공부를 마치고 도서관에 가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습니다.
모든 층, 어느 자료실에 어르신이 계셔도 낯설지 않은 도서관. 그래서 어르신과 도서관은 어색하지 않게 들립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도서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더욱 많아지고, 책을 통해 한글 공부에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ㆍ사진/양새롬(전주시평생학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