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6-04-22 10:52:11 | 조회수 | 1675 |
* ‘현장스케치’는 평생학습 현장의 일을 사진과 글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공간입니다.
아름다운 꽃들이 지천으로 피는 봄에는 사이렌 로고가 그려진 커피 한 잔이 어울릴 듯하다.
녹색의 머리를 풀어헤친 사이렌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어로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뱃사람들을 유혹한다. 오늘날 스타벅스는 사이렌을 차용하여 사람들이 커피의 냄새에 취하게 한다.
이처럼 그 옛날 그리스 로마 신화는 지금까지도 우리 생활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다.
올해 새롭게 첫 발을 내디딘 유쾌한 인문학은 3월에 전주시평생학습관에서 개강하였다. 인문학의 범위를 확장하여 동아시아는 물론, 동시대 서양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함께 다룰 예정이다. 그 첫 시간은 ‘신화의 시대’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신화는 문명 이전의 고대인들이 겪은 세상의 체험을 담은 이야기이다. 제우스, 아폴론, 헤라클레스, 판도라 상자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아킬레우스 등 아이들도 귀에 익숙하게 기억하는 만큼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화의 대명사이다.
그만큼 그리스 로마 신화는 풍부한 내용과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
저녁 7시임에도 강사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수강생들의 모습은 퍽 진지해 보였다.
세상은 밖에 있다지만 평생 공부에 대한 열의와 호기심은 모두 모인 듯했다.
1강은 그리스 신화의 생성과 전래 과정을 설명하였다.
그리스 로마 문화는 기독교와 함께 서양 문화의 양대 뿌리 중 하나이다.
그리스 사상은 헬레니즘 문화이며, 그리스 로마 신화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의 특징으로는 인본주의, 현실주의, 합리주의, 다신주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다신주의 성격으로 인해 그리스인들은 개방성과 다양성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는 청동기 시대의 미케네 전성기 - 크레타 미노아 문명 시기를 거쳐 철기인 도리아인의 남하에 의해 고대 그리스가 암흑기에 접어들었음을 말한다.
그럼에도 다행히 BC 8C 구전으로 떠돌던 그리스 신화가 최초로 문자로 기록이 되는데, 바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이다.
로마 시대에 들어서는 그리스 신화를 로마식으로 채색했다. 1C 무렵 오비디우스는 [변신 이야기] 통해 그리스 신화의 명칭과 정서를 로마화 하였다. 기독교가 지배하던 암흑의 중세를 지나 재생의 의미를 갖는 르네상스 시대에 그리스의 신은 화려하게 부활하게 되어 서양문화 형성에 밑거름이 되었다.
막연히 그리스 로마 신화 스토리만 생각하고 참여한 이들은 고대 그리스 문명사를 듣게 되어 조금은 헷갈리고 어리둥절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점이 다시금 책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 주가 지나고, 봄기운이 완연한 날. 두툼한 외투를 벗고 비교적 얇은 옷차림과 가벼운 마음으로, 사람들은 다시금 학습관을 방문하였다. 수강생들의 발걸음으로 인하여 학습관의 밤은 환하였다.
이번 시간에는 그리스 신화의 태초, 그리고 3대에 걸친 신들의 전쟁 이야기를 다루었다.
헤시오도스는 시인 경연대회에서 호메로스를 누르고 한 번 우승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신통기]는 신들의 계보라는 뜻으로 더 정확히는 그리스 신들의 계보라는 뜻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과 우주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이다. [신통기]는 ‘태초에 카오스가 있었고, 그다음에는 넓은 젖가슴을 지닌 대지의 여신 가이아, 지하의 가장 깊은 곳인 타르타로스, 신들 중에서 가장 잘 생긴 에로스가 한꺼번에 생겼다.’로 시작한다.
계속해서 하급 신들과 인간들의 출연 그리고 신들의 전쟁 , 인간과 신들의 갈등에 대해 기록하고 , 결국 제우스를 정점으로 하는 올림푸스 신족 시대가 정립되는 것으로 [신통기]는 매듭짓는다. 여기서 그리스 신화의 신들은 창조주가 아닌 피조물로 신성과 인성을 공유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유일신 앞에서 손님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우주의 세상에 대한 인간 존중을 꿈꾼 것이다.
신의 모습을 하였지만 불사 이외에는 우리 인간들의 모습과 같은 그리스 로마 신들을 보면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질문과 답을 얻은 것 같아 뿌듯한 시간이었다.
이는 지나치게 심각하지 않고 유쾌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문학 덕이 아닐까 생각한다.
성인들이 그리스 신화의 생성과 전래 과정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때, 아이들은 신화와 관련된 그림책을 읽는 시간을 가졌다. 그림책을 읽은 아이들이 그들의 상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활동시간도 주어졌다.
한 주가 지나고, 많은 아이들이 새로운 활동과 새로운 그림책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함께 했다.
글·사진/정혜인(시민학습기자)
전체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