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21-05-25 10:22:51 | 조회수 | 1343 |
조직의 성장과 구성원의 성장은 비례할까? 반비례할까?
만약 당신이 실무자라면 다음과 같은 고민에 처해있을 수 있다. 간절한 마음으로 취업을 한 조직에서 왜 나는 회의감을 느끼는 것일까? 왜 일을 하면 할수록 성장하는 게 아니라 소모되는 느낌을 받을까? 왜 회의시간에는 옥죄는 느낌이 들까?
반면에 조직의 리더들은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왜 스스로 알아서 일을 안하는 것일까? 왜 믿고 맏길 만한 사람이 없는 것일까?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확인해야할까?
이런 문제에 빠져있는 사람이라면 단 5분만 시간내서 이 글을 읽어보도록 하자. 이 글은 구성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법, 즐거운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다. 이 짧은 5분이 당신의 50년을 좌우할 수 있을 것이다.
전주시 평생학습관은 지난 5월 7일(금)~5월 21일(금)에 3주에 걸쳐 비대면으로 전주시 평생교육 기관 관계자를 대상으로 「퍼실리테이터 역량강화 교육 연수」를 진행했다. 관계자들이 퍼실리테이터 역량을 높여, 실제 업무에서 갈등을 줄이고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퍼실리테이션이 무엇이길래 갈등을 줄이고 소통을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일까?
퍼실리테이션은 영어로 facilitation이다. 동사원형 facilitation은 촉진하다라는 뜻이다. 무엇을 촉진할까? 바로 의사소통을 촉진한다. 의사소통을 촉진하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원하는 결과물을 민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민주적’이라는 단어는 참 매력적이다. 백성이 주인이 되는 것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조직에서는 소외되는 사람이 없이 모두의 의견이 반영되는 것. 그것이 민주적인 조직일 것이다. 그런데 이게 현실에서 쉬운 일일까? 그렇지않다. 조직에는 계급이 존재하고, 의사결정권은 윗사람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의사결정권자가 ‘민주적’인 철학과 마인드가 없다면 실현되기 어렵다.
의사결정권자 입장에서 보도록하자. 만약 의사결정권을 실무자들에게 넘기면 나의 권위가 손상될까, 아니면 오히려 권위가 살까? 이때 권위가 손상되지 않으면서 민주적으로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퍼실리테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퍼실리테이션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이 3가지가 있다. 첫째 퍼실리테이션 철학을 수용하기, 둘째 퍼실리테이션의 절차와 규칙을 준수하기, 셋째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이다.
먼저 퍼실리테이션의 철학이자 믿음은 “모두의 의견은 동등하게 귀중하다.”이다. 퍼실리테이션으로 회의를 할 때는 계급장을 떼고 해야 한다. 회의에서 어떠한 말을 해도 괜찮다는 ‘수용’의 분위기여야 구성원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의시간에 나누는 서로 다른 의견이 서로의 권위를 손상시킴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동양권에서는 아무리 계급장을 뗀다고 해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리더는 회의시간에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리더는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을 보고 받고 가능여부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둘째 퍼실리테이션의 절차와 규칙이다. 퍼실리테이션으로 회의 할 때 절차는 브레인스토밍-비슷한 아이디어끼리 분류하기-분류한 아이디어에 제목짓기-투표하기이다. 이때 브레인스토밍 단계에서 규칙을 지켜야 한다. ‘아이디어를 낼 때는 비판이나 판단을 하지 않는다.’ ‘아이디어는 질보다 양이다.’라는 규칙이다. 우리는 서로 위치가 다르고, 믿음이 다르기 때문에 생각하는 관점이 다르기 마련이다. 내가 볼 때 말이 안되는 것처럼 생각이 되어도 다른 관점에서 보면 전혀 말이 안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일단은 비판이나 판단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이디어를 어떻게 모아서 결정해야 하나? 의견을 낸 후 아이디어를 왜 냈는지 이유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유가 설득력이 있고 타당하다면 사람들 마음에는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자연스럽게 공감을 얻지 못한다. 공감을 받지 못한 아이디어는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시야에서 멀어진다.
셋째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다. 퍼실리테이터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질문”하는 역할이다. 워크숍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 미리 사전기획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참가자들이 성급하게 결론을 지으려고 하거나, 원인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퍼실리테이터는 질문을 해야 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우려되는 점은 없을까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게 있을까요?”라고 질문을 하며 구성원들이 다수결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다수결’은 1인 1표로 소수의 의견은 무시된다. 하지만 ‘합의’는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소수가 우려하는 점을 다시 되짚어보며 우려하는 점에 대한 해결책도 논의를 해나가며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과정에서 서로 소통을 하고, 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퍼실리테이터는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이 소수자의 의견에도 공감하고 반영될 수 있도록 회의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계급이 높은 사람의 의견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존중과 배려를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게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
구성원이 존중과 배려를 받고 자신의 의견이 반영된 조직에서 일한다면 구성원들은 자기주도적으로 일할까? 아니면 시켜서 일을 할까? 성과 역시 시켜서 하는 조직이 더 높을까, 자기주도적으로 일한 조직이 높을까? 만약 구성원들이 즐겁게 일하는 조직문화와 높은 성과를 원한다면 퍼실리테이터 역량을 키워보는 건 어떨까?
글 : 김재원(퍼실리테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