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21-08-27 11:35:21 | 조회수 | 773 |
'세상은 멀쩡한데 나는 아플 때 읽는 시' 후기
전주여고 1학년 이초연
올해로 네 번째 청소년 인문포럼에 참가했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세상은 멀쩡한데 나는 아플 때 읽는 시'였다. 포럼 주제가 시라니! 내가 아는 시는 시험을 보기 위해 분석하고 외우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런 '시'를 주제로 하는 포럼은 당연히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예상은 빗나가고 강사로 오신 홍박승진 선생님은 우리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유쾌한 분 같았다. 선생님과 함께 시를 읽으며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추측하고, 질문을 던지며 화자가 전달하는 감정이 무엇인지 느껴봤다. 내 느낌과 생각으로 이해한 시가 처음으로 재미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언어는 무딘 도구이기 때문에 평소에 전하고 싶은 감정을 말만으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시'를 이용해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강의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
작년부터는 코로나19 때문에 같이 온 친구와 옆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토론을 할 수 없어 매우 아쉬웠다. 4년 전 처음 참여한 포럼에서는 친구들도 훨씬 많았고, 1박 2일로 진행을 해서 토론도 많이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어 기억에 남는다. 매년 포럼에 참가하면서 다양한 주제를 만날 수 있어 좋지만, 갈수록 청소년 인문포럼이 축소되어 가는 것이 안타깝다. 물론 코로나19의 영향도 있겠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청소년들이 인문학과 토론에 무관심한 것도 걱정이다. 친구들은 생활기록부에 들어가지 않는 인문학과 토론이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4년 동안 꾸준히 청소년 인문포럼에 참가한 나는 우리의 사고를 깊고 넓게 해주는 인문학과 토론은 삶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년 10회 청소년 인문포럼에서는 부디 많은 친구들과 마스크를 벗고 가까이 둘러 앉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