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9-03-22 13:55:27 | 조회수 | 2277 |
「인문」 중학생 시절 나에게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았던 이 단어는 현재 고등학생인 나에게 가장 친숙하고 익숙한 단어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러나 많은 인문학 강좌에 참여를 하고 교외활동을 하였지만 "인문"이 "인문학"이 아직도 어렵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책과 더욱 다가가고 싶었다. 인문학과 더욱 다가가고 싶었다. 아무래도 내 자신이 인문학에 흥미가 있는 것 같다.
한국전통문화전당 2층 공연장에서 "시대가 미래에게 묻다"를 주제로 3.14 ~ 28까지 인문학 강연이 열렸으며, 3.14(목) 단국대학교 서민교수는 "의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라는 주제로 인문학 강연을 하였다. 기생충 박사인 서민 교수는 "서민의 기생충 열전", "서민의 기생충 콘서트"를 그리고 기생충을 넘어 인권, 글쓰기에 관련한 책을 집필하였으며,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세바시)" 903회 - '책은 왜,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를 인상적으로 보았다. 내가 만났던 많은 이들은 "책을 많이 읽어라… 그 중에서 인문학ㆍ고전을 많이 읽어라" 말한다. 하지만 서민 교수는 달랐다 '소설'을 중심으로 읽으라고 하는 것이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최근 내 독서 목록을 찾아보았다. 사회ㆍ인문ㆍ경제 다양한 주제와 분야의 책을 읽었지만 소설은 읽은 지 6개월이 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하여 오랜만에 서점에서 소설 한 권을 꺼내어 구매했다.
"미래를 알기 위하여‥현재와 과거를 알아야 미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서민 교수가 강연을 시작하면서 하였던 말이다. 과거를 알기 위하여 지금으로부터 5000년 전 죽은 미라 '외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1991년 알프스 산을 오르던 독일사람 2명이 정상적인 등산로가 아닌 샛길로 통해 등반을 하다 외치를 발견하였다고 했다. 또한 외치를 가지고 논문이 60여 가지가 나왔으며, 현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서민교수 또한 이 외치의 변을 얻어 검사를 해 본 결과 기생충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그 밖에도 외치의 몸 곳곳에 상처를 내고 숯가루를 뿌린 문신이 있어 이를 CT로 촬영해보니 문신이 있는 부분은 '갈비뼈가 부러진 곳'이라 하였다. 이를 비롯한 여러 가지 근거로 외치는 '관절염이 심했다'고 이야기 하였다. 하지만 이는 아무런 의학적 효과가 없었다고 하는데 이들은 왜 이렇게 하였을까? 이에 서민교수는 '그 당시로서는 그것이 치료의 일환이다.'라고 말하였다. 그 당시 외치들의 고된 시대상을 볼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갈레노스는 "사람이 병에 걸리는 것은 체내의 불균형 때문이다." 라고 주장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 주장이 2000년 가까운 세월동안 세상을 지배를 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치료법은 전혀 없는 것 일까? 치료법은 존재하였다. '사혈'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피를 1L 2L씩 뽑는 사혈은 말 그대로 체내에 있는 피를 뽑는 것으로, 아마 이 많은 피를 뽑는다면 거의 모든 사람들은 다 죽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죽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대 의학에서는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할까? 현대 의학에서는 피를 더 넣는다면 넣지 빼는 경우는 딱 한가지 적혈구가 너무 많아서 빼는 것 그 외에는 없다고 한다. '거머리 치료'도 사혈로 인한 잔재라고 하였다.
결핵은 결핵균이 체내에 들어와서 발생하는 질병이며 모든 질병이 그렇듯 치료약이 만들어 진 뒤에 본격적인 치료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치료약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마땅한 해결방안이 없었는데 어느 날 왕이 결핵 환자의 목을 만지자 결핵이 치료가 되어 "왕의 손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 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왕이 결핵 환자의 목을 만져주는 것이 일과 중 하나가 되었다 한다. 하지만 그 전에 명확한 "진단"과 "치료법"이 나왔다면 만나기 어려운 왕을 만나려는 노력 + 치료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걱정을 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지 않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경남 하동에서 미라가 발견되었는데, 이 시체가 미라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독특한 관을 이용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양반 특권층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측되는 이 관은 회반죽으로 덮어서 공기가 통하지 않는 구조도 되어 있어 부패되지 않게 되었고 지금의 미라로 발견이 된 것이다. 뼈를 조합하여 인간의 뼈를 찾고 맞춰본 결과 만삭의 아이를 품은 여자의 형태가 나왔다. 그리하여 언론은 '출산 중 사망한 여성의 미라가 발견됨'이라는 기사를 써 내 놓았다 한다. 그 당시 출산중 사망인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 또한 그러한 경우라고 생각하여 적었을 것 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이 미라를 조사한 서민교수는 폐디스토마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폐디스토마는 원래 폐에만 존재하는데 전신에 퍼져있었으며 이것을 원인으로 사망하였다고 이야기 하였다. 그렇다면 왜 폐디스토마에 걸렸을까? 이러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하여 스토리 추적을 한 결과 임신을 한 여성이 기력이 약해지자 당시에는 보약인 가재 즙을 다량으로 먹었는데, 그 가재 즙으로 인해 폐디스토마가 퍼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사망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병이 돌아갈 때 원인을 찾는 것이 드물었다고 한다.
개인이 아플 때는 체내의 불균형, 단체가 아플 때는 나쁜 공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흑사병을 예시로 들었다. 흑사병의 원인은 쥐벼룩이 즉 쥐벼룩의 세균이 문제가 되었는데, 원인을 정확히 모르는 세대에서 흑사병의 원인으로 '목성과 토성, 화성이 물병자리에서 겹쳐졌고, 여기서 나온 나쁜 공기가 역병을 일으켰다.' 라는 주장을 하였다 한다. 그리고 그 예방책으로 사람들에게 '후추나 계피 마늘 같은 것이 든 향주머니를 가지고 다녀라'라고 하여, 원인을 이렇게 진단하니 제대로 된 치료법을 찾아낼 수 없었을 것이라 하였다.
이러한 "나쁜 공기 이론"에 대하여 대항한 사람도 있었다.
존 스노우는 콜레라의 원인을 밝히려 하였는데, 당시 영국에 콜레라가 유행하였고 많은 이들은 이 원인 또한 '나쁜 공기' 때문이다 생각하였다. 그러나 존 스노우는 나쁜 공기이론은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하였는데, 이 이유로 콜레라에 걸린 사람들이 이상하게 배가 아프다고 한 것이 때문에 공기는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존 스노우는 물을 의심하기 시작하였고, 이를 증명하기 위하여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집을 표시해본 결과 한 지역에 몰려있음을 확인하였다 한다. 그 당시 런던에는 수도 회사 4개가 구역을 달리 하여 공급을 하는데 그 중 한 회사에서 물을 먹는 사람들이 콜레라에 걸린 것을 확인한 존 스노우는 콜레라가 물 때문에 발생된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하였다.
홍역 백신을 맞으면 자폐증에 걸린다..?
영국의 Andrew Wakefield 박사가 보고를 내었는데, 알고 보니 사기극이었다는 것. 자폐증이 시작되는ㆍ나타나는 나이와 홍역 백신 맞는 나이 비슷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될 수 있었지만 자폐증에 걸린 부모에게 돈을 받음으로서 사기극이라는 것이 명확히 되었다. 이러한 사건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줄 알았으나, 이것이 백신 공포증으로 퍼지게 되어 홍역이 전 세계로 확산되었으며, 홍역이 없어졌던 나라에서 다시 홍역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인터넷 댓글에는 '아이한테 홍역 백신을 맞췄어요. 그런데 나중에 찾아보니까 자폐증 걸린대요. 어떡하죠?' '큰일 났다, 우리 아이도 맞췄는데' '저는 신중히 고려해보려고요'같은 댓글이 달렸다. 더 나아가 '그러면 일부 의사들은 왜 자기 아이들은 백신을 맞추지 않는가?'라는 허구적인 이야기들이 퍼졌다. 하지만 이에 반대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바로 2009년 신종 플루가 국내에 들어왔을 때 이다. 아이들이 먼저 맞아야 한다와 노인이 먼저 맞아야 한다… 백신을 가지고 미묘한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이를 통하여 '거대한 위협'이 있을 때는 서로 맞으려 하지만 '평화적인 상황'에는 백신 맞아야해?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항생제 그 중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페니실린에 관한 이야기도 하였다. 알렉산더라는 사람은 장미덤불에 찔렸는데, 당시 장미덤불에 찔리면 체내에 세균이 감염되어 사망하게 된다고 한다. 생사의 고비를 넘나드는 알렉산더에게 페니실린 투여하자 갑자기 기력이 좋아지기 시작하였다. 일어나서 밥을 먹기도 할 정도였으니 대단한 효과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페니실린을 많이 생산하지 않아서 가지고 있던 약을 모두 사용해버렸고, 알렉산더는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그러나 10일 여 간을 더 살 수 있게 된 알렉산더를 보며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항생제의 발견으로 세균에 대해서 세균은 이제 완전히 끝난 것일까? 과학이 발전하면서 세균 또한 발전하여 반격 내성이 생겼다. 결국 슈퍼박테리아 수준까지 발전하여 현재로서는 어떠한 항생제도 들지 않는 수준까지 도달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시 장미 덤불에 스치면 유언장을 작성해야 하는 것일까?
항생제에 관하여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는 감기약을 처방받으면 항생제를 대부분 처방 받는다. 개인적으로 기사를 읽으면서 우리나라에서 항생제를 많이 사용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왜 항생제를 처방받는가에 대하여 그다지 깊은 고민을 해 본적은 없었다. 이번 서민교수의 강의를 들으며 그 해답을 찾았다. "혹시나 감기 합병증의 1% 내외로 발생하는 폐렴을 막기 위하여…" 몇몇 사람들은 "그 1% 때문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1%의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 세세한 부분을 신경 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강연은 현재의 의학과 미래의 의학에 대하여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권역외상센터를 비롯한 다양한 응급체계에 대하여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며, 제도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글·사진 : 최은수(신흥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