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9-05-23 16:52:02 | 조회수 | 2306 |
선비란, 학식과 인품을 갖춘 사람으로 유교 이념을 구현하는 인격체 또는 신분계층을 가리키는 말이다. 늦봄과 초여름 사이 5월의 별별학습(別☆학습)은 이로운 것보다 의로운 것을 추구하던 선비문화를 찾아 국립전주박물관에 방문하였다.
1990년에 개관한 국립전주박물관은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위치하여 전북 지역의 문화유산을 연구·전시·교육하는 한편, 국내외의 문화교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지역의 청소년들에게는 역사 문화를 유물과 유적을 통해 입체적으로 익히고, 성인에게는 평생 학습의 기회를, 외국인들에게는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립전주박물관은 2018년도부터 국립박물관 유일의 선비 관련 박물관 완성을 목적으로 「조선 선비문화」 특성화 사업을 연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단일 지역을 넘어 전국 선비문화를 아우르는 주제별 전시를 진행하며 특화된 공간·콘텐츠로 차별화된 박물관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자 조선 선비문화 관련 조사 연구뿐 아니라 2020년을 목표로 선비문화실 신설을 진행 중이며, 조선 선비문화 주제 특별전을 기획·개최하고, 일반인을 위한 선비문화 아카데미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박물관 역시 특성화 주제에 맞추어 올 연말에 개편 예정으로 이외에도 다양한 조선 선비문화 주제의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별전 '선비, 글을 넘어 마음을 전하다'(전시 기간 : 2019. 4. 5.~6. 9.)는 조선 선비들의 편지를 통해 선비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살펴보는 전시이다. 전시는 조선에서 근대로 이어지는 서간 문화, 선비의 우정을 담은 편지, 선비의 애정을 담은 편지로 이루어졌다.
선비의 우정을 담은 편지에서는 이황과 기대승의 편지, 김정희가 초의선사에게 보낸 편지 등을 소개하였으며, 또 조선 후기에 유행한 짧고도 문예성이 높은 ‘척독尺牘(짧은 편지)’, 조선 선비들이 중국 문인과 주고받았던 애틋한 편지 등도 소개하였다.
선비의 애정을 담은 편지에서는 아버지와 남편으로서의 조선 선비를 만나볼 수 있다. 정약용이 아이들에게 보낸 편지를 담은 《하피첩霞帔帖》과 박지원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를 담은 《연암선생서간첩燕巖先生書簡帖》을 전시하였으며, 아내의 산후조리를 걱정하는 곽주의 한글 편지, 아내에 대한 살뜰한 애정이 엿보이는 김정희 한글 편지,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지은 제문祭文 등을 통해 조선 선비들의 다정하고도 섬세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특별전을 방문하는 다른 학습자 여러분들도 이번 전시를 통해 조선 선비와 한층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국립전주박물관은 특별전과 함께 올해부터 선비문화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 선비문화」 특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아카데미는 3월 22일(금)부터 6월 28일(금)까지 총 8회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선비란 조선 사회에서 학문을 닦는 사람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로 ‘어질고 학식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물질주의가 만연하고 산업화에 따라 정신의 부재가 발생하는 현대에서 옛 선비의 정신과 문화는 다시금 빛을 발하고 있으며,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강조되는 최근에는 ‘안분지족’의 선비정신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이번 선비문화 아카데미의 부제는 ‘우리가 알았던 선비, 우리가 몰랐던 선비’로 선비의 역사, 선비정신의 의의 등 전반적인 선비문화를 알 수 있도록 격주에 걸쳐 김병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원장, 심경호 고려대학교 교수 등 8인의 학계 전문가가 강연을 펼치고 있다. 선비문화 아카데미는 별도의 수강료 없이 무료로 진행되며 매해 선착순으로 회원을 모집하여 현재 170 여 명의 회원이 선비문화에 큰 관심을 가지며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8회의 교육과정 중에 7회까지 6회 이상 출석한 참가자에 한해 마지막 8회차에는 답사가 진행된다.
국립전주박물관은 6월 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 이후에는 한반도 남부지역 초기철기 시대의 대표 중심지 중 하나였던 완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전시하는 특별전 '오로지 오롯한 고을, 완주'가 6월 18일부터 9월 15일까지 개최된다고 한다. 또한 9월에는 근대 전북의 선비 화가를 대표하는 석정 이정직의 학문 세계와 예술을 종합하여, 이를 통해 전북화단의 대표 화가들을 조명하는 '선비, 전북 서화계를 이끌다' 특별전이 진행된다. 이어 2020년에는 '선비, 사약을 받다' 등 조선 선비문화 특성화와 관련된 전시를 예정 중이며, 선비문화 아카데미 또한 내년에도 선비문화와 관련된 연속 강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