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9-07-25 11:42:23 | 조회수 | 1844 |
버스정류장의 노선도를 확인해 목적지에 도착하고, 건물의 층별 배치도에서 원하는 곳을 찾아 볼일을 보는 등 우리가 전혀 특별할 것이 없는 일상의 행동들이 누군가에서는 다소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능력이지만 아직 전주만 해도 5만5천 명 정도의 중학학력 미민 성인이 있다.
과거 성별 혹은 생계 등의 이유로 배움의 때가 늦어진 비문해자들을 대상으로 전주시에서는 2006년부터 단순히 글을 읽고 쓰는 교육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해교육을 거주하는 곳 인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전주시 전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각 성인문해 운영 기관에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처럼 공부하기 딱 좋은, 결코 늦지 않은 어르신들이 배움에 열중하고 있다.
그 중 인후동에 위치한 ‘전주시평생학습관’에는 열다섯 명 남짓한 늦깎이 학생들이 배움에 집중하고 있다. 전주의 성인문해교육은 단지 한글을 익히고 나아가 검정고시 등을 통해 학위를 취득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살아감에 있어 그동안 불편하였던 교통, 금융 등의 생활 전반의 문해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경험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 이제는 다시 경험하기 힘든 학창시절의 추억을 새길 수 있도록 특별활동을 통해 실제 학교 교실에서의 수업, 급우들과의 야외 소풍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1년간의 학습 경험을 그동안 학습을 지지하고 응원해준 주변 가족과 친구들에게 자랑할 발표회 및 전시회도 계획해 운영하고 있다.
전주시 성인문해교육 권역별 현황
구분 | 연번 | 성인문해교육 기관명 | 소재지 | 교육일시 | 연락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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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진구 | 1 | 금암노인복지관 | 금암동 | 월, 수 10:30~12:00 | 253-5728 |
2 | 덕진노인복지관 | 덕진동 | 월, 수 09:00~10:20 | 276-7349 | |
3 | 안골노인복지관 | 인후동 | 화, 금 09:00~10:30 | 243-4377 | |
4 | 우리노인복지센터 | 진북동 | 수, 목 13:00~15:00 | 255-7179 | |
5 | 우아문화의집 | 우아동 | 화, 금 14:00~16:00 | 245-8455 | |
6 | 전주시평생학습관 | 인후동 | 월, 수 09:00~10:30 | 241-1123 | |
7 | 전주주부평생학교 | 금암동 | 월, 수, 금 14:00 | 271-6050 | |
8 | 중증장애인지역생활지원센터 | 인후동 | 화, 목 10:00 | 247-1501 | |
완산구 | 9 | (사)전북여성장애인연대부설등불야학교 | 남노송동 | 월, 화, 목 14:00 | 283-8533 |
10 | 꽃밭정이노인복지관 | 평화동 | 월, 화 13:00~14:30 | 237-0770 | |
11 | 다온장애인 평생교육센터 | 평화동 | 화, 목 14:00 | 229-1988 | |
12 | 마중물야간학교 | 서노송동 | 월~금 18:30 | 278-3132 | |
13 | 서원노인복지관 | 중화산동 | 화 09:00~12:00 | 227-7483 | |
14 | 선너머종합사회복지관 | 중화산동 | 초ㆍ중급 화,목 09:30~11:00 고급 월,수 11:00~12:30 |
232-0334 | |
15 | 소비자교육중앙회 전라북도지부 | 태평동 | 화, 수 13:00~15:00 | 272-4430 | |
16 | 양지노인복지관 분관 완산노인복지관 | 완산동 | 화, 목 09:30~11:00 | 232-1000 | |
17 | 전라북도노인복지관 | 서신동 | 화, 목 10:00~12:00 | 276-2086 | |
18 | 전주백학평생학교 | 동서학동 | 화, 수, 목 09:30 | 231-0697 | |
19 | 전주종합사회복지관 | 평화동 | 화, 금 09:00~11:00 | 284-2733 | |
20 | 평화사회복지관 | 평화동 | 월 09:00~13:00 | 285-4408 |
올 7월에는 다음달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되는 제14회 전주평생학습한마당 기간에 맞춰 진행될 전주희망학교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학습자 공동작품 제작과 나만의 에코백 만들기 특별활동이 진행되었다.
특별활동을 위한 미술선생님의 도움으로 배움을 통해 느낀 것이나 다양한 생각을 그림이나 글로 표현한 에코백은 어쩜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각각의 작품들이 모두 개성이 넘쳤다. 수업에 참여하였던 한 어르신은 한글공부뿐 아니라 미술까지 배울 수 있어 즐겁고, 이렇게 만들어진 에코백은 학습도구들을 담아 다니며 수업을 받으러 오는 길에 항상 함께 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사람 한 명이 누울 수도 있을 법한 커다란 캔버스에는 학습에 참여하는 모든 학습자들이 협동해 만드는 공동작품이 제작되었다. 공동작품은 전주시 성인문해교육 지원사업인 전주희망학교에 참여하는 기관들에서 각 1점씩 제작하여 오는 전시회에 함께 전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평생학습관에서 한글을 배우고 다양한 특별활동에 참여한 강희순 어르신은 이번 활동에 참여한 소감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즐거웠던 색칠 수업
전주시 평생학습관
강희순
7월에는 한 주에 한번 씩 두 번의 특별한 수업을 하였다.
첫째 날은 에코백 꾸미기였다.
우리는 앞면에 스무 개의 동그란 원이 그려진 가방을 하나씩 받았다.
선생님께서 나누어 주신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예쁘게 색칠하는데 색연필은 헝겊에 칠해도 지워지지 않는 특수 색연필이라고 해서 신기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나는 한 땀 한 땀 바늘로 수를 놓던 새색시 시절로 돌아가 정성스럽게 꼼꼼히 색칠했다.
그렇지만 굳어버린 손가락이 자칫하면 원 밖으로 삐쳐 긴장된 마음에 땀이 다 났다.
내 마음을 아셨는지 선생님께서는 웃으시며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꾸며보라고 하셨다.
원 안에는 새, 꽃, 동물들이 들어 있어 참 예뻤다.
내가 제일 예쁘게 색칠하고 싶었는데 내 것보다 더 예쁘게 색칠한 친구들이 많았다.
그래도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 흥분이 되었다.
자기가 꾸민 가방은 자기가 가져간다고 하자 친구들은 각자 딸, 며느리, 손녀에게 선물해야겠다고 해서 웃었다.
좋은 것을 보면 자식들에게 주고 싶어지는 마음 누가 모를까.
나는 누구를 줄까? 이 사람도 걸리고 저 사람도 걸리니 그냥 내가 들고 다녀야겠다.
둘째 날은 합동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우리 전주시평생학습관 이름이 새겨진 글씨와 나뭇잎에 색칠하는데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의 합동작품이라서 열두 명의 친구들은 이마를 맞대고 앉았다.
책상을 여러 개 모아놓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색칠하는 모습이 마치 어린 시절 소꿉놀이 하는 것처럼 즐거웠다.
각자가 좋아하는 색을 찾아 한 그림에 칠하니 알록달록 서로의 생각이 합해져서 생각지 못한 예쁜 그림이 나오는 장점이 있었다.
어떤 친구가 검정색을 망설임 없이 칠해 아이쿠나 하고 속으로 깜짝 놀랐는데 선생님은 멋지다고 하셨다.
보라색을 좋아하는 친구, 노란색과 빨강색을 좋아하는 친구, 나는 초록색을 좋아하니 사람의 마음과 성격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완성된 작품을 보니 뿌듯하고 정말 기뻤다.
지난번처럼 작품을 놓고 선생님과 단체사진을 찍었다.
이번 에코백 색칠하기와 공동 작품은 새로운 경험을 쌓고 협동의 의미를 알게 해준 특별한 수업이었다. 감사하다.
전주의 성인문해교육은 덕진구와 완산구 20여곳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배움에 의지가 있는 성인 학습자를 기다리고 있다. 보다 자세한 상담 및 문의는 전주시평생학습관(063-281-5368)으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