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8-10-23 15:33:00 | 조회수 | 1386 |
- 올 가을, 동네책방 강연을 골라가보자! -
마룻바닥에 작은 의자가 쪼르륵 깔린다.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의자는 아니고 걸터 앉기에 어느정도 좋은 자그마한 의자. 책을 사랑하고 문학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았다.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이내 책방 강연이 시작된다.
2018 전주동네책방 릴레이 인문강연 '골라 듣는 재미, 골라 가는 책방'은 가을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다. 9월 26일 '조지오웰의 혜안'을 시작으로 11월 24일 '에이커북스토어'까지 전주 동네책방 아홉 곳이 깊어지는 가을에 인문학에 목마른 시민들의 갈증을 채워준다.
살면서 취향에 딱 맞는 강연이나 강좌를 찾기가 힘든데 이번 릴레이 인문강연은 그 수고스러움을 덜어준다. 동네 책방 아홉 곳이 각각의 개성을 살려 강연을 구성하고 운영하기 때문에 취향에 맞는 강연을 고르기만 하면 된다. 문학을 주로 소개하는 책방은 문학 관련 강연을, 그림책을 주로 안내하는 책방은 그림책 저자 강연을. 일상에서 만나는 작은 판타지같은 것이라고 해야할까.
9월 26일 수요일, 책방 "조지오웰의 혜안"에서 첫 강연이 시작되었다. "왕의남자", "동주", "박열" 등의 영화로 잘 알려진 이준익 감독과 함께 강연이 진행되었다. 이준익 감독은 참석자들과 즉문즉답을 나누었다. 감독이 제작한 영화에 관한 궁금증부터 영화감독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독의 영화 철학을 엿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10월 5일 금요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에도 많은 이들이 자리를 함께했던 "살림책방"에서 두 번째 강연이 진행되었다. 감각적이고 실용적인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였는데 공간디렉터로 알려져있는 최고요 작가와 함께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을 설레는 곳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간 디렉터와 함께 한 강연이다보니 '인테리어를 어떻게 해야하나'는 공간에 관한 질문이 가장 많았다.
10월 12일 금요일, 책방 "잘 익은 언어들"에서는 김종원 작가와 함께 북토크쇼가 열렸다. '사색의 힘'에 대한 강연으로 잘 알려진 김종원 작가는 특히 자기관리가 철저하다고 하는데 이번 강연으로 작가의 철학을 엿들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10월 19일 금요일, 책방 같이[:가치]에서는 강혜숙 그림책 작가에게 평소 묻고 싶었던 것을 나누고 원화를 함께 보는 시간을 가졌다. 같이[:가치]의 책방지기는 다양한 작가와 만남으로 독자가 자신의 취향을 가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시간이 바로 이번 강연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작가와 함께 강연을 열어나가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지금까지 열린 책방 강연은 전주시민 외에도 안성, 대전, 남양주 등 타도시 시민들이 참가를 하는 등 책을 사랑하고 문학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호응도가 높았다.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동네 책방이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간이역이자 전국적인 사랑방이 될 수도 있겠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앞으로도 다섯 곳의 책방에서 릴레이 인문강연이 벌어진다. 아직 함께하지 못했다면 남은 기회를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일상에서 인문학을 만나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동네책방을 통해 가져보기를 바란다.
글/양새롬(전주시평생학습관) 사진/책방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