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8-11-21 14:12:19 | 조회수 | 2647 |
학생으로서, 우리들이 어느 활동을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서, 공간이 없어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야호학교는 그런 청소년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정규 프로젝트'와 '날애 멘토링(보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정규 프로젝트는 2017년부터 프로젝트 참가자를 모집하여 2번에 나누어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는 2018년 2기 프로젝트(2018.09~2018.11)가 다스름, S.V.P, M.S.G, 맘껏 어울림, RECROP, 개화연, M.F.E 팀으로 총 7개의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으나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해도 괜찮다. 야호학교 참여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기획을 하면 야호학교에서 해당 프로젝트의 전문가를 초빙하여 학생들과 활동을 해 주도록 지원해주기 때문에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여도 괜찮다. 야호학교 정규 프로젝트에서 활동하는 내용은 전주시청 '야호학교' 활동사항과 네이버 'Band' 야호학교를 검색하면 활동사항을 확인할 수 있으니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은 확인하길 바란다.
나는 '날애 멘토링'에 참여하는 학생으로서 지난 한 달간 야호학교에서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있었던 일을 적어보려고 한다.
봉사활동을 구하는 중 '날애 학교, 멘토링 프로그램'이라는 봉사활동에 신청하였다. 봉사활동 신청 후 선생님과의 통화를 하면서 '혹시, 야호학교 멘토링 프로그램이 어떤 활동인지 아나요?' 라는 특이한 질문을 받았다. 멘토링 활동이란 누군가 누군가에게 학습에 관한 내용을 알려주는 게 아닌가?
그러나 야호학교 멘토링 프로그램은 학습에 관련된 멘토링 뿐만 아니라, 자신의 특기를 살려서 가르쳐주거나 가르침을 받는 활동이라고 설명해주셨다.
잠시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았다.
선생님도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듯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면 이해가 갈 것이다'라고 말한 후 짧은 전화 통화를 마쳤다. 내 머릿속은 심히 복잡해졌다. 내가 진정으로 잘 할 수 있는 특기가 무엇이 있는지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고민되었기 때문이다.
2018년 10월 28일
야호학교는 전주종합경기장 옆에 위치하고 있다. 건물을 찾지 못할까 봐 걱정하였지만 화려한 색채의 외관이 눈에 확 들어와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건물 안을 들어가면 기다란 복도로 흡사 학교의 모습을 형상화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선생님의 안내로 세미나실에서 나머지 학생들을 기다렸다.
세미나실 뒤를 보았더니 많은 사진들이 걸려있다. 아이들이 공방에서 물건을 만드는 장면을 촬영한 것인데 선생님께서 이 장면은 1기 프로젝트 뚝딱뚝딱 R&C(공방 및 공예품제작) 팀이 만드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고 만들고 있는 물건들은 현재 이 세미나실에 있는 물건들이라고 설명해주셨다. 설명을 듣고 자세히 살펴보니 책상에 적혀있는 다양한 상표들과 글씨들이 학생들이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멘토링 봉사활동을 신청한 학생들이 모두 모인 후 간단한 자기소개와 자신의 취미를 이야기하였다. 스케이트를 좋아하는 친구,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 이것으로 아이스 브레이킹은 끝났다.
첫 날은 오리엔테이션으로 간단하게 에고그램 심리검사를 진행하였다. 검사 결과를 세로로 더하여 CP(Critical Parent) NP(Nurturing Parent) A(Adult) FC(Free Child) AC(Adapted Child) 5가지의 영역으로 나누었다. 영역별로 가장 높은 결괏값을 가진 영역을 바탕으로 자신의 성격을 진단해보았으며 각 영역에 관한 결과를 들었다. 나는 전체적으로 비슷한 결과값을 보였지만 CP가 가장 높아 '어느 분야에서 일할 때 규칙에 준수하여 활동한다'라는 결과를 받았다. 선생님께서는 이 심리검사를 하는 이유를 '이러한 검사를 통하여 자신에 대하여 솔직하게 알게 된다면 멘토링 활동을 하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심리검사에 그런 깊은 뜻이 있는 줄 몰랐다.
2018년 11월 11일
바람이 거세지는 11월이 되었다. 야호학교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후 나는 개인적으로 '일러스트'를 배우고 싶었기에 곧바로 생각나는 중학교 동창에게 연락하였고, 함께 야호학교 프로젝트에 참가하기로 하였다. 야호학교에 처음 오는 학생은 앞서 서술하였듯 오리엔테이션을 거쳐야 한다. 내가 데려온 친구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번 내가 하였던 '에고그램' 검사가 아닌 'DISC 성격유형 검사'를 진행하였다.
DISC 성격유형 검사는 '주도형', '사교형', '신중형', '안정형' 총 4가지의 성격을 검사 결과를 통하여 나타낸다. 친구의 검사 결과는 '안정형'. 안정형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하여 일관성이 있으며 변화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현상유지를 좋아하는 타입이라고 선생님께서 설명해주셨다. 정확히 이 친구의 성향에 들어맞는다. 검사가 끝나고 이 친구도 내가 오리엔테이션에 왔을 때 들었던 야호학교에 관한 설명을 듣고 함께 활동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저희가 보드게임을 준비했는데요, 같이 해 보지 않으실래요?'
모든 일이 끝나갈 무렵 세미나실에서 정규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선생님과 학생들이 잠시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기존에 있던 보드게임을 플레이해 보고 플레이해 본 보드게임을 자신만의 언어로 설명서를 만든 후 그 설명서로 플레이를 해 보는 작업에서 게임을 해보지 않은 우리가 필요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자신만의 설명서를 만드는 과정을 거친 후 능숙하게 훈련이 된 후 이를 통하여 새로운 보드게임을 제작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한다.
한 학생이 보드게임 TAIGA를 플레이하고 설명서를 적어보았다. 자신이 적은 설명서를 읽을 시 내용을 덧붙일 수 있으므로 다른 사람이 설명서를 읽어주었다.
이 게임은 TAIGA라는 게임으로 구성된 부품은 원목 토큰, 종이 그림판 그리고 코인입니다.
게임 시간은 총 15분이고 나이는 5세 이상 참가인원은 2~6명입니다.
원목 토큰을 둥그렇게 배열한 후 종이 그림판을 놓습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맨 위 종이 그림판을 뒤집습니다.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나무 토큰을 돌립니다.
종이 그림판에 있는 동물 4개를 먼저 찾는 사람이 종이 그림판을 가져갑니다.
- 학생이 적은 설명서 -
우리는 학생이 적은 설명서 내용을 바탕으로 게임을 진행하였다. 설명서를 잘 적어주었기 때문에 문제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다. TAIGE는 기억력을 위주로 만든 게임이라서 한번 배열을 외운다면 한 번에 카드를 모두 가져갈 수 있었다. 내가 게임을 할 때는 이상하게 마지막에 다른 그림을 돌려서 그림판을 가져가지 못하고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는 일만 하였다. 순전히 운이 부족했던 것 같다.
2018년 11월 18일
멘토링을 하기 위하여 각자 필요한 장비를 집에서 가져왔다.
멘토가 가져온 타블렛을 처음 사용해 보았는데 포토샵 작업을 마우스로만 해 오던 나에게는 살짝 불편한 감이 있었다. 기본적인 그림 그리는 법을 알려주기 전 내 미술 실력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침 책상 위에 예쁜 토끼가 그려진 달력이 있기에 토끼를 그려보았다, 그런데 멘토는 무슨 이유인지 내가 토끼의 얼굴을 그리자 '그만해도 될 것 같다'하며 그림 그리는 것을 말렸다. 이로써 내 실력을 확인한 멘토는 나에게 '선 그리기' 연습을 시켰다. 타블렛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필압에서의 차이. 액정 타블렛이 아니기에 시선을 앞으로 고정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일반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차이가 있어서 이를 익숙하게 하려고 하는 작업이라고 말을 덧붙였다.
처음에는 선을 너무 짧고 여러 번 스케치 하였지만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작업의 퀄리티가 시작보다는 좋아졌다. 30분 동안 반투명한 작품에 선을 그린 모습을 보니 처음 치고는 생각보다 괜찮게 그린 것 같아서 내심 뿌듯했다.
멘토가 불필요하게 선을 굵게 그린 부분과 안쪽ㆍ바깥쪽으로 나온 선들을 정리하자 더욱 보기 좋은 작품이 탄생하였다. 그린 밑그림을 채색해보았다. 일일이 채색을 하지 않고 페인트통 도구를 활용해서 간단한 채색은 쉽게 할 수 있었다. 나에게 조금 힘들었던 부분은 홍조와 명암을 넣는 것이었다. 일반 펜툴로 홍조를 그리자 밋밋한 느낌이 들었다. 멘토는 그 부분을 간과하여 'AIR BRUSH(에어브러쉬)'라는 도구를 사용해 홍조 근처에 약간의 분홍빛을 내었다.
이렇듯 야호학교에서는 청소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게끔 공간과 활동을 지원해준다. 앞으로 많은 청소년들이 야호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였으면 좋겠고 야호학교와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전주시의 청소년들의 생활복지향상을 위하여 제 2의 야호학교를 신설하면 좋을 것 같다.
글ㆍ사진/최은수(전주신흥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