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6-08-29 15:01:05 | 조회수 | 2547 |
'알록달록', 생활문화시장으로 소풍 갈까요?
26일~27일간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생활문화축제에 방문했다. 금요일에 내린 비 덕분에 날씨가 선선해져 축제를 즐기기에 매우 좋은 날씨였다. 이번 생활문화축제는 작년 덕진광장에서 열린 생활문화축제에 이어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에서 열렸다. '전주, 생활문화시장으로 소풍 가다!!'라는 축제의 슬로건처럼 남녀노소 누구든 소풍 가듯 가벼운 마음으로 생활문화축제를 찾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뜻에서 기획했다고 한다. 일상에서 즐기는 문화예술이라는 취지에 맞는 기획의도였다. 올해는 진북문화의집을 중심으로 전주에 있는 삼천, 우아, 인후, 효자문화의집이 함께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하였다. 또, 각지의 문화의집에서 생활문화 동아리들을 초청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축제 첫날, 아직은 퇴근 시간 보다 이른 평일 오후여서인지 많은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첫날 공연은 본 축제의 전야제 같은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공연을 보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몇몇 사람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이튿날, 토요일이 되자 축제는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토요일 오전을 전주생활문화예술동호회 회원들이 활짝 열었다. 민요과 사물놀이, 통기타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채로운 공연이 이루어졌다. 10여 년을 악기 연주에 힘쓴 사람도 있었고, 그에 비에 적은 기간이지만 8개월 남짓 연습을 해 무대에 오른 사람도 있었다.
많은 사람이 북적였고 모든 연령을 가리지 않았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았는데 '별난 놀이터'는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놀 수 있는 공간이 되었고 어른들은 아기자기한 공예 체험에 관심을 보이며 참여하였다.
자수와 인형 같은 공예품을 만드는 부스도 있었고, 직접 구운 제과를 판매하는 부스도 있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사용한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플리마켓도 있었는데 자신이 팔려는 물건이 조금이라도 좋아 보이길 바라며 물건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아이의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여러 부스 중 호기심을 끄는 동아리가 있었다. 다른 부스에 비해 연세가 조금 있으신 선생님 두 분이 젊잖게 커피를 내리고 계신 모습이 흥미로워 선뜻 여쭤보니, 효자문화의집에서 활동하는 'Coffee 수'라는 커피 동아리라고 소개하셨다. 효자문화의집에 북카페가 있어 그곳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며 저렴하게 커피도 판매하고 있다고 하니 마실 겸 방문하여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아리 공연을 비롯해 버스킹 공연까지 더해지며 축제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때쯤 긴 테이블에 사람들이 둘러앉으며 '만인의 식탁'이 시작되었다. 같이 음식을 나누는 것 또한 생활문화의 하나라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많은 이들이 긴 테이블에 모여 동시에 식사를 하는 모습이 우리나라 잔칫날 음식을 나누는 모습과 같아 보여 이질적이면서도 친근해 보였다. 사전예약한 사람에 한해서만 참가가 가능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내년에는 사전에 신청하여 참가해 볼 계획이다.
밤이 무르익자 조명이 켜지며 공연의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저녁은 생활문화예술동호회들의 무대로 이어졌는데 전문 공연단 못지않은 열정적이고 화려한 무대를 보여주었다. 여기저기 춤을 따라 추기도 하고 큰 무대보다 오히려 오순도순 둘러앉아 즐기는 공연이 더 흥겨웠다. 이번 생활문화축제는 시민들에게 '문화와 예술은 꼭 전문적으로 배워야 한다'는 틀에서 벗어나게 해준 계기가 된 것 같다. 전문가만큼 완벽하진 않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진심으로 즐기는 동아리들을 보며 시민들 또한 생활문화가 갖는 삶의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아주 빼어나진 않지만 아주 신나는 무대였고, 정교하진 않지만 애정이 담긴 물건을 보며 내가 즐기는 문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훌륭하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축제가 되었다.
글·사진/김선미(시민학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