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7-02-23 14:57:56 | 조회수 | 2502 |
우리, 파출소로 놀러 갈래?
이렇게 화사한 파출소는 처음 봤어!
파출소라고 하면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나요? 저는 시민들의 각종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경찰관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뭔가 어둑어둑한 분위기로 가라앉은 실내도 그려지고요. 너무 부정적인 생각이 아니냐고요? 그렇지만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편견을 깬 곳, '문화파출소 덕진'은 정말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따뜻하고 화사한, 심지어 포근한 느낌까지 드는 파출소는 처음이었습니다.
이러한 '문화파출소'는 어디서 갑자기 나타나게 된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문화파출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청이 협력하여 주민의 삶에 스며들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원하는 사업의 일환이라고 합니다.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뿐만 아니라 범죄 피해자 등의 예술치유와 주민 자율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한다고 한다고 하니, 그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현재 전국에 10개소의 문화파출소가 개소했다는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덕진동에 있는 '문화파출소 덕진'입니다. 기존에 운영이 어려웠던 작은 동네 파출소 공간을 활용하여, 버려져 있고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공간이 활용되게 하는 것이 '문화파출소 덕진'의 목표라고 합니다.
치안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 '문화파출소 덕진'
문화파출소라 하여 문화예술활동만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동시에, 치안을 담당하는 기존의 역할은 유지하고 있는데요. 한 편에 마련된 상담실은 범죄피해자를 위한 공간이라고 합니다. 범죄피해자를 위한 종합센터 역할을 하면서 문화예술활동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지요. 파출소에 방문하여 문화예술프로그램에 참여도 하고, 법률 상담도 받을 수 있으니 일거양득의 효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문화파출소 덕진은 각각의 자그마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규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라기보다는 삼삼오오 모여서 활동할 수 있는 마을회관과도 같은 장소가 될 텐데요. 2층 규모로 이루어진 파출소의 각 방에는 통통 튀는 아이디어로 지어진 이름들이 눈길을 끕니다.
이 공간들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도 사용되지만, 다양한 소규모 모임이 열리기에도 좋은 장소입니다. 주민 및 지역 활동가의 창작, 토론 등을 위한 지원도 이루어진다 하니 더욱 관심이 가지요?
시민의 삶에 한 걸음 더 들어갈 수 있도록
'문화파출소 덕진'이 알려질 수 있도록, 그리고 더 활용될 수 있도록 시민과 파출소 사이에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고 계신 두 분이 있습니다. 바로 문화파출소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양해원 경사님과 문화파출소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문성희 코디네이터님입니다.
“그동안 파출소는 일반인들―특히 어린이―이 접하기 힘든 공간이었죠. 방문하시는 분들도 분실물 신고나 범죄 민원, 단순 민원 처리를 위해서만 찾아주셨지, 사랑방이나 마을 쉼터로 찾으시진 않으셨어요. 그래서인지 딱딱하고 무거운 이미지가 덮여 있었어요. 그런데 문화파출소가 개소하고 나서는 참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1월 24일에 개소하여 근무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많은 것이 바뀌었고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는 양해원 경사님. 경사님은 '문화파출소'를 통해 시민에게 심어 있던 경찰과 파출소의 딱딱하고 무서운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뿌듯하다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문화예술 분야에는 문외한이었는데, 이렇게 문화파출소가 개소되어 많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보고 듣고 참여를 하면서 성취감도 느끼고요. 그러면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문화파출소가 많이 활성화되고, 시민의 삶에 정착되면 정말 좋겠어요.”
파출소 공간 전체를 관리하고,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문성희 코디네이터님. 코디네이터님은 파출소의 전반적인 관리뿐만 아니라 지역 작가를 섭외하고 시민 강사를 발굴하는 역할까지 도맡아 하고 있는데요. 파출소라는 공간과 지역주민, 지역 강사 또는 시민 강사를 이을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어 뿌듯하다 합니다.
더불어서, “문화파출소는 지역민을 위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그들 간의 끈끈한 유대를 중시합니다. 그래서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삼삼오오 모여서 활동할 수 있는 재미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되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작가님들의 도움과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일상에 특별함을 더할 수 있는 공간, '문화파출소 덕진'. 지역민의 공간인 '문화파출소 덕진'이 그들만의 색으로 물들어가기를 바란다는 문성희 코디네이터의 바람대로, '문화파출소 덕진'이 일상에서 함께할 수 있는 지역의 안락한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글ㆍ사진/양새롬(전주시평생학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