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6-11-25 15:28:37 | 조회수 | 3120 |
벌써 11월이 다 지나고 있습니다. 다음 달이면 12월이고, 올 한 해도 마무리를 해야 할 시기입니다. 전주시평생학습관의 평생학습대학 수강생들도 한 해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데요. 수강생들은 11월 29일부터 12월 8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 제2전시실에서 진행되는 평생학습대학 수강생 전시회를 통해 시민들과 만날 기회를 가지고자 합니다. 이 지면에서는 수강생 전시회를 준비하는 평생학습대학 수강생들의 모습을 먼저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어떤 작품들이 준비되고 있는지, 준비하면서 어떤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동양의 아름다움, 묵향에 흠뻑 취하다-평생학습대학 서예·문인화·사군자반
어렸을 때 미술책에서 보던 동양화는 서양화와 비교했을 때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조금 밋밋해 보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는 느낄 수 없었지만, 지금 가만히 감상하고 있자면 여백의 미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하얀 화선지에 까만 먹으로 그리는 그림. 자연과 벗 삼아 그린 그림. 오히려 고풍스러움이 느껴지곤 하는데요.
전주시평생학습관 평생학습대학 서예·문인화·사군자반에서는 이렇게 동양의 미에 흠뻑 취한 분들이 모여 붓을 놀리고 있습니다.
오래전, 서예 회원들의 작품 전시를 보고 감동을 하였다는 한 수강생. 그들을 지도한 강사를 찾아 수강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벌써 올해로 4년째 수강 중이라고 합니다.
문인화나 동양화라고 하면 굉장히 예스럽고 고풍스러운 느낌만 많이 들곤 하는데요. 그때 봤던 작품들은 예스러움에 세련미까지 겸비한 작품이라 산뜻하게 다가왔다고 합니다.
동양화라 하면 흑과 백의 조화만 생각하기 마련인데요. 요즘의 추세는 다양한 색깔을 활용하여 더욱 풍성한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물감을 사용하면 서양 수채화와 다를 것이 뭐가 있나? 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서양화는 여러 차례 덧바를 수도 있지만, 동양화는 단 한 번이라도 생각과 달리 붓이 움직인다면 그 작품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집중해서 작품을 그리게 되고, 그만큼 집중한 작품은 더욱 가치가 있다고 느껴진다 하네요.
자연의 아름다움에 몰입하다
동양화의 주된 주제는 자연입니다. 들꽃, 소나무, 연잎 등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물이 그 주제가 되기도 하고요. 책에 나오는 사군자가 주제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연꽃'은 매우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연밥이 지고, 연꽃이 피고 지고, 물고기가 돌아다니는 모습. 계절과 시간이 변해감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이런 다양한 자연의 변화를 담아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곧 열립니다. 한 수강생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많은 사람이 동양화를 공부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합니다.
다채로운 작품이 함께하는 이번 전시회. 기대되네요!
흙을 만지는 즐거움 -평생학습대학 도예입문반
어렸을 때, 놀이터에 나가 흙을 만지고 놀면 야단을 맞곤 했습니다. 옷이며 두 손 가득 묻은 흙은 잘 털어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며, 더러운(?) 것을 만지고 놀았으니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흙은 만지면 왠지 안 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지요.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흙을 가지고 재밌게 노는 분들이 있습니다. 옷이 더러워질까 봐 앞치마를 두르고는 있지만, 손에 흙이 묻는 것은 개의치 않습니다. 물론, 놀이터의 흙과는 다른 흙이겠지만요. 전주시평생학습관 평생학습대학의 도예입문반 수강생들인데요. 어떻게 노는 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도예물레반이 물레를 사용하여 작품을 만드는 것과는 달리, 두 손으로 조물조물 작품을 만들어내는 도예입문반은 손으로 직접 만드는 반이니만큼 작품의 크기가 아기자기해 보입니다. 집에서 주부로 지내던 한 수강생은 흙을 접하고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합니다.
"요리할 때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해서 보기도 좋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잖아요. 도예도 같아요. 백토, 청자토 등 다양한 종류의 흙을 사용해서 손으로 직접 작품을 만들죠. 재료가 달걀, 밀가루 등등의 음식 재료냐, 흙이냐의 차이만 있지 두 손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 흙을 가지고 놀았던 기억 덕분일까요? 흙을 만지는 손이 정말 자유로워 보입니다.
만지는 즐거움에서 자아성취로
이렇게 흙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다 보면, 자연스레 몰입된다고 합니다. 집에서 무료하게 있던 시간에 나와서 뭔가를 하고 있으니 자아성취가 되기도 한다는데요. 특히 손으로 바로 빚기 때문에 원하는 형태가 바로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뿌듯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흙은 참 재밌어요. 각자 다른 흙에 물감 같은 것을 바르지 않아도, 흙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질감을 100% 살려낼 수 있어요. 만드는 만큼 형태가 바로 나와 주니 참 좋아요."
손으로 조물조물 만들다 보면 커피잔도 만들 수 있고, 캔들 받침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나도 무언가 만들 수 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이며, 실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선물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는데요.
흙을 가지고 놀며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수강생들의 완성품. 궁금하지 않으세요?
내 꿈에 발자취를 남기는-평생학습대학 수채 서양화·소묘반
어렸을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다정한 선생님, 넓은 그라운드에서 골 세레모니를 펼치는 축구선수. 그중에서도 빨간 베레모를 멋지게 쓰고 한 손에는 팔레트를, 다른 한 손에는 붓을 들고 이젤 앞에서 창작의 고뇌를 느끼는 화가는 뭔가 멋져 보였죠.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미술학원에서 수채물감을 사용해서 작품을 완성하기도 하고, 석고상을 보고 한쪽 눈을 찡그린 채 소묘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어렸을 적의 추억이나 꿈을 간직하며 그때 완성하지 못했던 많은 작품을 다시 그리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주시평생학습관 평생학습대학의 수채 서양화반인데요.
각자 이젤 앞에 앉아 붓을 놀리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예전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었으나 접할 기회가 없어 마음을 접어두고 있었던 한 수강생은 이웃의 소개로 수채 서양화반을 수강하게 되었다 합니다. 3년 정도 수강하고 있다는데요. 그동안 수채화는 물론 소묘, 유화, 아크릴 등 다양한 표현기법을 사용해서 차곡차곡 작품을 쌓았다고 합니다.
"3년의 세월 동안 그림을 그리면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그린 그림들은 3년 시간의 발자취가 되었어요. 이 발자취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으로 기록이 되고 있죠."
이 수강생은 그림을 그릴 때마다 날짜를 적어두어 해마다 작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실력은 향상되고 있는지 관찰할 수 있다며 뿌듯하게 웃습니다.
발자취에 스며든 마음과 정신
이 수강생은 말합니다. '작품에는 작가의 마음과 정신이 표현되어 있다'고요. 서투르게나마 작품에 표현하고 있기에 그러한 마음이 전달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시회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그 표현을 발견해 주길 바란다고 합니다.
수강생들은 다양한 기법을 통해 그린 작품을 전시 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풍경, 자연물 등 다양한 소재를 주제로 편할 예정이고요. 마치 사진과도 같이, 풍경을 눈으로 보는 것 같이, 선명하고 아름다운 작품들.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것은 어떠세요?
'사랑과 영혼'의 로망을 꿈꾸는-평생학습대학 도예물레반
영화 '사랑과 영혼'은 남녀 주인공이 다정하게 도자기를 빚는 장면으로 유명한데요. 이 영화를 본 세대는 그 명장면의 영향으로 도자기를 빚는 것에 로망이 생겼다고 합니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물레에서 만들어지는 도자기. 손에 흙이 많이 묻어도, 가끔은 모양이 흐트러져도 개의치 않습니다. 동경하던 것을 직접 하는 것만큼 짜릿한 것은 없을 테니까요.
빙글빙글- 물레가 돌아갑니다. 물레 앞에 앉은 수강생의 두 손은 흙으로 범벅이 되었는데요. 평온하면서도 기대에 찬 표정은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이 반은 평생학습관 도예물레반입니다.
진정욱 강사는 말합니다. "도자기는 만드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물레, 손, 흙 가래 등등. 방법마다 도자기의 특색이 달라지고요. 그중에서도 물레로 도자기를 만드는 것은 사실 로망의 정점으로 이야기됩니다. 영화의 영향이 크겠지요. 물레로 도자기를 만들려면 흙의 기본을 어느 정도 깨우치고 물레 앞에 앉아야 용도와 형태에 맞는 작품을 완성할 수 있어요."
도예물레는 인내의 싸움이라고 합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물레에 집중하느라 두 손은 물론 두 눈을 떼 놓을 수가 없습니다. 조금만 손에 힘이 들어가면 모양이 망가지는지라, 집중하고 또 집중합니다. 물레 위에 올라간 흙은 꽤 예민(?)하므로 생각했던 것과 다른 작품이 나오기도 한다 합니다. 마음먹은 것과 다른 작품이 나오더라도 차분히 지속해서 정성을 들인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겠죠?
어느새 삶에 스며든 '도자기 로망'
"자그마한 찻잔을 여러 개 구워서 선물하거나, 작품을 여러 개 만들어 두어서 딸 시집갈 때 혼수로 보내야겠다는 그런 생각을 많이들 해요. 이상과 꿈으로 시작해서 이제는 완전히 수강생들 삶 속에 녹아들게 된 것 같아요."
이상과 동경을 가지고 처음 시작한 도예물레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 그들 삶에 자리 잡았습니다.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숙달된 기능을 토대로 수강생들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지요. 각자의 취향과 각자의 의미가 담긴 여러 가지 작품은 그렇게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지면에서 다 다루지 못한 수강생들의 이야기가 담긴 많은 작품은 평생학습대학 수강생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채로운 작품을 만나보며 도자기에 대한 로망을 키워 보는 것은 어떨까요?
좋아하는 풍경을 편하게 그려봐요-평생학습대학 여행스케치반
가보고 싶었던 곳, 아름다운 풍경을 앉아서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시겠어요? 편안한 마음으로 풍경을 감상하기도 하고, 직접 따라 그리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하겠지요. 두 가지 모두를 차분하게 즐기는 저녁 시간. 일상을 벗어나지 않아도 이 시간만 되면 어느새 몸과 마음은 멋진 풍경과 함께합니다.
"좋아하는 풍경이나 사진을 편하게 그릴 수 있는 시간이에요."
작년 겨울 개강을 하여, 평생학습관 수강생 전시회의 막내(?)라고 볼 수 있는 여행스케치반에는 각종 풍경 사진과 스크랩이 가득합니다. 저녁 시간에 모이기 때문에 주마다 다 함께 나가서 그림을 그릴 수는 없지만, 멋진 풍경과 공유하고 싶은 곳을 수강생끼리 함께 나누곤 합니다. 이렇게 나눈 사진과 풍경을 통해서 좋은 그림을 그리는 수강생도 있고,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얻는 수강생도 있습니다.
풍경을 그리는 시간을 떠올리면 물감이나 유화, 아크릴 같은 알록달록한 재료를 사용해서 이젤을 두고 그리는 그림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여행스케치반은 조금 다릅니다. 책상 위에서 스케치북에 연필과 지우개, 또는 펜을 들고 그림을 그립니다.
편하게 그리며 힐링해요
"재료비의 부담이 적기 때문에, 부담 없이 접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낙서부터 시작해요. 가볍게 시작해서 본인이 즐거움을 느끼면 된다고 생각해요."
김성욱 강사는 잘 그리는 것보다는 재미있게 그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직접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풍경 사진을 보고 일상에 지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여행스케치를 몸소 실천하는 수강생도 있습니다. 직접 여행을 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두고, 차 안이나 숙소에서 짬짬이 그림을 그린다고 하는데요. 여행스케치반을 수강하고 난 후에 '나가서 그림을 그려야겠구나!' 라는 마음이 생겼다고 하네요.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기 위해 여행스케치반을 수강하고 있다는, 다소 독특한 수강 이유를 밝힌 수강생은 "스케치에는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풍경스케치를 통해 자신만의 느낌과 감성을 표현할 수 있죠." 라며 스케치의 매력에 대해 말합니다.
수강생의 개성이 묻어나는 가지각색의 풍경들은 평생학습대학 수강생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일상에 지친 마음을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힐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한지의 매력을 찾아서-평생학습대학 한지공예반
한지-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우리 고유의 종이, 은은한 색상이 아름다운 종이. 요즘은 한지로 만든 양말이며 옷도 나온다던데. 참 신기하다. 라는 생각이 들 거예요.
선조들은 질 좋은 종이로 한지를 만들고, 그를 활용하여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었다는데요. 옛날이야기로만 생각되는 한지와 공예는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이 그 매력을 찾으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지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어요. 그런데 정작 한지의 매력은 잘 몰라요. 한지의 매력을 찾고 싶어서 수강하게 되었어요."
한지가 무엇인지 한지에 무슨 매력이 있는지의 호기심이 들어, 평생학습관 한지공예반에 수강 신청했다는 한 수강생. 벌써 몇 년째 한지공예를 배우고 있다며 웃습니다.
한지공예는 하드보드지나 목재로 된 뼈대 위에 초배지를 바르고, 그 위에 색색의 한지를 바르는 방법으로 진행됩니다. 초배지를 바르는 이유는 후에 다양한 색상의 한지를 붙일 때, 접착을 쉽게 하고 색을 더욱 고르게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요. 하얀 초배지가 마치 한복의 속곳같이 보입니다.
마침내 찾은 한지의 매력
"한지를 활용하여 이렇게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어요. 그저 두고 보기만 하는 관상용이 아니고,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용품들을 만드니까요. 찻잔 받침 같은 작은 작품에서 시작해서 휴지 상자, 보석함, 저금통, 바구니, 쌀통, 서랍장까지.. 완성품의 크기가 커져서 손이 더 가기는 하지만, 활용할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지죠. 완성품은 실제 쓰기도 하지만 선물하기도 해요."
아이의 방에 직접 만든 저금통을 두고 있다는 한 수강생이 미소 지으며 말합니다. 요즘은 가지고 있던 가구나 물건을 리폼하기도 한다니, 더욱 활용도가 높겠지요.
요즘은 한지 공예품을 볼 기회가 많이 없다며 안타까워하는 한 수강생은, 이렇게 예쁘고 유용하게 쓰이는 한지공예에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두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합니다.
사진에 다 담지 못한 다양한 한지 공예품들은 수강생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우리 전통 한지 공예품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사진/양새롬(전주시평생학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