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7-02-23 14:59:25 | 조회수 | 2076 |
지난 14일, 전라북도평생교육진흥원에서 제1회 전북 문해교육 정책포럼이 개최되었다. 이번 포럼은 문해교육을 활성화 방안과 그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되었는데, 전라북도의 문해교육에 관심이 많은 관계자와 문해강사 등이 함께하여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문해교육, 삶에 들어오다.
기조강연에 나선 전은경 교수는 문해교육의 다양한 영역과 필요성에 관해 강조하였다. 흔히 알려진 문해의 영역은 글과 출판물을 읽고 쓰며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최근 들어 매체와 전자문서 등을 포함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로써 문해의 영역이 단순 글과 출판물에서 다양한 매체로 점차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해의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그것에 맞게 확장된 교육을 시행하여야 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문해교육은 왜 필요한가?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해력이 높아지면 휴대폰을 작동하고, 버스를 타고, 고지서를 보는 것 등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이제는 도움 없이 스스로 읽고 쓸 수 있으며 무언가를 해냈다는 점에서 자존감과 자신감이 향상되는데, 문해 시화전에서 어르신들이 소감으로 남기는 '행복'과 '희망'이 바로 그것임을 깨달을 수 있다. 이렇게 문해력이 높아지는 것은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 우리 삶에 들어온 문해교육은 평생학습에 지속해서 참여할 수 있는 하나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주제발표를 진행한 이동기 전북평생교육진흥원 사무처장은 더욱더 많은 이들이 문해교육을 통해 개인의 행복을 찾으며 삶의 만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사회통합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 전라북도가 해야 할 과제를 짚어나갔다. 먼저 전북지역의 문해교육 대상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전라북도에는 다문화 및 결혼 이민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문해교육은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더불어 연령층과 사회참여 정도에 맞는 문해교과서와 프로그램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하였다. 이를 위해 전라북도 내의 시군구 네트워크 협의회 구축이 필수적인 것으로 떠올랐으며, 공동 행사 운영을 통해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의 협조를 당부하였다.
오래, 그리고 더 멀리 함께 가자.
이어지는 지정토론 및 종합토론에서는 문해교육이 오래, 그리고 더 멀리 함께 갈 수 있도록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적으로 발표되었다. 토론에 참여한 박영수 전주주부평생학교 교장은 문해교육 네트워크 발전을 통해 문해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네트워크 발전을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지역단위 및 광역단위 네트워크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문해 학습자 간 동료애를 심어주고 누구나 공부할 수 있는 개방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하여 공동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기관 실무자 모임이나 문해 강사가 모이는 것이 필요하다. 박 교장은 '정보교류'를 통해 문해교육의 내실을 다지고, 교류를 통해 주고받은 다양한 강사 노하우와 정보를 문해학습자들에게 전하여 더욱 알찬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 밝혔다.
정여원 군산 늘푸른학교 관계자는 문해교육에 맞는 교원을 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인 요소라고 주장하였다. 교사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에 관해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만남의 장을 자주 가지고, 교원의 보수교육 등 연수가 필수적으로 뒤따라 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최근의 문해교육 영역은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는데, 이에 걸맞은 다양한 영역의 문해교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전라북도 내에서 활발한 네트워크를 통해 비문해자를 향한 관심과 사랑을 꾸준히 보일 수 있는 교원을 양성하고 이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그 과제라고 지적하였다.
전라북도의 문해교육 잠재수요자는 약 29만 명으로 전국에서 4번째로 잠재수요자가 많다. 흔히들 노인층만을 문해의 잠재수요자로 파악하고 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그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 도내 문해 수요자 중 17%가 50대 연령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비문해자로 문해교육을 필요로 하고 있으나, 사회적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이유로 학습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비문해자를 발굴하고 학습을 받을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가 아닐까.
문해교육은 다채롭고 많은 교육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승수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이 문해교육이 밑받침되어 지속해서 학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많은 비문해자가 문해교육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고 개인의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지난 22일 오전 10시, 비가 많이 내리던 오전 시간.
금암동에 위치한 전주주부평생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생들은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만면에 웃음을 지어내며 졸업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전주주부학교에서 제1회로 열린 졸업식은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들이 문해교육을 통해 학력 인정을 받는 뜻깊은 졸업식이었다.
평생의 소원, 첫 졸업식
졸업생들이 평생의 소원이라고 말하는 이 졸업식은 많은 의미가 있다. 의무교육 세대가 아닌 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배움의 때를 놓쳤으나,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여 학력을 인정받고, 졸업증서를 수여하였다. 사회적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생계를 꾸려나가는 데 집중해야 하여 교육과 맞닿을 기회가 흔치는 않았을 것이다. 문해교육 기관과 가족들, 많은 이들의 관심과 학습을 하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가 있었기에 이토록 빛나는 자리가 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전주주부평생학교 박영수 교장은 '졸업생들에게 맺혀 있던 한이 오늘 꽃으로 피어나는 행복한 날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졸업생들이 걸었던 길은 전쟁과 가난으로 인해 배움의 기회를 놓치고 소외되어, 눈물을 흘리고 한으로 맺힌 가시밭길이었으나, 오늘의 졸업식을 함으로써 꽃으로 피어날 수 있었다.
졸업식에서 받은 이 졸업장은 평생학습을 위한 하나의 주춧돌이 될 것이며, 앞으로도 꾸준히 학습의 끈을 놓지 않고 배움을 이어나가라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
졸업생을 떠나보내는 재학생의 송사가 이어졌다. 함께 가을 소풍을 가고, 전주평생학습 한마당에서 시화전을 열고 교복체험을 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떨리는 목소리를 이어나갔다. 재학생은 '선배님들의 값진 배움이 우리 사회에 소중한 씨앗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더 큰 사회로 향하는 발걸음에 박수를 드립니다.' 라고 전했다.
격려와 축하의 말을 전한 송사에 이어진 답사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답사로 나선 졸업생은 문해교육을 통해 눈 앞을 가린 장막 하나를 걷어내 밝게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다며, 그동안의 공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는 벅찬 마음을 전했다. 졸업생은 '못다 이룬 배움에 늘 목말라했는데, 그 꿈을 이룰 수 있어서 기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많은 졸업생이 공감하며, 그동안의 한을 씻어내는 듯 공감의 눈물을 흘렸다. '이제는 손자와 수학숙제를 할 때도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며, '배움의 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졸업생들은 앞으로도 학습을 지속해나가며, 배움의 끈을 놓지 않기로 다짐하였다. 이들은 문해교육을 통해 배운 많은 것들을 토대로 세상에 나가 더욱 많은 이들에게 학습의 즐거움과 희망을 전파할 것이다.
글ㆍ사진/양새롬(전주시평생학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