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6-07-25 10:34:07 | 조회수 | 1512 |
앗, 나도 평생학습 강사가 될 수 있다고!
'경험도 없고 방법도 잘 몰라 막막한데.. 어떻게 할 수 있지?' 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에게 한 줄기 단비가 내렸다.
바로 시민들 누구나, 제안으로 이루어지는 전주시평생학습관의 '우리학교'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평생학습대학의 강사 진입이나 순환의 장벽을 줄이고자 고민한 결과, 올해부터는 기존 강사를 포함하여 강의자가 먼저 강의 주제나 기간 등을 2개월 내 6회차 안에서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였다. 물론 1일 특강이나 데뷔 강좌 개설도 가능하다.
평생학습관이 공공성을 가진 기관으로서 시민들에게 열린 디딤돌 역할의 노력이 엿보인다.
특히 이번 우리학교에서는 학습관이라는 공간을 벗어나 암벽 등반과 승마 체험 등의 '너머교실'을 기획하여, 전주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알알이 특강 (알면 알수록 삶이 2% 나아지는 특강)은 무료로 진행되었다.
"제가 이렇게 전주시평생학습관에서 처음으로 강의하게 되어 너무 기쁘고 행복해요." 라고 감격의 소감을 밝힌 사람은 다도 강사 성혜숙씨이다. 성 강사는 올봄에 평생학습 강사 학교를 수료하여 평생학습관과 첫 인연을 맺었는데, 이렇게 첫 제안 강의를 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고 열심히 하고 싶다 말했다.
'차(茶)가 내게로 왔다'라는 제목의 성혜숙 강사의 학습관 3층 강연장.
우리 차의 향기와 맛 그리고 색을 통해 소통과 힐링의 장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온다.
차를 우리고 마시기 전에 홍포 접기 시범과 따라 하기는 다도의 경중이 없음을 보여주었다.
강사의 시범과 수강생들의 시현 및 피드백을 통해 하나씩 꼼꼼하고 진지하게 진행되는 시간.
우리 전통문화에서는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것은 흔한 일상이어서 다반사(茶飯事)라고 한단다.
요즘처럼 바쁜 일상에서는 사람들과 관계 맺기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차 하잔 마실 여유 없는 생활에서 스트레스는 쌓이고, 대화의 문은 점점 멀어져만 가기 때문이다. 이럴 때 우리 차를 두 손으로 잡고 마시면서 몸과 마음의 균형감과 느림의 미학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잠깐 쉼표를 찍어 가며 사는 것이 정신적 안정감 유지에 도움이 될 텐데.
만면에 웃음을 띠고 다도 강의에 열심히 참여한 전성희씨는 '평생학습관은 처음 방문했지만, 이 시간이 즐겁고 유익했다'며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평소에 우리 차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배워서 격식 있는 차 문화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다도 시간에는 몸과 말씨가 절로 조심스러워져요. 정화와 순화되는 힐링의 느낌이죠."
"나도 모르게 부드러워지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기품있는 분위기가 계속될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쉽게 우리 차를 알리려 애쓰는 단아한 한복차림의 성혜숙 강사의 바람처럼 녹차와 보이차를 마시는 편안하고 활기찬 다도 시간의 향은 지금도 남아 있는 듯하다.
같은 요일, 같은 장소, 오후 5시.
강의실 입구에서부터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맞이하는 어린이 퍼포먼스 플레이 시간.
유치원생부터 초등 1학년까지 연령대의 아이들이 함께 모여서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
아이들은 큐브블록, 로콘 그리고 사각블록을 이용하여 재잘거림과 함께 자신만의 놀이 예술을 하고 있다.
어린이 퍼포먼스 플레이를 담당하는 김귀정 강사는 '퍼포먼스 플레이'는 무작정 노는 것이 아니라, 매시간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 하는 것이라 말한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직접 놀이해보는 시간을 많이 가지며, 강사가 해야 할 일은 아이가 조금 더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말이나 행동을 통해 유도하는 것이라 한다.
블록들은 단계별 수준이 달라서 각자 자기에게 맞는 것을 만들었는데, 한 친구는 안경을 만들었다. 블록으로 만들었지만, 그 정교함은 꽤 높아서 진짜로 착용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옆에 친구는 컬러풀한 모자를 만들어 보이며 자랑을 했다. 실내화를 만들어 직접 신어도 보고, 꽃 모양과 로봇을 만드는 등 아이들은 자유로운 상상의 나라로 빠져들었다.
그동안 말이 없었다던 한 아이는 고래를 만들어 보이며 스스로를 대견스러워 했다.
아이들이 블록이 똑 소리 날 때 까지 끼워서 아귀를 맞추는 모습에서는 블록이 소근육 발달에 도움이 됨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 차는 이름이 뭐야?" "무지개 차요!" "꽃차요." "알로달록 차요."
초등 1년 아이가 유치원 동생들과 함께 만든 블록 차는 진짜 타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자신의 상상력을 펼쳐가며 순서대로 만들어 가는 모습을 넋 놓고 보고 있으면 어느새 뚝딱.
아이들이 집중하는 모습은 고시생들 못지않았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아이들의 상상력이 만들어 내는 시간은 보는 것만으로 즐겁고 활기찼다.
블록을 만들면서 서로 이야기의 꼬리를 만들어 내는 아이들은 창조자 임이 분명하다.
다음날 오전 10시. 호성동에 있는 전주 승마장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몰려들었다.
학습관을 벗어나 색다른 장소에서 승마 교실이 열렸기 때문일까. 평일 오전 시간인데도 승마에 흥미를 느낀 이들이 기대를 하고 함께했다.
사극에서나 책에서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말. 하지만 말을 직접 만져보고, 타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한 사람들을 위해 말과 교감할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을 마련한 것이 바로 우리학교 너머교실의 승마 교실이다.
승마 교실은 안전장비를 꼼꼼히 착용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낙마 사고를 대비하여 헬멧과 조끼를 착용한다. 말에서 미끄러질 수 있으므로 긴 청바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역시 미끄럼 방지를 위해 코팅된 장갑을 끼고,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을 추천한다.
안전사고를 대비한 과정이 모두 끝나면 말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말은 겁이 많다는 특징과 말의 뒤쪽으로 가면 발길질에 치일 수 있으므로 뒤에 서면 안 된다는 주의사항을 듣는다.
승마 교실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말과의 교감'이다. 말은 시야가 넓으므로 굳이 정면에 서지 않고 측면에 서 있어도 다 보인다고 한다. 말의 주변에 서서 말과 천천히 교감한다. 그 큰 눈망울에 무엇이 어떻게 비치는지 궁금해진다.
말과 어느 정도 얼굴을 익히고 나면 말을 데리고 승마장 내부를 조심스럽게 돌아본다. 그러고 나면 말을 타는 기회를 얻게 된다. 느린 속도부터 시작하여, 조금씩 속도를 낸다. 말이 빠르게 걷기 시작하면 덩달아 수강생의 몸도 들썩거린다.
비가 오면 승마 교실이 취소될까 염려했던 분들이 많은데, 실내에서 안전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날씨에 구애 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아직도 승마를 고급 스포츠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요즘은 승마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신체 교정 효과는 물론, 전신운동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더불어, 말과의 소통과정을 통해 치유와 힐링을 얻을 수 있다. 어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
이처럼 시민 누구에게나 기회를 오픈한 전주평생학습관의 우리 학교에 종소리가 계속해서 울리길 바란다.
두드리는 문 저편에서는 다정한 응답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면서 나도 울리러 가볼까.
글·사진/정혜인(시민학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