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6-07-25 10:39:01 | 조회수 | 2115 |
지난 7월 4일부터 전주시평생학습관 1층 로비에서 '고(故) 신영복 교수님의 처음처럼 서화전'이 열렸다. 한산했던 학습관 1층 로비가 서화 작품으로 가득 찼다. 신영복 교수님의 처음처럼 서화 프린팅 작품 18점이 전시된 이번 서화전은 돌베개 출판사 후원으로 진행되었다.
신영복 교수님은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 교관으로 있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복역한 지 20년 20일 만인 1988년 출소하여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2006년 정년퇴임 후 석좌교수로 재직하였다. 수감 생활 중 가족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산문집으로 알려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으며, 자신과 그 삶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주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더불어, 신영복 교수님이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과 약속으로 이루어진 『처음처럼』은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기고 있다.
서화전을 감상하는 사람들은 다양하게 분류된다. 학습관 프로그램 수강생, 주민센터 민원인, 평생학습동아리 회원 등, 다채로운 사람들이 서화전을 감상하고 돌아갔다. 전시되어있는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서화전을 방문한 사람들도 각자 가슴에 와 닿는 작품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떼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서화전의 특별한 점은 부대 행사로 진행된 신영복 교수님의 '서화 체본 체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방문객들은 준비된 화선지에 직접 붓으로 신영복 교수님의 글귀를 적어본다. 따라 쓰면 된다는 간단한 생각을 가지고 도전해보지만, 붓의 물을 조절하는 것, 획을 어떻게 이을 것인가 등의 것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섬세한 작업이었다. 가만히 앉아 붓을 놀리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며 글귀가 가슴으로 스며드는 기분이 든다.
신영복 교수님의 서화 전시를 기획한 김지영 담당자는 "신영복 교수님의 글귀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며, "서화전을 방문하신 모든 분이 글귀를 읽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화전과 함께한 시간 동안 학습관 로비에는 그윽한 묵향(墨香)이 가득했다. 서화전과 함께 한 모든 사람에게도 각자의 마음속에 그 향이 가득하기를 바라본다.
글·사진/양새롬(전주시평생학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