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6-08-25 13:01:21 | 조회수 | 1657 |
전주시와 전주시평생학습관, 완산청소년문화의집이 초등학생 40여 명과 함께 8월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 동안 "2016 전주 하계 한자ㆍ문화캠프"를 진행했다.
2007년에 처음 시작해서 매년 동계와 하계방학에 진행하고 있는데, 전주 한옥마을 내 전통문화연수원 동헌과 고택에서 친구들과 합숙하며 보내는 캠프 프로그램이다. 전통문화를 체험하면서 즐거움과 함께 인성교육을 머리가 아닌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한자ㆍ문화캠프 체험은 전통문화연수원에서 다 같이하는 '성독'과 명품 전주의 맛을 즐기는 '전주의 십미(十味) 맛보기', 향교 안에서 배우는 '사자소학'과 '붓글씨', 우리 전통 가락을 배워보는 '판소리 장구' 배우기, 동헌 마당에서 '전통놀이' 즐기기, '천연염색 손수건', '한지 필통'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과 인성교육을 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캠프 첫째 날, 아침 7시부터 캠프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가방을 둘러메고 부모님과 함께 전통문화연수원에 들어온다. 부모형제들과 떨어져 있는 것도 힘들지만, 분신과 같은 휴대전화와도 이별해야 한다. 3박 4일 동안 집에서 잘 먹지 않았던 음식도 먹어야 하고, 인스턴트식품과도 이별이다. 입소식을 마친 친구들은 사자(四字)팀과 소학(小學)팀으로 나뉘어서 조별 모임을 하고, 낯선 친구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게 된다.
캠프에 정시은(13세)ㆍ정시준(11세) 두 자녀를 참가시킨 구민숙(50세)씨는 "방학 동안 아이들에게 공동체 생활과 낯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경험시켜 주고 싶어서 보내게 되었어요. 캠프를 통해 예의범절을 배울 수 있고, 사자소학 같은 집에서 쉽게 가르칠 수 없는 것들을 이런 캠프를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또 아이들이 편식이 심해서 잘 먹지 않는 음식이 많은데, 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을 수도 있고요."라며 캠프 참가 소감을 전했다.
캠프 참가한 어린이 최모군(12)은 "처음에는 한자를 배운다고 해서 지루할 줄 알았는데 게임도 많이 하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며 "전통놀이체험이 가장 즐거웠다."고 말했다.
저녁 식사 후 한옥마을에 와 있는 세계 각국의 교포 2세 아이들과 함께 전통놀이를 진행하였다. 돼지 씨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사다리 놀이 등 평소 아이들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이색 놀이에 아이들의 입가에 싱글벙글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캠프에 교사로 참여했던 기현지(22세, 전주교대)씨는 "미국,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에서 모인 친구들이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배우고, 전통놀이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의 벽을 넘어 하나 될 수 있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꼭 캠프에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첫날의 어색함도 잠시, 한국문화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전통문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캠프 둘째 날, 이른 아침 풍경. 한옥마을에 생기 넘치는 어린이들의 글 읽는 소리가 한옥마을 담을 넘어 귓가를 즐겁게 한다. "아비 부 어미 모~" 훈장님의 가르침과 함께,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먹물 삼아 써내려간 아이들의 붓글씨를 보고 있으면, 절로 입가에 웃음이 지어진다. 향교 등에서 조선시대의 역사 속 유생들처럼 한 자 한 자 그 의미를 되짚어 보는 시간은 입시교육에 치우진 우리 아이들에게 어른에 대한 공경과 섬김의 의미를 가르쳐 주고, 예의범절을 배우고 익히는 시간이 되었다.
수료식에서는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캠프 기간 동안 배우고 익힌 '명심보감 낭송'과 '판소리' 발표가 이어진다. 수료식 날 신명 나는 장구 소리에 맞춰 쩌렁쩌렁 흥부가 한 대목이 울려 퍼지면, 캠프 내내 아이들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던 부모님의 가슴에 감동의 물결이 일렁인다.
홍혜진(39세) 씨는 "방학을 이용해 낯선 친구들과 어울리며 특별한 경험을 할 기회를 주고 싶어서 캠프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주최하는 측에서 밴드를 통해 아이들의 소식을 매일 매일 전해주셔서 아이를 보내놓고도 안심할 수 있었어요. 요즘 아이들이 영어, 수학 같은 교과목 위주로 배우고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3박 4일 동안 사자소학이나 명심보감 등 한자를 통해서 전통문화를 체험해 보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더운 날 선생님들 모두 고생하셨고요. 세심하게 아이들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참여 소감을 전해왔다.
글·사진/김영선(시민학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