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6-10-24 16:52:21 | 조회수 | 1828 |
뜨거운 햇살을 피하고만 싶었던 여름이 지나고, 청명한 하늘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게 부추기고 있는 가을이 왔다.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산도 좋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는 바다도 좋다. 이런저런 스케줄에 멀리 떠나지 못한다면, 도심 속에서 함께하는 학습 여행은 어떨까? 울긋불긋 다채로운 이야기를 한데 엮어낸 '전주평생학습한마당'이 바로 그 여행지이다.
지난 10월 7일(금)부터 9일(일)까지 3일간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전주평생학습한마당이 열렸다. 올해로 11번째를 맞이한 전주평생학습한마당은 '학습, 사람을 잇다'는 주제로 문을 활짝 열었다. '학습과 사람을 어떻게 잇지?' 하는 의아함이 생긴다면, 천천히 스크롤을 내려 보자. 가까운 곳에서 학습과 사람을 풍성하고, 의미 있게 이어가고 있다.
'잇고', '만나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나누는 다채로운 학습의 이야기를 하나로 잇기 위해 선정된 주제인 '학습, 사람을 잇다'. 그에 걸맞게 한마당이 시작된 첫 날 '사람을 잇는 개막식'을 함께할 수 있었다.
10월 7일 금요일 오후 16시. 화창했던 오전의 날씨와는 다르게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있지는 않았으나, 우비를 입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가을을 닮은 다양한 색의 천을 두른 사람들이 두 손 가득 마음을 이어갔다.
함께 이어간 여러 가지 색의 '매직 밴드'는 마치 오래된 나무 밑동의 나이테 같기도 하고, 한 잎 한 잎 피어나는 꽃 같기도 했다. 개막식이 시작할 첫머리에는 이어나간 사람의 수가 많지 않았으나, 행사가 진행될수록 원 주변에 머물던 사람들까지 함께 모여 많은 이들이 참여하게 되었다.
빽빽하게 모여 함께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 분명 옆에 선 이들끼리 알고 지낸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전주평생학습한마당에 처음 참가한 이도 있을 것이고, 여러 차례 자리를 해서 익숙한 얼굴이 많은 이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비가 내리는 조용한 오후 시간대를 보내다, 시끌벅적한 소리에 이끌려 함께 했을 이도 있을지 모른다. 이들은 전주평생학습한마당에서 만났고, 3일 동안 같은 시간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다채로운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학습'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될 수 있음에 마음이 새로워진다.
전주시와 전주시평생학습한마당추진위원회와 전주시평생학습관이 주관한 제11회 전주평생학습한마당이 '학습, 사람을 잇다'라는 주제로 10월 7일(금)부터 9일(일)까지 전통문화전당 앞마당에서 3일간 진행되었다. 이번 평생학습한마당에서는 전주에서 활동하는 49개 평생학습 관련 기관·단체와 48개 동아리 공동체 등 97개 기관·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학습을 매개로 참여 기관과 동아리들이 학습마을 형태의 6개의 테마 존을 구성하여 다양한 학습체험과 놀이, 배울 거리, 즐길 거리들로 풍성하게 펼쳐졌다.
전통과 동아리, 공동체를 잇다
전통의 도시 전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다양한 전통 동아리 및 기관들이 함께 모여 한국의 전통을 접해봄과 동시에 다양한 이색 체험을 함께할 수 있었다. '어울림실버동극단'은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전주시민대학 '동화구연'수업 수료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으로, 전주시립도서관에서 아동극, 인형극, 동화구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한마당축제에는 '오방색 장명루로 사랑을 잇다'라는 주제로 팔찌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였다.
문화대장간 초연의 황은아(42)씨는 은 "사람들이 춤추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가 음악을 들으면 몸은 항상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내 몸은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내 이야기를 몸짓을 통해 전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대가 하나 되어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요?" 라며 한마당에 참가한 소감을 전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의 전북지회 유미옥 사무처장은 이번 한마당축제를 준비하면서 뭘 준비를 할까 고민을 하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소비생활정보와 경제교육을 준비를 했다며, 세제의 유해성이나 가습기 살균제처럼 화학제품의 시민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하였다.
교육과 복지를 잇다
교육과 복지를 잇는 테마존에서는 전라북도전주교육지원청과 복지관 등이 함께하여 더불어 사는 세상과 인성교육 등으로 채워졌다.
디딤돌평생교육원에 임윤택(29)씨는 커피 바리스타 체험을 진행하였는데,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지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시민들이 직접 커피를 내려 볼 수 있어서 많이들 찾아 주셨다며, 커피 하나로 장애인과 일반인 구분 없이 하나 될 수 있어 즐겁기도 하고,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해왔다.
문화와 환경을 잇다
문화와 환경을 잇는 테마 존에서는 환경단체와 문화의집 등이 함께하여 자연물을 활용한 소품 만들기, 다양한 공예 체험이 이루어 졌다. 아이들이 직접 재활용컵을 활용해서 화분을 만들고, 그 안에 흙을 담아 상추와 부추를 심는 체험을 하며, 자연의 소중함과 환경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전북생명의숲국민운동본부의 김종훈(60)씨는 한마당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게 되었는데, 어린이들이 쓰레기를 줄이고(Reduce), 다시 쓰고(Reuse), 순환시킴으로써(Recycle) 보다 건강한 지구를 만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한마당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독서와 핸드메이드를 잇다
손끝에서 피어나는 감성으로 이어가는 '독서와 핸드메이드' 테마존은 전주시작은도서관운영협의회와 평생학습관 문인화반, 그리고 독서 동아리와 공예 동아리가 함께 진행하였다. 함께 책을 만들어 보거나, 책 내용을 바탕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보기도 하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체험해 볼 수 있는 테마로 운영되었다.
전주시작은도서관운영협의회에서는 열두 띠 이야기를 컬러비즈로 꾸며보는 체험을 진행하였는데, 부모님과 아이들의 인기가 많아 옆에 부스까지 접수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어른 아이들 할 것 없이 자기가 만든 완성품을 들고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학습, 세대를 잇다
전주시노인복지관연합회에서는 노인 생애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어르신들의 삶을 공유해 볼 수 있는 시간과 함께, 차량용 디퓨저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였다.
금암노인복지관 김옥희씨는 "전주시 노인복지관 연합에서 이번 한마당을 준비하면서, 제일 고민했던 점은 노인들의 삶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 그 안에 노인들의 열정을 전달하고자 했다"며 "다행히 많은 시민 분들이 체험에 참여해 주셔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노인생애체험을 해보니 느릿느릿, 저벅저벅 저절로 몸이 구부려 진다. 체험에 참여한 김소연(11세)양은 "노인 체험을 해보니까 손목이랑 발목도 무겁고 걷는 것도 힘들어서, 일상생활에서 어르신들이 힘들겠다는 걸 느꼈습니다." 라고 소감을 말하였다.
열정공감 평생학습 동아리
행사 둘째 날인 8일(토)에는 9개 평생학습 동아리들이 그동안 배우고 익힌 사물놀이와 북춤, 댄스와 어린이합창 등 다채로운 공연을 준비하여, 주말을 맞아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귀와 눈을 즐겁게 했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6학년까지 21명으로 구성된 아롱다롱중창단은 또르르 구르는 듯 맑고 고운 아이들의 목소리로 순식간에 무대를 사로잡았다. 이어 청소년들의 꿈과 열정을 담은 청소년 뮤지컬, 아줌마들의 흥겨운 댄스가 이어지며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평범한 일상에서 잊고 있던, 열정과 활기를 온 몸으로 전하였다.
청소년동아리공연
전주청소년시설연합회와 함께한 청소년마당은 전주시 청소년시설별로 그동안 갈고 닦은 동아리 팀들이 나와 댄스, 사물놀이, 수화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며, 한마당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전주청소년문화의집 비너스 댄스동아리에 속한 김성은(18)학생은 "이번 한마당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하루 2시간씩 연습을 하며 준비했다"며, "친구들과 함께 땀 흘리며 연습했던 시간들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참가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완산청소년문화의집 수화 동아리로 참가한 근영여고 '아침' 수화 동아리도 평생학습한마당에 수화 공연에 참여하면서, 공연을 통해 청각장애인들의 손짓 몸짓 하나라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 지 보여줄 수 있어서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영선(시민학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