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6-07-25 10:45:03 | 조회수 | 16642 |
스콧 니어링 자서전 - 스콧 니어링
자본과 욕망에서 벗어나는 길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최고의 책을 이야기하라면 단연코 "스콧 니어링 자서전"을 들겠다. 대학 시절 처음 이 책을 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삶의 지침으로써 나침반이 되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스콧 니어링을 성인에 가까운 완전한 삶을 살다간 최고의 위인으로 칭송하고 싶다. 진정한 위인이란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를 인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고 실천하는 자일 것이다. 그는 1, 2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이 있던 현대 사회의 격변기를 살면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올바른 길을 그리며 이를 끊임없이 실천하였다. 이 책은 노년에 자신의 삶을 정리한 것으로 진정한 위인으로서의 그의 면모를 온전히 담고 있다.
1883년 미국의 한 탄광 도시에서 태어난 스콧 니어링은 어린 시절에 어머니와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지적 호기심을 키운다. 이후 대학에 진학하면서 사회 현실에 눈을 뜨게 되고 경제학 교수가 되어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사회문제에 참여한다. 반정부적이고 현실 비판적인 발언을 하던 스콧 니어링은 학교에서 퇴출당한 뒤에 사회당 입당과 탈당, 공산당 입당과 탈당을 거듭하다 결국 최종적으로 자급농의 삶을 선택한다. 부인 헬렌 니어링과 평화로운 자급농 생활을 하면서 최소한의 소비와 풍족한 정서적 안정을 추구하던 그는 백 살이 되자 스스로 곡기를 끊고 생을 마감한다.
스콧 니어링은 미국에서 최초로 아동의 노동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였고, 여성의 정치 참여와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또한, 전쟁이 권력자들의 권력 유지를 위한 것이며, 석유가 곧 권력이며 전쟁의 이유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그는 부와 가난 사이의 극심한 모순과 착취, 대량 살상과 파괴를 폭로하였고 이를 거부하고자 평화주의자, 채식주의자, 사회주의자가 되기로 한다. 그는 생명을 존중하는 평화주의자가 되어 폭력과 연관된 일체의 행위를 막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는 또한 모든 생명체는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채식주의를 충실히 지키면서 생명과 조화를 이루고자 하였다. 그리고 부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투쟁하는 사회를 거부하며 인간적인 삶을 살기 위한 협동적인 사회유형을 건설하기 위해 사회주의자가 되었다. 그는 사회의 부조리와 불합리에 온몸으로 저항하고 투쟁했던 사회 개혁가였다.
살아야 한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인정한다면, 우리는 질문을 멈춰서는 안 된다.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삶의 수단이나 목표가 비열하고 저급하다면, 그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없으며 자존심을 유지할 수도 없다. (p.128)
나는 늘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운명을 같이해 왔다. 나는 인생을 즐기거나 다른 사람의 노동에 의지해 살아가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다. 내가 이 땅에 온 것은 일을 하기 위해, 그것도 있는 힘을 다해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일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이상을 발견하고, 그것을 개인 생활과 집단생활 속에서 구체화하려는 뜨거운 노력이 몸과 마음을 발달시킨다고 생각한다. (서문)
인간 본연의 존엄성은 찾아볼 수 없고 자본과 탐욕으로 점철된 천민자본주의의 현시대에 스콧 니어링의 근본주의적 삶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그는 시대를 멸망시키는 자본과 욕망에서 벗어나는 길을 온전히 보여주었으며 진정으로 자유로운 삶, 조화로운 삶의 모습을 자신의 삶으로 증명하였다. 내 인생의 Bible, 삶이 다하는 날까지 그의 완전하고 조화로운 삶의 궤적을 좇을 것이다.
황희정(필로소피아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