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6-12-22 14:02:55 | 조회수 | 1508 |
내 삶의 행복을 찾아서 - 꾸뻬 씨의 행복 여행
'내가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뭐가 있었지?'
그 순간, 내 머릿속에서 꾸뻬씨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겉표지 그림이 스쳐 지나갔다. 성급한 선택인가 싶어 더 생각해봤지만 여전히 떠오르는 건 꾸뻬씨의 행복여행이었다. 몇 년 전 꾸뻬씨의 행복여행은 베스트셀러 라인에 올라와 있었다. 그 때 나도 그 책을 읽어 보았다. 기말고사 기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책을 찾아 읽었다. 행복에 관한 주제여서 그런 것 같다.
행복에 대해 처음 생각해 본 건 초등학교 5학년 때이다. 갑자기 담임선생님께서 시험 준비에 고통스러워하는 우리에게 왜 시험을 잘 봐야 하냐고, 시험을 잘 보면 어떻게 되냐고 질문하셨다. 그 질문은 내가 행복에 대해 묻게 된 시발점이었다.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요~"친구들이 대답하면,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면?"선생님께서 물으셨다.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면 좋은 직장에 들어갈 것이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돈을 많이 벌 것이고.. 마지막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있겠죠." 이게 우리의 최종적인 답변이었다. 선생님께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기 위해 지금 열심히 시험 준비를 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선생님께서는 칠판에 행복을 쓰며 동그라미를 치셨다. "결국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지금 시험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는 거야." 비록 어린 나이었지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본 게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 날 이후로 나는 종종 행복에 대해 생각을 해보곤 했다.
이 책에서는 행복에 대해 어떤 말을 할지 궁금했다. 그래서 좀 더 관심을 갖고 책을 읽었다.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고 행복을 찾아 여행을 떠난 정신과 의사 꾸뻬씨는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행복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행복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그곳에서 얻는 배움을 하나 둘 노트에 적어 내려갔다. 여행이 끝날 즈음에 그는 친한 친구 뱅쌍에게 행복의 종류에 대해 말했다. 기쁜 일이 일어나는 것, 여행을 가는 것과 같은 흥분한 상태의 행복과 삶에 대해 만족을 느끼는 평화로운 행복,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행복이라고 말했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 삶을 대입해 나의 경우엔 어땠는지 생각하고 있었다. 꾸뻬씨의 행복 여행을 함께하면서 내가 이전에 생각할 수 없었던 또 다른 관점에서 행복을 생각해 보았다. 그로 인해 나는 그저 기쁜 것이 행복인 줄 알았던 어릴 적 생각에서 나아가 한층 성숙한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 그 행복에 대한 성숙한 생각들은 나의 내면을 가꾸어 주었고 나의 가치관에도 영향을 미쳤다. 꾸뻬씨는 여행을 다니면서 23가지의 배움을 얻었는데 하나하나가 다 공감 가는 배움이었다.
배움1 행복의 첫 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배움10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위 배움은 개중에 내가 행복이라고 생각한 것들이다. 많은 배움이 꾸뻬씨의 노트에 적혀있었지만 나는 배움1과 배움10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초등학교 때, 노력의 궁극적인 목적이 행복해지기 위해서임을 알고 나서 크고 거창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행복은 평소 스쳐지나가는 일에서도 느낄 수 있음을 깨달았다. 최근 글쓰기 수업시간에 행복에 관한 글을 써 볼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행복을 느꼈던 순간들을 나열해 보았다. 배우고 싶은 학문을 자유롭게 배웠을 때, 좋아하는 노래를 버스나 길에서 들었을 때, 서로 믿고 아껴주는 사람이 있음을 알았을 때, 못보던 친구를 만나 같이 밥을 먹었을 때, 진짜 해보고 싶다고 되뇌었던 순간을 이뤘을 때. 진짜로 이 순간들에 나는 큰 행복을 느꼈다. 그 순간들은 너무나 소중했다.
행복을 놓치고 산다면 그건 너무나 불행한 삶을 사는 걸지도 모른다. 행복을 놓치기엔 행복의 가치가 넘쳐난다. 지금도 나는 신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 같은 행복을 위해서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 행복을 찾아 꾸뻬씨와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어서 이 책을 감명 깊게 읽은 것 같다.
서도경(시민학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