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20-06-29 10:14:31 | 조회수 | 930 |
평생교육을 공부하게 된 이유
평생교육을 공부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언제 처음 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다 보니 문득 아버지와의 일화가 생각났다. 몇 년 전부터 우리 아버지는 "은퇴하고 나면 뭘 하며 살면 좋을까?"라는 말을 꺼내기 시작하셨다. 30년 가까이 한 직장에서만 일해 오신 아버지는 본인 말씀으로는 평생 한 분야에서만 일을 했다 보니 막상 이 일을 그만두고 나면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걱정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새로운 분야에 대해 공부 해보고 싶지만, 막상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 배워야 할지에 대한 방향도 잡히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때 딸 된 입장에서 "아빠가 은퇴 후에 무엇을 배우고 어떤 삶을 살면 좋을지 제가 한 번 생각해 볼게요."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이때 처음으로 평생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듯하다. 평생교육을 공부하다 보면 아버지의 은퇴 후 인생 설계에 내가 조금은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처음 시작은 아버지 한 사람의 평생교육을 목표로 한 것부터였다. 하지만, 평생교육을 공부하고 실습까지 해보면서 평생교육을 받고 더 풍족한 삶을 살아보고자 하는 다수의 학습자를 만나보게 되면서 사람들의 교육 욕구가 평생 실현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4주간의 이야기
전주시평생학습관에서의 평생교육 실습은 4주간 이루어졌다. 나의 실습 기간은 처음 2주와 나중 2주가 정말 다른 모습으로 이루어졌다. 처음 2주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야기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매우 조용한 분위기의 학습관에서 실습이 이루어졌다. 3월부터 시작되었어야 할 모든 강의가 취소 및 연기되면서 학습자들은 모이지 못했지만, 곧 있을 개강을 열정적으로 준비하시는 강사분들을 만나볼 기회가 되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평생교육 강사를 대상으로 한 <비대면 강의 기획과 강의법> 강의를 4회 동안 함께 들어보며, 학습관에 모여 학습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학습자들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강사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평화 도서관에 방문하여 도서관에서의 평생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볼 수 있었던 시간도 생각에 남는다. 이외에도 직접 프로그램 기획안을 작성해 보며, 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까지 고려해야 하는 수많은 지점에 대해 고민하고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 것도 의미 있는 배움의 시간이었다.
6월 1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어 학습관의 모든 프로그램이 정상 운영되기 시작했다. 그 덕에 나는 또 다른 경험들로 새로운 2주 실습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유쾌한 인문학, 시민인문 세미나, 평생학습대학1학기 강의에 참관해보며 학습자들과 직접 만나고 함께 강의를 들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다양한 삶 속에서 다양한 교육 욕구가 있는 학습자들을 만나보며 평생교육이 존재하는 의미를 새삼 느껴볼 수 있었다. 조용했던 지난 2주간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북적거리는 학습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평생교육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교육받는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더 다양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실습의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
4주간의 실습 기간은 평생교육사가 함께 동행해야 하는 강사와 학습자 모두의 모습을 유심히 들여다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평생교육사는 혼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며, 강사와 학습자와 함께할 때에야 비로소 그 존재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좋은 평생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내가 담당하게 될 분야에 대해 계속해서 공부하는 평생교육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불안과 위기 속에서 진행된 4주였지만, 그 속에서도 열정이 넘치는 평생교육사 선생님들과 강사님들, 그리고 학습자님들과 함께하며 평생교육에 대한 갈망을 더욱 크게 실현해 본 4주간의 실습이었다.
실습이 끝나고 나면 평생교육 자격증 공부는 모두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나의 평생교육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렇게 공부를 계속해 나가다 보면, 먼저는 우리 아버지의 은퇴 후 인생 설계에 해답을 찾아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평생교육에 꿈이 있는 수많은 지역 사회 시민들에게 의미 있는 평생교육을 제공하는 평생교육사로 성장할 수 있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글 : 평생교육 실습생 이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