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6-10-20 15:49:30 | 조회수 | 17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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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정신 - 한국의 꽃심으로 피어나라
시민학습기자 정혜인
숫자 '1'은 왠지 설렘과 궁금증을 자아낸다.
우연히 전주시청 홈페이지에서 보게 된 제 1기 전주 정신 전문 강사 양성과정 공고문.
언뜻 주제를 보니 우리 전주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 흥미가 생겼고, 다행히 교육 시간마저 나를 도와줬다.
6번의 강의와 1번의 강의 시연으로 짜인 커리큘럼은 약간의 부담도 있었지만,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신청서를 넣고 70여명의 강사들과 몇 주 후에 드디어 시작된 첫 시간.
이동희 전주 역사 박물관장님이 '한국의 꽃심, 전주' 라는 주제로 전주정신 정립의 필요성과 정립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또한 전주 정신은 '꽃심'으로 대표 되는데 이 안에 대동, 풍류, 올곧음, 창신의 4가지 특질이 모여 하나의 꽃을 피우게 된다고도 강력하게 피력하였다.
조금은 낯선 '꽃심' 이라는 말. 고 최명희 작가는 소설 [혼불]에서 전주를 꽃심을 지닌 땅, 꽃의 심, 꽃의 힘, 꽃의 마음이라 하고 옴파로스(배꼽)의 개념으로 세계의 중심이라며 전주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표현하였다.
'전주' 하면 첫 번째 떠오르는 30여 가지 재료의 비빔밥과 정여립의 대동사상은 배려와 포용의 전주를 빛나게 하는 아름다운 자원이다. 또한 전동 성당과 경기전의 공존 역시 대동이다.
전주의 풍류를 배우는 시간, 다 함께 배워보는 판소리 한 자락에는 예전부터 풍요로운 토대 위에 발전한 문화예술 애호 정신과 품격을 추구 하는 전주의 멋을 맛 볼 수 있었다.
전주에서 세계 소리 축제를 하는 이유에 대한 답을 얻었다고나 할까?
꼿꼿한 선비들에게서 배우는 올곧음은 나에게 가장 관심 있는 주제였다.
임진왜란 때 전주 사고를 목숨 걸고 지켰던 안의·손홍록의 선비 정신과 현재 전주 객사 앞
도로명이 된 충경로 역시 의병장 충경공 이정란 장군의 정신을 기리는 데서 유래한 것을 보면 역시 전주는 조선의 본향 뿐 아니라 시련에 맞서는 꽃심의 정신에 맞닿아있다.
호남이 없었다면 조선은 없다는 이순신 장군의 말처럼 전주는 호남의 수부로써 가치를 지닌다.
고려 태조 왕건에 밀려 역사에 빛바랜 기록으로 남은 견훤의 후백제 이야기는 법고창신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36년간 후백제의 왕도였던 전주.
전주성에서 출토된 전주성이 새겨진 수막새와, 새와 무사가 새겨진 암막새에서는 전주가 가지는 커다란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조선말에 동학농민혁명의 중심지로서 전주화약을 이끌어 내고, 집강소를 설치한 것은 작은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린 선진적인 사고방식이었다.
전주 정신에 대한 강의는 들을수록 처음에 가졌던 막연함은 조금씩 해소되었다.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가 아닌 자유스럽게 던지는 질문과 답변을 통해 서로의 의견과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엉클어진 생각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을 받게 되었다.
그동안 나만의 생각으로 굳어진 사고에 한줄기 바람이 불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 세상에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주는 만능키는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우리가 배운 전주정신 내용을 전주 시민들에게 전파해야 할 막강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맨 먼저 전주정신 강의를 듣게 될 사람들은 전주 초, 중학생이라니 또 한 번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다.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대상자에 대한 이해가 우선인데 이를 어떻게 전달할지가 머릿속에 맴맴 거렸다. 이번 전주정신 교육에서 가장 큰 숙제를 안게 된 꼴이지만, 더불어 궁하면 통한다는 무대포 정신도 생겼다.
전주정신 강의 마지막 날에는 몇몇 강사들의 5분 강의 시연이 있었다.
분명 같은 주제로 같은 교수님들의 강의를 들었는데 각 강사들의 시연은 나름의 개성이 잘 살아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다양한 교수법이 주는 아이디어는 서로에게 힘을 주고, 강의 방향을 잡아주는 키가 되어 강사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앞으로 더 많은 전주 시민들에게 다가갈 전주 정신 - 꽃심.
전주시민 모두가 꽃심으로 활짝 피는 유토피아를 기대 하는 것은 이번 교육이 나에게 전주에 대한 이해와 애향심을 심어주고 자부심 까지 높여준 귀한 시간이 존재했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