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20-05-26 10:05:55 | 조회수 | 2045 |
지난해 12월 처음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들의 일상을 이곳저곳 바꾸어 놓았다. 길거리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보기 힘들어졌고, 외식과 회식보다는 배달 음식을 시켜 먹거나 식재료를 배송시키는 문화가 자리 잡게 되었다. 종교계에서는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유튜브를 활용해 온라인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고, 도서관에서는 예약제로 책을 대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이러한 여러 변화들 중 매일 밤 뉴스에서 가장 주목하여 보고 있는 변화는 단연 ‘교육계의 변화’라 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계속되는 학교교육
코로나19로 인해 초, 중, 고, 대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못한 지 벌써 3개월이 되었다. 신학기를 맞이하여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가벼운 발걸음과 운동장에서 울려 퍼지는 싱그러운 웃음소리를 올 해 봄에는 들을 수가 없었다. 바이러스 감염이 주는 공포와 두려움은 정상적인 학사일정 운영과 대면 수업을 불가능하게 했다. 무기한 개학 연기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교육부와 학교가 찾아낸 방법은 ‘원격 수업’이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도 선생님,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며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금 당장의 임시방편으로 원격 수업을 바라보지 않았다. 향후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거나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게 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원격 수업을 새로운 학교 수업 방식 중 하나로 안착시키려는 연구와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한산해진 평생학습관
코로나19로 인해 학사 일정이 미루어진 곳은 초, 중, 고, 대학교뿐만이 아니다. 도서관, 주민센터, 평생학습관 등에서 이루어지는 평생교육 또한 여러 차례 개강이 연기되었다. 꼭 듣고 싶었던 수업을 듣지 못하고 있는 학습자들은 다가오면 미뤄지고 또 미뤄지는 개강일이 애타고 안타까워서 평생학습관에 여러 차례 전화하며 수업을 기다린 지 오래다. 평생교육 학사 일정이 미루어지면서 영향을 받은 것은 학습자뿐만이 아니다. 새로운 만남과 학습자들의 배움의 열정을 기대하며 수업을 열심히 준비하던 강사들에게도 연이은 개강 연기는 고된 기다림이었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평생교육의 방향에 대해 말하다
지난 5월 18일 월요일. 전주시평생학습관 101호 학습실에서는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 교육부가 학교교육의 방식을 온라인 원격 수업으로 대체하였듯, 평생교육에도 비대면 원격 수업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 조석중 강사님의 첫 번째 강의가 진행되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강의 기획과 강의법"을 주제로 총 4주간 이루어질 이 강의는 평생교육 현장에서 학습자들을 가르치고 계시는 강사분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발열체크와 방문기록 작성, 손소독제 사용을 시작으로 입장한 강사분들은 테이블 하나 당 한분 씩 자리에 앉으며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마음가짐으로 강의에 임하셨다.
첫 강의의 주제는 ‘코로나 이후 강의 준비와 전략’이었다. 조석중 강사님께서 본 강의의 목적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강의(원격 수업)의 필요성에 대해 알고, 강사로서 온라인 강의 플랫폼의 사용법을 숙지하고, 변화되는 환경에서의 강의 콘텐츠와 강의 전략을 수립하고, 협업의 가치와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강의는 코로나19가 바꾸어 놓은 학교교육의 변화된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되었다. 원격 수업이 도입되어 정규 수업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된 학교교육의 예시를 보며, 평생교육 현장에서도 충분히 원격 수업이 가능하며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이 또 다시 도래할 때를 대비하여 강사들이 원격 수업 방식을 미리 배워 둘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이 날 강의는 단순히 원격 수업의 필요성에 대한 이론적 강의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비대면 화상 플랫폼에는 줌(Zoom), 구글 미트, 시스코 웹엑스, MS 팀스, 페이스북 메신저룸, 네이버 밴드와 같은 다양한 플랫폼이 있다는 것에 대해 배우고, 그 중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줌(Zoom)을 사용해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강의실을 만들고 강의에 학습자를 참여시키는 방법에 대해 실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강사님의 설명이 있은 후, 3~4명 씩 조를 만들어 조별로 대표 한 명이 강의실을 개설하고 나머지 조원들을 학습자로 초대하는 활동을 번갈아가며 해보며 화상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법을 익혔다. 강사의 얼굴이 나오도록 설정할 수도 있지만, 화면에 강의 자료를 띄워서 학습자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는 부분에서는 강의를 듣던 강사분들이 실용적인 기능이라며 좋아하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평생교육과 원격 수업의 만남
조석중 강사님의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강의 기획과 강의법" 강의를 듣는 강사님들의 얼굴에는 코로나19와 같은 부득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다양한 비대면 화상 플랫폼을 활용하면 학교교육뿐만 아니라 평생교육도 원활하게 이루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눈에 보였다. 하지만 부푼 기대감으로 줌(Zoom) 활용법을 배우는 와중 몇 몇 스마트폰 앱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눈에 띄었다. 줌(Zoom) 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구글 아이디로 로그인을 해야 하는데 아이디가 없는 경우도 있고 회원가입과 로그인 절차에 애를 먹는 경우도 있었다. 강사님이 앱 사용법을 설명하시면서 “이 부분을 누르시면 음성을 해제할 수 있어요.”라고 하시는 중에도 어느 부분을 눌러야 하는지 찾지 못하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시는 분도 계셨다.
코로나19 이후 학교교육에서 원격 수업이 조금이나마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본격적인 원격 수업 이전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화상 플랫폼 교육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비대면 화상 수업에 맞춰서 미리 수업 방식과 콘텐츠를 연구하고 적용했기에 많은 학생들과 한 화면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적절히 의사소통을 하면서도 원활하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평생교육 현장에서 학습자들을 가르치는 강사들에게도 평소에 미리 비대면 원격 수업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우리는 대면 강의 외에 다른 강의 방식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 누구도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국가적으로 집합 금지 명령이 내려질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코로나19가 물러가더라도 언젠가 또 다시 이런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렇기에 대면 강의에만 익숙하고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비대면 원격 수업에는 익숙하지 않은 강사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교육하고, 비대면 강의에 적합한 강의 콘텐츠와 수업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강사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 고민하는 시간을 미리 가져본다면 코로나19 이후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바이러스의 위협 가운데에서도 학습자들의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고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글 : 이수연(평생학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