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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너머 우리 동네 이야기 길 제 3코스 『추억과 소통의 길』
관리자 2011-07-22 조회 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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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와 장마로 인해 사람들의 불쾌지수가 높아지기도 하고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는 계절....... 가족, 친구, 이웃들과 함께 도시를 벗어나 푸른 파도가 출렁거리는 바다와 초록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자연으로 떠나고 싶은 계절....... 수박, 참외, 복숭아, 자두, 포도, 살구 등 맛있는 과일이 풍요로운 계절....... 모기, 파리, 하루살이, 매미, 잠자리, 메뚜기 등 반갑지 않은 곤충들과 밤새 씨름을 해야 하는 계절....... 여름이라는 계절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다양하고 오묘하다.


이번 여름, 잠시나마 시간을 내어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한때는 복숭아 과수원이 지천에 널려 있었다던 중화산동에 위치한 “따박골”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따박골”은 선너머 이야기길 제 3코스 “추억과 소통의 길”의 전체 배경이 되는 곳이다. 복숭아를 바지에 쓱쓱 문질러 입에 물고 ‘따박∼ 따박∼’ 걸으며 옛 추억과 함께 세대간 소통의 의미를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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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는 예로부터 신성한 과일 여겨졌으며 복숭아를 먹으면 백세까지 살 수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특히 전주복숭아의 명성은 오랜 역사 속에서 영위되어 왔다. 190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70여년 세월동안 복숭아 하면 전주복숭아를 떠올릴 정도로 복숭아 집산지이자 근대 개량품종의 시발지였다. 특히 기상재해가 없는 지역적 특성과 기후풍토가 복숭아 재배에 적합하며, 뛰어난 재배기술로 품질이 좋아 오랫동안 명성을 누려왔다고 한다. 1980년대 이후 택지개발 되어 복숭아 과수원은 전주 외곽으로 옮겨가거나 베어져 모두 사라지고 현재는 어린이와 청소년, 노인관련 여러 기관이 함께 어우러져 살고 있다. 그 때를 찬찬히 추억하며 '선너머 우리 동네 이야기 길' 제 3코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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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코스는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되고, 서원노인복지관 정문에서 출발하며 시작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화단에 서 있다. 서원노인복지관은 어르신들에게 편안한 뜰이 되어 드리고자 2002년 2월 따박골 5길에 개관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또한 이곳은 어르신들을 위해 다양한 노인일자리사업과 노인복지센터 운영도 겸하고 있다. 예전에는 마을 어귀의 정자나무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장이야∼’ ‘멍이야∼’ 장기를 두며 담소를 즐겼을 테지만 어느덧 평생교육 시대로 접어들면서 어르신들의 배움에 대한 욕구도 다양해져 세월의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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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노인복지관을 지나 좌측으로 선너머 공원을 바라보면서 아래로 내려오다 보면 서원로 한길을 만나게 된다. 건너편에는 이 지역 주민들의 평안과 안녕을 위해 주․야로 순찰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화산지구대가 있고, 우리가 걸어가는 길 우측에는 중산신협이 있다. 신협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대표적인 서민 금융기관으로 비영리로 운영되는 조합형식의 은행이다. 중산신협을 지나 걷다보면 유명마트가 보인다. 유명마트는 중화산동 지역에서는 꽤 큰 규모의 마트로 우리들에게 다양하고 맛있는 먹을거리와 생필품을 제공해 준다. 이곳을 보면서 잠시나마 부모님 세대에 마을 사람끼리 해왔던 계(契)모임과 시골 5일장에서의 물건 흥정하는 장사꾼과 아낙네의 정겨운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정(情)’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더욱 그리워지는지는 것은 아닐는지.......


유명마트 끝부분에서 서원로를 벗어나 골목으로 접어들면 정면과 우측에 산돌교회가 보인다. 1982년 중앙동에서 개척하여 1984년 이 지역으로 거처를 옮긴 교회로 80년대 화산지구 택지개발과 함께 해왔으며, 2008년에는 예배당도 새롭게 준공하여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얻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대아파트를 왼편에 두고 골목길을 따라 걷다가 거성화산아파트에서 오른쪽을 꺾으면 왼편으로 화산초등학교 담벼락이 보이고 담벼락이 끝나는 부분에 야외계단이 있다. 함께 걷는 이와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보면 옛 추억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는 오래된 계단으로 아직도 퇴색되지 않은 많은 사연들이 유령처럼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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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왼편으로 100여M 길이의 ‘꿈을 먹고 자라는 거리’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보수가 되지 않은 채 오랫동안 방치되어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흘러내린 흙탕물이 담벼락뿐만 아니라 도로와 상점까지 지저분하게 만들어 눈살 찌푸리게 했다. 2009년 화산초등학교와 지역주민들의 노력으로 아름다운 담장 갤러리로 탈바꿈하였다. 담장 갤러리는 중화산동의 옛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진과 화산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쓴 예쁜 시와 그림, 흑백과 칼라가 어우러진 공원 및 전통놀이 모습 등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찬찬히 살펴보며 걷다보면 어린이들의 꿈을 먹고 자라는 이 거리가 어른들에게는 옛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동심의 거리가 되기도 한다. 잠시나마 그곳에 서서 언덕을 넘어오는 오래된 바람에게서 여유를 느껴본다.



꿈을 먹고 자라는 거리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좌측에 1971년 개교하여 40여년의 역사가 흐르고 있는 화산초등학교 정문이 보인다. 이곳은 어둠을 밀어내는 아침햇살처럼 아이들의 생기 가득한 목소리가 온 동네에 울려 퍼져 더욱 맑고 밝게 변화시킨 듯하다. 아이들의 낭랑한 목소리를 듣다보면 어느덧 어르신들의 마음도 동심으로 돌아가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딱지치기도 하며, “나의 꿈은 과학자, 나는 대통령, 난... 의사” 등 미래를 꿈꾸던 초등학교 시절이 한번 쯤 그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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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를 등지고 정면 우측을 바라보면 보리수마을일거리센터가 보인다. 비록 사회에서 정년이라는 제도로 인해 은퇴하게 되었지만 몸과 마음은 아직도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한 어르신들이 일하고 있는 곳이다.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소일거리를 하며 정담을 나누기도 하며 건강한 노년을 유지하는 곳이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면 언제나 가야할 곳이 있어 좋다고 하는 어르신들....... 일도 하고 건강도 챙기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는 어르신들을 위한 제 2의 삶터라고 할 수 있다.


어르신들이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뒤로하고 골목을 따라 ‘딸깍딸깍’ 걷다보면 붕어빵처럼 비슷하게 지어진 많은 주택들이 나란히 있는 걸 볼 수 있다. 1980년대에 화산지구 택지개발 당시 들어선 주택으로 같은 시기에 똑같은 집에서 살림을 꾸렸지만 이제는 집도 주인이 바뀌기도 하고 사람들의 삶은 각양각색일 것이다. 예전에는 담장이 낮거나 없어서 이웃들과 함께 희․노․애․락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던 시절....... 세월이 지나고 핵가족화가 가속화 되면서 이제는 이웃에 누가 이사와도 제대로 인사나누기 힘든 시절이 되었다. 하지만 언젠가 이웃사촌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시절로 다시 돌아 올 수 있다는 희망을 골목을 걸으면서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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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동안 주택단지를 바라보며 골목을 걷다가 거성소라아파트를 정면에 두고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오면 예쁜 꽃보다 더욱 예쁘고 사계절 웃음꽃이 피어나는 전주영상미디어고등학교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 1944년 전주여자상업실천학교로 개교하여 1956년 전주여자상업고등학교로 개교, 1992년 신축하여 현 위치로 이전하였으며, 2007년 전주영상미디어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아름다운 배움의 전당 속에서 지역과 함께 성장하며,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곳으로 세계를 향한 꿈과 희망을 가득 담은 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아름다운 배움터이다.


: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namespace prefix = w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word" />학교담벼락을 끼고 좀 더 걷다보면 지역주민들이 도심 속에서 건강도 유지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선너머공원이 있다. 비록 작은 공원이지만 낮은 구릉의 형태를 그대로 지니고 있어 인공으로 조성된 도심의 여느 공원과는 다른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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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원은 지역 주민들과 자생단체들이 힘을 모아서 더욱 멋스러운 공원을 만들어가고자 예쁜 꽃을 심고, 정성으로 나무들을 돌보고, 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운동기구도 설치하였다. 때로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행사도 진행되 다양한 놀이체험도 즐길 수 있어 선너머공원은 사계절 지역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눈과 마음이 편안한 즐거운 휴식처이다.


이렇게 1시간 10분 정도 걷다 보면 제3코스 처음 출발지인 서원노인복지관에 도착을 하게 된다. ‘따박골’은 비록 아주 오래된 황톳길과 골목도 아니고, 고풍스러운 고택이나 유적이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많은 것들이 사라져 옛 것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심 속의 이야기 길에 귀를 기울이며 ‘따박~ 따박~’ 걷다보면 현재에도 숨 쉬고 있는 결코 사라져서 안 되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껴볼 수 있다. 담벼락 갤러리에서, 붕어빵 주택들에서, 아동, 청소년, 노인을 위한 시설들에서, 골목에서 머무는 퇴색되지 않은 사연들 속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소소한 꺼리를 찾아내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 관심을 가지고 작고 사소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면 이번 여름 무더위에도 불쾌지수가 높아지기보다는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서원노인복지관 엄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