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영양 공급으로 사춘기가 빨라지고, 대중매체와 인터넷의 영향으로 음란물의 접촉, 가족구조의 변화와 부모역할이 변화되고, 성에 대한 의식이 변화되고, 도시집중 현상으로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과 운동할 공간이 없어 성적욕구를 발산할 기회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10대의 성문제가 증가하고 있는 요즘 올바른 성교육은 더 시급하다. 이에 발맞춰 전주시평생학습센터에서는 소외계층 프로그램 지원 사업으로 ‘찾아가는 성교육 아카데미’를 5년째 지역 아동센터, 복지관, 방과후 교실 등에 지원하고 있다.
아동의 발달단계에 따라 정확한 성관련 지식을 줌으로써 아동들이 성에 관한 문제에 부딪쳤을 때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으며,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목적이었다. 아동의 이해 수준이 다르고 상황들이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접근을 해야 할지를 함께 진행하는 2명의 선생님들과 고민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체험과 활동위주의 프로그램으로 4차시 90분씩 수업으로 40여개의 기관을 진행했다. 2008년, 2010년도에는 수업을 받았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께복쟁이 1일 성캠프도 진행했다. 많은 것들을 배우고, 새롭게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가면서 계속해서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있다.
올해는 에릭슨의 말처럼 “놀이 세계가 일상생활의 축소판” 이듯이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놀면서 성교육을 할까를 고민하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8차시 90분씩 수업으로 “놀자, 체험하자, 알자”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 진행하는 성교육의 큰 주제는 나, 너, 사회문화, 미래의 꿈이다. 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나의 몸에는 어떤 기관이 있으며 정확한 명칭은 무엇이며 역할이 무엇인지, 사춘기를 통해 어떤 변화들을 거치면서 어른으로 성장하는지, 나와 다른 친구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나와 이성의 몸과 마음은 어떻게 다른지, 남성․ 여성에게 다르게 적용되는 이중적인 성문화 속에서 성폭력과 음란물에 대한 예방 및 대처방안들, 직업은 남성․ 여성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라 능력에 따라 내가 하고 싶고 잘하는 것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그런데 이번 기관 중에 장애친구들인 전북장애인종합복지관과 다운지역아동센터 두 곳이 신청이 있었다. 처음으로 진행하는 장애 친구들에게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할지 막막하고 걱정이 되었다.
아직은 우리나라에 장애인 성교육 책이나 자료도 많지 않았다. 여기저기 찾다보니 가뭄에 단비처럼 “발달장애인을 위한 성교육”, “지적장애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 책과 국립특수교육원 싸이트에 ‘장애학생을 위한 성교육 프로그램’ 등을 참고로 다른 선생님과 프로그램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장애인의 성교육 목적 또한 비장애인과 동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의 성적 권리를 인정하고 성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하는데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성에대한 일반적인 정보가 부족하며, 금지된 성욕에 영향을 많이 받아 심리적, 사회적 발달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주의력과 기억력에 결함이 있다. 특히 단기기억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관찰학습이나 모방학습, 우연학습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사의 직접적이고 세부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의사소통능력과 언어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상호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이 유발된다. 다른 사람을 지각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행동이 부족하여 함께 놀기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또래관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다른 사람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지 잘 몰라서 친구를 사귀기가 어렵다 등의 장애인들의 특징들을 참고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30분은 브레인 댄스, 쿤다리 명상, 다이나믹 명상등을 통해 몸을 이완시키고, 30분은 전달해야 할 내용들을 놀이, ppt자료, 동영상, 체험 등을 통해 전달하고, 30분은 만들기, 색칠하기, 꾸며보기, 역할극, 인형 등으로 다시 한 번 배운 내용을 반복하여 마무리를 하였다.
프로그램을 받은 다운지역 아동센터 김해나 선생님의 소감문으로 이번프로그램이 장애청소년에게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대신할까 한다.
방학동안 장애청소년 아이들의 성교육 프로그램이 실시되었다. 사람들이 보통 장애를 가진 사람은 성교육이 필요할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몸은 사춘기로 2차 성장을 하고 있으며 성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태이다. 특히 이성친구들에게 관심이 많아 센터 선생님들도 어떻게 성교육을 시켜야 할 지 막막했는데 평생학습센터에서 2주간 성교육을 하게 되어 아이들에게도 선생님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1회기부터 8회기까지 실시한 성교육은 크게 4가지로 나누어 교육이 되었던 거 같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아이가 어떻게 태어나고 내가 왜 소중한 존재인지, 남자와 여자의 몸이 왜 다르며 사춘기의 변화되는 남자와 여자, 성폭력 예방교육, 그리고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내가 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아이들이 수업에 잘 집중할 수 있도록 처음에 몸을 풀어주며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시킨 것은 정말 좋았다. 우리 아이들이 집중력이 매우 짧은 가운데 이렇게까지 집중을 하여 성교육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프로그램이 다양했기에 가능한 거 같다.
8회기 성교육 내내 선생님들이 강조하신 것은 내가 왜 소중한 존재인지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하셨다. 아이들이 정자와 난자가 만나 아이가 된다는 것은 많이 들어서 알지만 수많은 정자와 난자 하나가 만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애니메이션과 정자․난자 만들기, 정자와 태아체험 해보기, 임산부체험 해보기를 통해 배우게 되었다. 내용은 다르지만 모두 자신이 몸이 얼마나 소중하게 태어났는지를 인식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 아이들의 몸의 변화와 사춘기에 일어나는 변화를 직접 책으로 만들어 아이들이 생각해보게 한 것도 좋았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내용이지만 워낙 아이들이 색칠 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색칠하면서 내용을 보고 심지어 내용을 외우는 친구들도 있어 자신들이 사춘기인 것을 깨닫게 된 것 같다.
성폭력에 관한 내용도 우리가 흔히 할 수 있는 실수나 장난도 성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게 되어 오히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배우는 실정이 되었다. 선생님들이 장난으로 머리라도 쓰다듬어줄 때 내가 기분이 나쁘면 그건 성폭력이라고 만지만 안 된다고 초등부 동생들한테도 ‘너흰 소중하다고 만지면 안 돼’이러면서 이야기 해주는 걸 보면 아이들에 생각 속에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가 심어져있는 것 같다.
성교육을 한 번 하는 것으로 아이들이 변화되는 것은 힘들 것 같다. 지속적으로 성교육을 실시해야만 우리 장애청소년들은 인식하고 행동으로 옮겨진다고 생각이 된다. 이번 성교육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 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다음에 성교육을 실시한다면 조금 더 내 자신의 소중함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사춘기인 아이들이 이성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에 대한 욕구는 어떻게 풀어야하는지에 대해도 배웠으면 한다.
장애인은 오직 자신의 장애에 대해서만 염려하며 그것을 극복하려고 노력해야지 성적인 생각이나 행동은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장애인 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부모의 의식구조를 지배하고 있으므로 대부분 자유로운 성적표현보다는 자제와 억압을 권장하거나 처벌한다. 부모들은 장애를 가진 자녀가 ‘성적인 인간’ 이라는 부분은 인정하지 않는다. 부모들 또한 성에 대한 태도 역시 폐쇄적이므로 자녀들은 ‘역할모델’없이 성장하여 성적행위에 있어서 어떠한 행위가 바람직하며 어떠한 행위는 자제해야 하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우리 모두는 성적인 존재이다. 정신지체 장애인 경우는 2차 성징의 발달이 평균적으로 약간 늦을(1-2년 정도)수 있어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장애인과 유사한 수준으로 생리적 발달을 한다. 다만 정신지체 친구들은 낮은 인지 수준과 성과 관련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통로가 제한되어 있어 청소년기의 발달적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가 어렵다. 특히 성에 대한 관심과 충동에 대해 이를 적절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표현 행동을 익히지 못해서 사회적 관습들을 무의식적으로 어기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이 성적인 문제 행동을 보일 때 (대표적인 것은 공공장소에서의 자위행위) 적절한 행동을 가르치지 않고 단지 행동에 대해 처벌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더 부적절한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한 성폭력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여 자신이나 타인에 대한 성폭력 행동의 정확한 인식이나 대처능력이 부족하여 성폭력 대상자가 되기 쉽다. 그러므로 올바른 성교육을 통해 적절한 표현 방법으로 성적욕구를 충족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장애인들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나 교사들의 체계적인 성교육이 우선시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아이들을 만나면 첫 물음이 “선생님 오늘은 무슨 놀이해요”. 놀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다운지역 수업중 여자 친구가 “선생님 저는 꼭 아이를 가지고 싶어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이 말이 마음에 남아, 왜 장애 친구들에게도 성교육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숙제로 남겨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