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인후동에는 모양은 다르지만 한마음으로 희망을 그려가는 기관들이 있다. 2010년부터 시작한 이 모임은, 지역 내에서 뜻을 함께하는 문화·복지기관(인후문화의집, 세이브더칠드런 전북지부, 도담지역아동센터, 동북초, 기린초, 전일중, 동중, 옹달샘도서관, 인후비전센터, 작은나눔의집)들이 모여 매달 간담회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며 지역 내 다양한 문제들을 논의한다. 또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평생 스스로 학습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다양한 기관들이 하나의 뜻을 가지고 일을 해나가기란 쉽지 않다. 때로는 의견이 맞지 않거나,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낼 때 모임의 방향성에 고민도 했지만,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 그리고 주민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한결 같은 마음들이 지금의 희망사다리 네트워크 모임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인후동 희망사다리 네트워크 팀은 올 초 3월 기관간 협약식으로 시작되었다. 기관들의 소개 및 전반적인 사업 설명과 더불어 전라북도의회 김성주 환경복지 위원장과 전라북도 마을만들기 협력센터 박훈 사무국장님을 모시고 마을만들기 정책 변화와, 우수사례에 대해 공유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매달 희망사다리 네트워크 월별 간담회를 통해 지역에 다양한 자원과 강점, 문제와 대안들을 고민하며 사업의 방향을 잡기 시작하였다. 그 첫 번째 사업으로 인후동 마을에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문화유산들을 알리고 공유하는 방안으로 사진을 촬영할 주민들을 모집하였다. 그리고 직접 촬영한 사진들을 선별하여 시민들의 왕래가 잦은 승강장 아케이드에 인후동 문화유산을 설치하고 홍보하였다.
다음으로, 평생학습 마을만들기 개념 도입이 국내보다 훨씬 앞서있는 일본을 방문하여 우수사례를 학습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이 중점적으로 방문한 곳은 일본 유후인 지역이다. 이 곳은 마을만들기나 농촌 관광의 성공사례로 많이 소개된 곳인데, 이 근처에 인접한 온천 관광지와 차별화 전략으로 마을의 이미지와 미래상을 정립하고, 2-3세대로 이어지는 지역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민과 관의 협력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진 대표적인 마을만들기 사업의 장소이기도 했다. 이에 문화적 특성을 활용한 미술관과, 지역자원과 역사를 활용한 지역축제 등을 체험하며 전통문
화도시 전주에 살아가는 시민이자, 인후동 희망사다리 네트워크 모임의 일원으로써 차별화된 지역문화 발전 방향과, 도입 방법에 대해 깊이 고민하였다.
마지막으로 오는 9월 23일에 10개 협력기관이 함께 준비하는 인후동 마을축제 ‘명주골 이야기’가 예정되어 있다. 인후동 고유의 전통을 살려 인후동 명주길과 관련된 뽕잎차 시음, 뽕잎 천연제품 만들기, 오디 떡 만들기 등 명주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실시하고, 각 기관별 공연을 통해 지역 내에 있는 기관들을 더욱 알리고 세대간에 문화를 통해 화합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는 기관과 주민들 모두가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하고, 인후동 지역의 문화 컨텐츠가 지속적으로 개발되는 긍정적인 성과를 가져올 것이다.
인후동 희망사다리 네트워크 기관들의 바람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역과 주민들에게 희망을 놓아주는 사다리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로써 지역의 문화·복지 서비스가 더욱 풍성해지고, 종국에는 주민들과 인후동 마을 전체가 자발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는 마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미현(인후문화의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