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이라는 황금연휴를 보냈음에도 나는 아직 '휴가'를 원하고 있었다. 이런 무료함을 달래주는 행사가 우리 주변에 있다. 바로 '2017 삼천 마을 축제'이다. 이번 '삼천마을축제'는 거마공원 한 편에 서식하고 있는 맹꽁이들을 보호하고 알리고자 사용한 '꽁이'라는 이름의 '꽁이 페스티벌'과 '우리 동네 일상 박물관'이라는 2개의 대 주제를 가지고 그 안에 여러 소주제들이 행사가 진행되었다.
나는 유치원에 다녔을 때부터 지금까지 삼천동에서 계속 살아오고 있다. 적어도 12년 이상동안 삼천동 주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이번 마을축제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거마공원에 들어가자 여러 가지 행사들이 준비 중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곳이 있다. 바로 '돗자리 장터'부스다, 돗자리와 물건만 있으면 되고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 옷, 장난감, 책, 신발 등을 가져와서 파는 일종의 벼룩시장이다.
가격대는 2천원부터 시작하여 판매자가 원하는 금액만큼 형성되어 있었으며, 물건 중에는 박스에 담겨진, 누가 보아도 새 것으로 보이는 장난감 자동차를 만원에 파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돗자리 장터는 근처 시장과 헷갈릴 정도로 많은 옷가지들이 있었다. 이런 옷들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주변을 구경하면서 괜찮은 물건이 있으면 구매하는 모습 또한 볼 수 있었다.
분수대와 돗자리 장터 사이 지나가는 길에 아이들이 장난감과 만화책을 팔 고 있었다. '형이 사진 찍어도 될까?'라고 물어보자 아이들은 흔쾌히 허락해 주었고 나에게 '형 그러면 장난감 하나 사 주세요.'라는 부탁을 하였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는 많이 지났지만 아이들의 부탁을 쉽게 거절할 수 없어서 아이들의 말대로 장난감을 사 주었다.
12시가 지나고 행사 부스 정리가 끝나자 사람들이 체험을 하기 시작하였다.
'열쇠고리 체험', '수제비누 만들기', '비즈를 이용한 제품 만들기'같은 체험들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30분에서 1시간 이상까지 기다려야 체험을 할 수 있는 부스도 있었다.
'포도송이 열쇠고리'체험을 처음부터 보면서 지도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아이들이 작품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몇몇 아이들은 섬세한 작업 또한 잘 해내에 예쁜 작품을 만드는 반면 최대한 예쁘게 작품을 만들어보려고 노력을 했는데 결과는 그렇지 않아 속상한 마음을 말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표정으로 나타나는 아이도 볼 수 있었다.
한 테이블에 알록달록한 물체가 비닐에 쌓여있는 모습을 보고 찾아간 곳은 바로 '천연비누'를 만드는 삼천도시대학협의회의 '행복나눔 보물상자'부 스였다. 감사하게도 체험을 하는 장면을 촬영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천연비누를 만들기 전 3가지 '녹색', '빨강', '주황'색깔을 선택하고 원하는 모양을 선택한다. 액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계속하여 종이컵에 들어있는 물체를 계속해서 저어가는 것을 해야 하는데, 손목이 아파 그만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감정을 표정으로 느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만든 예쁜 모양의 천연비누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쉽게 놓지 못하였다. 아이들을 기다리는 동안 단체 유인물을 살펴보았는데, 가로수 밑 작은 화단 꽃 심기, 생태공원 만들기, 어르신 생신잔치 등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하는 단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는 단체들이 있어 우리 마을이 더 건강해진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행사가 준비되기 전부터 계속해서 흥얼거리는 노랫소리를 따라가 보았더니 '우리 동네 음악방송'이라는 코너가 준비 중에 있었다. 자신의 사연을 종이에 신청곡과 함께 적어 사연함에 넣어주면 DJ가 사연을 읽어주고 그 내용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는 '열린 라디오'방송이다.
일반 라디오 방송과 다른 점은 행사장과 가까이 있으면서 객석과 스튜디오의 구분이 없어 누구든지 원하면 마이크를 잡을 수 있다. 실제로 부스 홍보를 위해 마이크를 잡으신 분을 보고 내심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전 준비 전에 행사를 도와주는 30명의 학생들의 움직임이 분주하였다.
바로 '특별한 쉼 사진전'의 사진을 전시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사진은 바닷가에서 가족과 함께 놀고 있는 사진, 친구들과 체험하고 있는 사진과 같이 정말로 '쉼'이라는 주제에 알맞은 사진들로 가득하였다.
사진전을 통하여 지나가면 여러 먹거리와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쉬엄쉬엄 낚시대회'는 자석 낚싯대를 이용해 자석유해어종을 잡는 행사이다.
아이들은 각기 저마다 낚싯대를 가지고 잡아보려고 요리저리 하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낚싯대를 잡는 모습이 엉성하지만 끈기 있게 물고기를 잡자 아이의 미소 짓는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동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주전부리 장터'에는 내가 어렸을 때 먹어보지 못했지만 TV로 볼 수 있었던 달고나, 그리고 떡볶이, 어묵, 솜사탕, 옛날과자를 팔면서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주었다.
주변을 순찰하시던 경찰관분들도 이곳에 잠시 머물며 쉬어가는 모습을, 그리고 아이와 함께 나들이를 온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이번 삼천마을축제의 슬로건인 '마을에서 즐기는 뜻밖의 휴가'라는 타이틀을 느낄 수 있었다.
주전부리 장터 옆에서는 헬륨을 넣은 풍선을 시민들에게 주는 부스도 있었다. 그때 한 아이가 '엄마! 이거 하늘로 올라간다!'하며 헬륨을 넣은 풍선이 신기한지 계속하여 잡았다, 놓았다를 반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이를 불문하고 풍선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실제로 삼천마을축제를 나온 후에 친구와 함께 온 시민이 풍선을 이용하여 인증샷을 찍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공연장과 분수대를 이어주는 공간에 알록달록한 색상의 리본들이 걸려있다. 바로 '희망리본'이다. '공부 잘 하게 해주세요', '수학 경시대회에서 꼭 우승하게 해 주세요', '우리 가족 사랑해요'와 같은 삐뚤빼뚤하게 적은 글씨들을 보며 아이들의 기분을 헤아려보는 감정을 느꼈고, 여기에 적은 모든 희망들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빌었다.
행사가 중반을 달리는 무렵 공연장에는 사람들이 조금씩 모이기 시작했다. 지역 단체, 생활문화동아리에서 준비한 '생활문화동아리 공연'과 청소년 동아리들의 춤, 노래를 볼 수 있는 '슈퍼스타 삼천'이 바로 사람들이 모인 이유이다. 유쾌한 'Lemon tree'가사에 맞추어 춤을 추는 공연은 햇볕이 강한 오후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활력에 있게 해 주었고, 同樂(동락) 이라는 사물놀이는 각기 다른 악기들의 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져 정자에 계시던 어르신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데 큰 역할을 해 내었다. 이 밖에도 우쿨렐레 공연과 밴드 공연과 같은 다양한 공연히 이어지면서 흩어져 있던 사람들을 한곳으로 모으는데 성공하였다.
'생활문화동아리 공연'이 끝나고 바로 이어서, '슈퍼스타 삼천'이 진행되었다. 난타 공연과, 사물놀이 공연이 진행되었는데, 앞서 진행되었던 '생활문화동아리 공연'과는 비슷하지만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으며, 난타 공연은 가요와 난타를 혼합시킨 방식으로 진행을 하여 청소년들의 이목을 끄는 역할을 하였다. 중학생들의 공연이 끝나고 바로 이어서 아이들의 댄스 공연이 이어졌다. 평소 중학생에서 고등학생들이 춤을 춰 오는 모습만 보다 어린 학생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 더욱 집중하여 보았고, 나는 아이들의 공연을 보고 지난 현장스케치를 작성한 '평생학습한마당'의 '청소년 댄스파티'에 나와도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였다.
아이들은 여러 댄스를 한 번에 하는 것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여 공연을 잘 마쳤으며, 사회자가 '준비하면서 재밌었어요?'라는 질문을 하자 '아니요, 힘들었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아이의 모습은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웃음 포인트의 하나가 되었다.
'마을에서 즐기는 뜻밖의 휴가'라는 타이틀에 비하여 '휴가'라는 타이틀은 너무 작은 타이틀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내 나름대로 '마을에서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슬로건을 새로 붙여 보았다. 마을 주민들은 자신이 사는 동네에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을 과연 아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앞으로 우리들은 누구든지 아는 '큰 행사'를 찾아가는 것 보다는 이런 우리들이 아는 '우리들만의 행사'를 찾아가는 재미를 가졌으면 한다. 또한 '삼천마을축제'와 같은 마을 축제가 더 많은 곳에서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를 가지고 발전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글·사진/최은수(신흥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