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연(완산노인복지관 사회복지사)
완산노인복지관은 2017년 1월 개관 이래 성인 문해교육을 첫 회로 진행하고 있고 이제는 사업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문해교육을 처음으로 진행하는 것이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지 많은 걱정을 하였는데, 다행히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사업을 주관하는 담당자의 배려로 인해 순탄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한글반을 꾸려가면서 힘든 날보다 기억에 남는 일이 더욱 많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말하자면 첫 번째는 방학기간 동안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학교를 방문하여 수업을 듣는 기회를 가졌던 날입니다. 저희 성인 문해교육을 이용하고 있는 어르신들 중 초등학교조차 다녀보지 못한 어르신들이 대부분인데, 학교 방문체험을 통해 참여 어르신들이 즐거워하시고 평소보다 더욱 열심히 공부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너무나 좋았던 시간입니다. 종종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기회를 가진다면 어르신들에게 더욱 다양한 추억과 흥미 그리고 공부의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저희 어르신들은 어떤 프로그램을 참여할 때에 경계심을 먼저 가지고 의심부터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한글 수업시간이 2시간 가량 되는데 조금만 짧아지면 사전에 설명을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복지관에 무슨 일 있는 지부터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도 한글수업시간을 30분정도 앞당기고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이 수업시간이 짧아졌다는 항의를 하셔서 캘리그라피 수업 첫 날 진땀을 뺐었습니다. 이것도 하나의 한글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고, 그 동안 배운 단어를 활용할 수 있음을 설명 드렸더니 그 다음 수업부터는 첫 시간과 다르게 강사와 농담도 하시고 적극적으로 수업에도 임하시고 이제는 캘리그라피 수업을 더 재미있어 하십니다. 그 때 어르신들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매우 높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며칠 전 진행한 평생교육 및 동아리 발표회에서입니다. 발표회에서는 그 누구도 한글반이 어떠한 공연을 준비할 수 있을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고 발표할 것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어르신들이 그 동안 배운 글을 가지고 시를 지어 낭송을 하셨습니다. 물론 선생님의 도움이 있었지만, 그 시를 보고 낭송하시는 한글반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거기 계신 분들 모두가 "멋있다. 감동이다." 등등 말하며 반응들이 매우 폭발적이었습니다. 화려하고 완벽한 것보다 진솔한 감정이 더 감동과 공감을 주는 모습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렇게 문해교육이 원활히 진행되고 감동을 선사할 수 있었던 건 열정이 넘치는 학습자들과 최선을 다해 이끌어주시는 강사선생님 덕분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완산노인복지관은 어르신들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게 함으로써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돕고자 하며, 성인 문해교육사업이 더욱 활성화되어 필요한 분들에게 많은 혜택과 자기능력발전의 기회가 많아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