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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별별학습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 - 이야기의 힘
관리자2018-02-22조회 2327
'별별학습'이란 평생학습의 새로운 학습 내용과 경향(공간, 사람, 정책 등)을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 - 이야기의 힘


이야기는 어디에서나 힘을 발휘한다. 이야기는 모든 문화권에서 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하는데 사용되어 왔으며,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야기는 그 자체가 사람이 살면서 느낀 온갖 질문에 대한 답이다. 결국 인문학의 토대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주변국들을 보면 선진국은 자신들의 옛 모습을 지닌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옆 나라 일본만 해도 옛날부터의 풍습, 거리 등을 보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왜 그들은 그렇게 보전하려고 노력하는 것일까? 그것은 그 안에 그들 나름의 이야기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두각된 것도 오래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자연스럽게 우리 주위에 스며들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 스토리텔링에 대해 이야기하며 삶에 대한 이해를 깊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만나보았다.

'잊혀진 명소 스토리텔링'이라는 주제로 전주 한옥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한 모임을 주도하신 인문촉진소통자 양지희 선생님을 만나 보았다.

'인문촉진소통자'라는 귀에 익지 않은 말에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해졌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그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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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희 선생님은 처음엔 전부터 경험이 있었던 인문학 활동, 즉 독서 코칭을 기획하셨다고 한다. 그러나 교육받던 도중 다른 활동가들이 지역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는 것을 보고 전주 지역을 중심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았고 그 결과 전주에서 유명한 한옥마을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이야기를 모으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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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은 전주에서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전주 시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이고 전주라는 도시에 있어서는 원도심이며 문화유산들이 가까운 곳에 몰린 유적지이기도 하다. 다른 관광지에 비해서 이야깃거리가 매우 풍부한 셈이다.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다는 것은 사람들의 삶이 그만큼 축적되어 왔다는 증거였다.

양지희 선생님은 이야기를 모으기 위해 개인적으로 취재를 하거나, 인근 주민들을 모아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한다. 한옥마을 주민들의 인생을 듣고 싶어 했기에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한 분은 이러한 모임에 나온 계기를,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자세히 알지 못해서 다른 지역에서 관광 오는 지인에게 전주를 자세히 소개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였다고 한다. 그 분은 자신의 지역주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발걸음하신 것이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가장 인상 깊게 들었던 것은 한옥마을 안에 있는 '현대 슈퍼' 이야기였다. 현대 슈퍼 사장님이 교동에 자리 잡아 전화번호를 샀으며, 한옥마을이 개발되면서 잘 지어진 한옥들이 철거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것을 들었다. 시대에 따라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달라져왔다는, 말 그대로 지역사를 한 개인의 입장에서 들은 셈이다.

선생님은 인문학은 자존감을 기르고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되니 어른아이 가릴 것 없이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젊은 층에게는 삶의 여유가 없어서 직접적으로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아니라면 소홀해지기 쉬운 점이 아쉽다고 했다. 선생님이 이번 기획의 주요 내용으로 삼은 '지역학'은 인문학 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더더욱 젊은 층의 관심이 적어졌고, 인문학 모임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한정되어 있어 새로운 시각을 볼 수 없어 애석하다고도 말했다.

이런 기획은 처음부터 개인이 혼자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자체가 도와줌으로써 홍보와 장소 확보가 쉽게 되었다고 들었다. 홍보도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개인의 홍보 방법보다 쉽게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런 홍보 방법이 더 확대되려면 시민들이 이러한 활동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느껴야 한다. 그것은 곧 자신의 삶과 주변인들의 삶에 대해 고찰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우리가 흔히 지나는 길도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게 되면 더욱 관심을 기울여 보게 된다. 우리가 사는 지역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역 주민들의 공통된 이야기는 지역사가 되고 큰 틀의 역사가 될 것이다. 인문학이라고 하면 흔히 철학과 같은 교양을 생각하지만, 인간의 삶과 관련된 이야기들의 총체라고 생각하면 우리들의 오늘도 인문학의 일부가 된다. 그러니 인문학,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우리 주변의 어른께 옛날이야기를 여쭤보거나 오늘 자신이 삶에 대해 느낀 궁금한 점을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김효선(시민학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