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는 학습자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학습을 하는 주체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은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게 한다. 그래서일까. 가르치는 사람은, 강사는, 능동적이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곤 한다. 더 배우기 위해, 생각하기 위해, 오히려 학습자보다 더 열띤 모습으로 학습하고 참여한다.
교육영역의 인식이 ‘죽을 때 까지’로 넓혀진 가운데, 평생학습의 열기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오늘은 그 뜨거운 열기에 더해, 평생학습 강사들의 능동적인 참여의 현장을 만나보았다.
함께 하는 ‘평생학습 강사’의 장
평생학습 강사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해 해마다 열리고 있는 ‘전주시 평생학습 강사학교’. 강사들은 자기 계발을 위해 월요일 아침마다 분주한 모습으로 함께하고 있다. 이 모임의 장은 강사들이 학습자로써 배움을 하는 곳이 되기도 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사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좋은 계기이자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전래놀이, 동화구연, 메이크업, 독서인문 등 문화예술 및 인문사회의 다채로운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사들이 한 곳에 모일 수 있는 장(場)이 된 강사학교는 앞으로도 강사들의 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많은 이들이 협업하고 함께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될 것이다.
함께 피운 ‘평생학습 강사’라는 꽃
따스한 봄에 전주시 평생학습 강사학교에서 만남을 시작했던 몇명의 평생학습 강사들은 가을에 평생학습 강사 한마당에서 부스 전시와 행사를 함께 하며 만남을 이어나갔다. 수줍은 첫 시작은 끈끈한 연결고리가 되어 하나의 관계를 형성하였다. 그리고 ‘전주시 평생학습 강사 그룹 전시展-천년 전주의 꽃’이라는 꽃을 함께 피웠다.
지난 13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진행된 강사 그룹 전시전은 ‘3월, 봄을 맞이하여 피어나는 꽃’을 주제로 하였는데, 올해로 천 년을 맞이하는 전주의 꽃인 ‘개나리’가 세부 주제가 되었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사들이 똘똘 뭉쳐서일까. 시화(市花)인 개나리를 리본, 한지, 책, 종이 등 각자가 가진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표현하였다.
전시를 이끈 7명의 강사들은 ‘평생학습’이라는 공통점 아래에서 교육와 연구, 협업을 목적으로 ‘컨텐츠 플러스 연구회’라는 이름으로 만남을 지속하며 함께 전시회를 여는 지점까지 닿아 있었다. 핸드메이드 강사이자 작가 7명, 미술심리치료 강사 2명 등으로 이루어진 연구회는 교육컨텐츠 융합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는 중이라고 한다.
다른 영역에서 각자 다른 주제로 활동하고 있는데, 모임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의문이 들었다. 아름다운 선물 포장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황수진 작가는 “각기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기에 더욱 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진 재능이 다르고, 그 재능에서 피워내는 소재가 다르기에 더욱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 더불어 다른 분야를 엿봄으로써 자신의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것이 황 작가의 설명이다. 컨텐츠 플러스 연구회를 통해 혼자만 했던 새로운 영역으로의 막연한 생각을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이을 수 있는 하나의 장을 만든 셈이다.
7인의 강사들이 만든 작품을 감상해볼까.
실제로 강사 그룹전은 핸드메이드 강사들의 도전이자 아이디어 분출의 장이었다. 핸드메이드 전시-리본 공예나 고무신 공예 등-는 주로 테이블이나 소규모로 이루어지곤 했다. 강사 그룹전을 향한 컨텐츠 플러스 연구회의 열정은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이끌었고, 그 결과 소규모로 이루어지던 핸드메이드 전시가 전시공간의 큰 벽을 차지할 수 있었다.
고무신에 알록달록 색깔을 불어넣고 있는 강연숙 작가는 “강사들의 모임을 통해 서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다”며, “아이디어가 모여 만들어진 이 공간에 방문한 새내기 강사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고, 길을 찾아서 돌아갔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을 응원하였다.
평생학습 강사들의 고민은 더 성장하는 강사가 되는 것, 그리고 교육을 더 많은 이들이 누릴 수 있도록 영역을 확장해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한 것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고, 많은 생각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강사들 스스로 학습자가 되고, 그 틈에서 서로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장(場)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다채로운 영역에서 활동하며, 공통의 목표를 향해 함께하는 강사들. 그들의 다음 걸음을 기대해본다.
글·사진/양새롬(전주시평생학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