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평생학습관

서브 콘텐츠

아카이브

학습자 울림브라보! 제 2의 청춘에 헌정
관리자2018-04-24조회 2063


브라보! 제 2의 청춘에 헌정

- 내 인생의 메마르지 않는 청춘을 찾아 -


이예영(전주시평생학습관 '팝페라싱어' 강사)


20대인 나는 항상 내 자신을 위해서 살아간다. 나를 위해 투자하고 치장하며 주로 내 자신의 미래를 걱정한다. 50대인 부모님은 자기 자신보다 자녀들에게 투자하고 자녀의 미래, 건강만을 걱정하며 살아간다. 그런 헌신적인 부모님 덕분에 걱정 없이 자라왔으니, 이제는 그들의 삶 속에 청춘을 헌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주름진 손과 희끗희끗한 흰머리가 아닌 검은 머리 청춘이란 젊은 시절이 되풀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생각의 시작이 지금의 '팝페라 싱어'를 탄생하게 했다. 우리가 부르는 곡들이 그 때 그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지쳤을 우리 마음에 좋은 치유가 되길 바라는 심정으로 말이다.

이미지

'팝페라 싱어'는 처음에 '가곡의 밤' 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우리가 어릴 때 즐겨 부르던 한국 가곡을 배우며 그 시절을 추억하고 배우는 수업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으로 인하여 대부분의 한국가곡들은 우리나라 '한'의 정서가 담겨 있어 구슬프거나 서정적인 노래가 주를 이뤘다. 저너머 외국 가곡들이나 뮤지컬 음악, 우리나라 가요를 함께 부르면 어떨까? 예를 들어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이태리 가곡의 '물망초' 등 아름다운 곡들을 함께 하면 지금보다 더 치유되는 음악, 청춘을 되찾는 음악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새롭게 '팝페라 싱어'로 이름이 바뀌게 된다.

이미지

우리 수업은 음정, 박자, 좋은 소리 내는 법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곡의 시대적 배경과 가사 해석을 통해 작곡가의 음악 표현을 이해하고 가슴 깊이 음악을 새기는 것이 목적이다. "작곡가가 악보에 Forte(세게) 써놨으니 세게 부르세요!"가 아닌 마음의 음악을 알려드리고 싶었다. 예를 들어 그런 부분은 반주에서도 심장의 두근거림처럼 쿵쿵쿵 거리며 피아노 반주부의 음악이 바뀐다. 봄이나 사랑하는 임을 그리며 설레는 두근거림일 수도 있고, 우리의 결연한 독립의지를 담아낸 심장 두근거림일 수도 있는 것이다. '팝페라 싱어'는 성악가처럼 노래 부르는 법, 새로운 곡 배우는 것이 다가 아니라 '음악의 재미'까지 알려주는 특별한 수업임이 분명하다.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수업을 듣다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꽤 많이 생겨난다. '고향의 집'이라는 노래를 가르치면서 수강생들의 고향집 얘기를 듣지 않을 수 없었다. '옛날 고향집은 이렇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을 때는 대개 초가집과 아궁이를 상상했고, 휴지가 없어서 신문지를 비벼 볼 일을 해결하지 않았을까, 하고 여겼다. 그런데 웬걸. 이야기를 나누고 보니 수강생 분들의 고향집은 신문지가 없어서 호박잎, 장작이 없어서 풀무질을 했다는 소리를 듣고 한동안 호박잎만 보면 그 에피소드 들이 떠올라 웃음이 나서 먹을 수 없었다. 그리고 수강생 분들 중에 '왜망실' 이라는 아름다운 곳에 작업실이 있는 화가분이 계시는데 거기서 우리 팝페라 싱어들만의 추억을 쌓기로 예약이 되어있다. 노래방 기계도 있다고 하니 얼마나 재미있는 에피소드 들이 무궁무진하게 생겨날지 기대되는 바이다.

음악이 없는 삶은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독일 철학자 니체의 말이 있다. 나이가 들어가며 자신의 삶에 웃음이 사라졌다면 그 삶 또한 메마른 삶일 것이다. 그들의 메마른 삶에 음악으로 즐거움을 드리고,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청춘을 헌정하는 수업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이라도 주저 말고 '팝페라 싱어'의 문을 두드린다면 봄에 피어난 눈부신 꽃등불이 그들을 맞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