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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인생을 힐링하는 시간, 나에게 찾아오다
관리자2018-05-24조회 2165
'현장스케치'는 평생학습 현장의 일을 사진과 글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공간입니다.



인생을 힐링하는 시간, 나에게 찾아오다


신록이 짙어지는 5월, 파란 하늘과 초록빛 짙어가는 나뭇잎을 바라보면 매일 매일 힐링하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치유의 손길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눈과 머리는 계절을 따라 푸르름 속에서 힐링하고 있는데, 우리 마음은 어떤가요? 일상에 지쳐 찌들고 상처 받아 누덕누덕 해진 마음. 마음을 나누면서 힐링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수요일 밤의 그림책 읽어주는 인생 공유공간
수요일 밤, 쪽구름도서관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양한 연령대에 남녀 구분 없이 삼삼오오 모입니다. 걸음을 재촉하는 이유는 쪽구름도서관 야간문화프로그램 "치유가 되는 그림책"에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요즘은 성인 대상으로 그림책 함께 읽기를 진행하기도 하고 그림책 원화 전시에 참여하는 어른들도 많지만 아직 '그림책은 아이들이나 읽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남아있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전선영 선생님은 말합니다. "그림책에는 심플한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삶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있어요. 그래서 그림책을 두고 삶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여섯 번의 시간동안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세 가지 주제로 힐링을 해보는데요. 5월 첫째 주 수업은 '주체로서의 삶 -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마주한다'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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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삶을 말하다
이번 시간에 소개하는 그림책, '민들레는 민들레'에는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철학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나는 누구인지, 나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그러면서 내 삶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으로 채워졌습니다.
전선영 선생님의 강의는 책 표지, 제목부터 그 마지막 장까지 세세하게 다루었습니다. 선생님이 소개하는 '민들레는 민들레' 책은 그림에만 집중하자면 민들레가 자라서 꽃을 피우고, 홀씨를 퍼뜨리는 과정을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민들레의 생태, 민들레의 생애를 보여주는 논픽션의 다큐멘터리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글과 그림을 함께 보면 단순히 민들레의 생태만을 보여주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민들레는 민들레' 책 제목이 책 내용에 쓰인 글자의 전부였는데요. 민들레가 새싹으로 피어나도 '민들레는 민들레'. 꽃을 피워 인도 가장자리에 자리잡아도 '민들레는 민들레'. 민들레가 홀씨를 날려보내도 '민들레는 민들레'. 어떤 형태의 민들레든 '민들레는 민들레' 라는 글이 줄곧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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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나, 진정한 나를 마주하기
'민들레를 생각해 보세요' 라는 말을 듣고, 민들레를 떠올리면 우리는 각자 다른 형태의 민들레를 떠올리곤 합니다. 홀씨를 퍼뜨리는 민들레, 노란 민들레, 옥상에 핀 민들레 등등.. 다양한 모습의 민들레를 생각하지만, 결국 '민들레는 민들레'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전 선생님은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을 때 이 책이 '민들레는 민들레야' 라고 말하듯이, '너는 너야, 그리고 나는 나야'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어떤 형태로 있어도,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내가 무슨 행동을 하든 '나'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참여한 분들은 자신의 삶을,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었습니다. 한 참가자는 "하나여도 민들레, 여럿이 있어도 민들레라는 것을 보고 본질적인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책을 보고 스스로 위안을 얻었고, 행복해졌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림책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각자 생각한 방식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며 그림책이 전하고자 한 짧은 철학을 모두가 잘 녹여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함께 그림책을 읽고 그 안에 녹아든 '어떤 짧은 철학'을 찾아보고 그에 관해 진지하게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팔락팔락, 가볍게 넘어가는 가벼운 그림책에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고 삶이 담겨있다는 것이 참 놀랍습니다. 혼자 읽었을 때는 찾지 못했던 것들을 찾아가는 '숨은 그림 찾기' 같은 매력이 있습니다.

전 선생님은 말합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스스로 질문해보고 스스로 답을 찾아보세요.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자신에게 오는 느낌, 자신이 받는 느낌 그대로 이해하면 돼요. 그렇게 가볍게, 가볍게 생각하면서 나 자신의 삶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며 힐링할 수 있답니다." 라고요.


글ㆍ사진/양새롬(전주시평생학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