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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 울림전주부채문화관 서예동아리에서의 행복
관리자2018-05-24조회 2206


전주부채문화관 서예동아리에서의 행복


정봉우(학습동아리 '바람커뮤니티' 대표)


겨를이 생기다

1801년 초겨울 강진 주막집은 몹시 비좁은 토담집이었으나 다산은 불편을 견디며 '이제야 내가 겨를을 얻었다(今得暇矣)'라는 생각으로 '마침내 혼연히 스스로 기뻐하며 육경사서를 가져다 깊이 연구하였다.'
『자찬묘지명』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유배 생활을 시작하면서 억울함과 분노, 답답함과 불편함, 터질 듯 가슴 막히는 서러움을 달래며 본격적인 학문 연구에 여생을 바치기로 했던 다산 정약용 선생의 각오에 큰 감동을 지니고 있다.
오랜 학교생활을 마치고 정년을 맞이하여 나에게도 겨를이 생겨 무엇에 전념할까 고민하던 중 전주부채문화관 서예동아리 회원 모집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진창윤 선생님과 만남은 행운이다
작년 9월 초 첫 시간, 진창윤 선생님이 만드신 한글 판본을 접하는 순간 이러한 글씨체가 바로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이었구나! 하는 기쁨과 설렘이 용솟음쳤다.
글자의 획이 장중하여 거칠거나 들뜬 기운이 없고 기교 부리지 않으면서 정성스러운 마음이 밖으로 드러나는 글씨! 필 획 하나하나 흐트러지는 법이 없는 글씨를 배우면서 마음대로 되지는 않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고 붓과 씨름하고 있다.

또 다른 대학 생활을 즐기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학생으로서 20여 년, 교수로서 36년을 학교만 다닌 나로서 동아리 모임은 또 다른 훌륭한 대학이다. 대학 사회와는 달리 도덕적 포장이나 허식을 훨훨 벗어 버리고 다양한 세대가 어울려 함께 배우는 서예동아리는 정직하게 공부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수업이 끝난 후 함께 식사하거나 전주 내 전시장을 방문하며 또 다른 문화를 접하는 행복한 공간이다.
매주 화요일 아침, 전주한옥마을을 산책하는 즐거움은 덤이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따뜻하게 도와주시는 전주부채문화관 식구들이 항상 고맙다. 서예동아리가 지속해서 발전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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