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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주변에서 심어보는 우리들의 텃밭
관리자2018-06-22조회 2174
'현장스케치'는 평생학습 현장의 일을 사진과 글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공간입니다.



주변에서 심어보는 우리들의 텃밭

- 어린이 도시 농부를 만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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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삼천3동 주민센터 뒤에는 조그마한 텃밭이 눈에 띌 듯 말 듯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사실 이번에 목적지까지 가는 데는 평소와 달리 도로명주소를 목적지로 받아서 휴대전화 지도 어플로 길을 찾아본 후에야 도착할 수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텃밭을 찾아보았는데 집이 한 채 있고 마당에 자동차가 있고 그 옆에 조그만한 텃밭이 있다. 아무리 봐도 사유지 같은데.. 텃밭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동네 초록별 즐거운 텃밭"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아, 여기구나!

내 손으로 키운 작물, 얼마나 자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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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하나둘씩 나오는데 손에 화분을 들고 나온다. 이게 무엇인가 물어보려던 찰나, 선생님의 말씀에 아이들이 조별로 모이느라 분주해진다. 4개의 조로 나누어진 아이들은 선생님이 "조장해보고 싶은 사람?" 이라 하자 모둠 이곳저곳에서 조그마한 팔을 들어올린다. 그 중에서 한 명을 겨우겨우 선정해서 오늘 관찰할 농작물들을 뽑았다. 각자 모둠에서 맡은 농작물들을 보고 있는데 어떤 조는 조장이 자신만 종이를 보고 다른 아이들은 보여주지 않아서 다투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모두 밀짚모자를 쓰고 농작물로 향하여 이리저리 살펴보고 사진을 찍는다. 그러면서 "우와! 지난번보다 많이 자랐어" 하는 감탄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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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가꾼 작물, 관리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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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작물이 어느 정도 자랐는지도 확인도 했겠다, 작물의 상태를 살펴본다. 잡초가 자라서 보기에 안 좋은 곳들도 있었고 넝쿨은 자랄만큼 자라서 서로에게 달라붙어 엉켜있으며 매서운 여름 날씨가 농작물들이 있는 땅을 메마르게 하고 있었다! 선생님들이 준비한 흙을 섞은 비료를 아이들은 식물의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조심 구멍을 내서 그 안에 비료를 넣어주고 서로 달라붙어 있는 넝쿨은 다시 위쪽으로 올라가도록 자리를 잡아주고 매마른 땅은 호미와 모종삽을 이용하여 일구어 주었다. 큰 벌이 와서 도망가기도 하고 거미를 가지고 장난도 치기도 했으며 다 자란 오이를 수확하기도 하였다.

'저는 삼겹살을 키우는게 좋았어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좋은 기회를 가졌다. 누구와 먼저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던 중 처음 이곳에 도착하였을 때 만났던 초등학교 1~2학년으로 보이는 아이와 대화를 시작했다. 열심히 놀고 있는 중에도 나와 흔쾌히 이야기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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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텃밭 가꾸기는 언제부터 했어요?
A. 저는 일년정도 했어요!
Q. 여기에서 심었던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물은?
A. 음..(머뭇거리다) 땅파는 거! (으..응?)
Q. 그러면 앞으로 키우고 싶은 농작물이 있어요?
A. 저는 다육이요! 다육이 키우고 싶어요.

다육이..? 이름은 들어보았는데, 정확히 무엇인지 몰라서 인터넷에 검색해보았다. 아! 아까 아이들이 가지고 있던 화분 그게 다육이구나! 그렇게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어 감탄하던 중 옆에 있던 아이가 본인도 인터뷰를 하고 싶다며 말을 건다.

Q. 친구는 얼마동안 여기 참가했어요?
A. 저는 2~3년동안 했어요.
Q. 그러면 여기에서 활동을 계속 한거예요?
A. 아니요! 이곳저곳 여러군데에서 했어요.
Q. 친구도 심었던 것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거 있나요?
A. 저는 삼겹살을 키우는게 좋았어요!

삼겹살..? 삼겹살이 땅에서 자라는거였나?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버리고 아무 말도 못하였다. 역시 아이들의 상상력은 이미 자랄만큼 자라버린 고등학생이 따라갈 수 없는거구나..

'다육아, 쑥쑥 자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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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가져온 다육이가 들어있는 화분에 무엇을 할까 지켜보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이제 다육이를 큰 화분에 옮겨 심어줄거예요"라고 말씀하신다. 확실히 아이들이 가져온 화분은 방안에 장식할만한 아담한 크기의 화분이였다. 미리 옮겨 심을 화분을 준비해서 가져왔고 그 중에는 장화를 가져온 아이도 있었고 겉부분을 얇은 천으로 덮어 피노키오 모양으로 장식을 달고 온 아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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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지시에 아이들은 큰 화분으로 다육이를 옮겼다. 그러는 중에 실수로 떨어뜨려 버린 아이, 다육이가 삐뚤어져 버린 아이 등 자그마한 사고가 있었지만 선생님들께서 열심히 도와주신 덕분에 예쁜 다육이가 탄생하였다.
이제 다육이에 물을 주고 한곳에 잘 두어야 한다. 수도를 열어 물을 조금씩 주는데 가끔 너무 세게 틀어서 물을 사방으로 튀게 하는 아이도 있었다. 한 곳에 나란히 화분을 놓자 알록달록한 색상들이 눈에 확 들어와 텃밭을 더욱 텃밭같이 만들어 주었다.

혹시 텃밭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하지 않았는가?
나는 어렸을 때 친구의 아파트에 있던 조그마한 텃밭에 가면서 왜 우리 아파트에는 저런 텃밭이 없을까 생각했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을 보면서 다시금 내 동생과 함께 집 바깥에 조그마한 텃밭을 만들어서 상추나 키워볼까? 생각하고 있다. 그때쯤이 된다면 이 아이들의 텃밭은 수확철을 맞이하고 있겠지? 작물에게 많은 관심과 손길을 주면서 아이들은 자신들의 텃밭에 애정 어린 기다림이란 것을 가꾸겠지? 아~ 얼른 그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글ㆍ사진/최은수(신흥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