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전라북도공연예술페스타를 주목하라! -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서 문화생활을 하기 힘든 곳이라고. 책, 영화 같은 대중들이 자주 이용하는 문화들은 그나마 접할 장소가 많다. 그러나 다른 분야들의 질 좋은 문화생활은 지방에서 만날 방법이 없다고 포기하거나 수도권으로 시간과 돈을 애써 들이면서 접하고 돌아온다. 지방 사람들이 수도권에 비해 문화적 수준이 낮은 이유도 그런 환경적 이유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정말로 우리 주변에서 다양한 예술을 접하기 어렵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한 카페에서 2018전라북도공연예술페스타를 주최하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의 담당자분을 만났다. 올해 2년차가 되는 행사를 담당하게 되어 작년과 확 달라진 멋진 행사를 열기 위해 노력하고 계셨다.
'전라북도공연예술페스타'라는 축제는 전라북도의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행사들 중 하나이며, 전라북도에 뿌리를 둔 지역예술인들을 후원하기 위한 행사이기도 하다. 담당자님은 우리지역 자체의 브랜드를 개발하여 우리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함이기도 하다고 하셨다.
기존의 문화관광사업에서는 티켓파워를 위해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배우를 섭외하여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는 우리지역에 뿌리를 둔 예술인들을 육성‧후원하는 게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직접적으로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런 행사를 마련했다. 무대작품의 특성상 하나의 작품을 제작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예술단체들이 새로운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큰 결심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 행사에서는 지역공연예술단체의 창작을 지원하고, 선정된 14개 단체 중 다양한 기준에 의해 뽑힌 우수단체는 재공연할 수 있는 금액을 지원받게 된다.
관객을 모으는 요소에 대해서, 전북이 불리한 점은 아직까지 문화예술 관련 통합 홍보 플랫폼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수의 공연단체가 소규모에서 그들이 주체적으로 플랫폼을 구성하기는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공연문화에 아무리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초보 관객이 발을 들이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북공연예술페스타를 주최하는 전라북도 문화관광재단 담당자님은 다양한 방법으로 행사 자체를 홍보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이번 행사는 전통, 무용, 음악, 연극이라는 네 분야로 나뉘어 해당 단체를 선정하였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반영한 진지한 작품도 있고, 사랑에 관하여 다양한 태도를 다룬 작품들도 있다. 또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인식하고 관객들에게 그것을 고찰하게 하는 작품도 있으며, 비보잉과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술이 결합한 미디어 퍼포먼스 작품도 있다.
또한 작년에 독회로 처음 시도되어 관객들의 극찬을 받고 올해 처음 정식 무대에 오르는 작품까지 있으니, 다양한 연령대와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작품들 중 어느 걸 골라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사는 곳 어디서나 예술이 있다. 고대 원시인들이 자신들을 둘러싼 다른 존재들과의 질서, 관계를 나타내기 위해 일정하게 움직인 것으로 공연문화가 생겨났다. 현재엔 복잡해진 사회와 그에 대응하여, 다양해진 인간의 감정과 행동 패턴을 설명·묘사하기 위해 인간을 자세히 관찰한 결과, 다양한 공연문화 장르가 나타났다.
사람이 모이면 어디든 예술 단체가 생긴다. 그것은 인간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표현하고 이해받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을 더욱 더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관찰하고 따라한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인간은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따라하고 주변 분위기에 맞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지역사회에서 예술 단체가 자리 잡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은 그들이 생활 속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공연 예술을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 어렵게 여기는 것보다 일상 속에 스며있는 일부라고 의식적 허들을 낮출 필요성이 있다.
지방이라고 해서 주변에 아무런 문화 활동이 없다고 볼 수 없다. 그동안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을 뿐 작은 단체들은 계속해서 활동하고 있었다. 앞으로 우리가 더 풍부한 문화 활동을 영유할 수 있게 하려면 우선 그들을 지역에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이번 행사에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은 지역 예술 생태계 토대 형성에 도움이 되는 행동이 아닐까.
무대에서 사람들이 존재감을 뿜어내며 직접 연기하는 모습은 그동안 대개 간접적인 방법으로 문화를 향유한 사람들에겐 충격이 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날것인 모습이다. 우리의 일상 일부분, 혹은 타인의 일상 일부분이 무대에 오려져 올라와 있는 모습이다. 가끔은 강렬하게 자신의 내면 무언가를 표현하는 공연문화를 접해보자. 잊고 있었던 인간으로서의 본연의 모습이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 것이다.
글/김효선(시민학습기자)
사진/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