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학습'이란 평생학습의 새로운 학습 내용과 경향(공간, 사람, 정책 등)을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시민교육 활성화를 통한 지자체 평생교육의 활로 모색
김수현(전라북도 평생교육팀장)
평생교육 양적성장과 한계
2022년을 기준으로 25세~79세 성인 100명 중 28명 이상이 평생학습에 참여하고 있으며, 비형식평생교육에 참여하는 학습자 수는 20,438,197명에 달한다고 한다. 숫자나 비율로만 본다면 누구나 누리는 평생학습사회는 이미 도래한 것일지도 모른다. 4차산업혁명,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급격한 사회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평생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고령화사회, 정보화사회, 지식사회의 도래로 평생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후속편 정도로 여겨지기도 한다. 과연 우리는 평생학습사회에 살고 있는가? 평생교육을 통해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는가? 특히 지역(지자체) 평생교육의 현실은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평생학습사회의 이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그간의 평생교육, 특히 지역 평생교육은 그 추진 주체나 영역을 막론하고 양적 성장에 치중해 왔다. 평생교육 프로그램과 학습자 수를 확대하는 이 같은 정책방향은 현실 평생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 가치 높이는 데 충분히 기여했다. 그러나 학습자 수와 참여율, 프로그램의 확대라는 평생교육의 양적 성장은, 그 성장세를 멈출 수밖에 없는 한계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지역소멸까지 우려되는 지역의 인구감소는 학교 밖으로 나오는 평생교육의 잠재적 수요층의 증가보다 훨씬 빠르다. 이제는 평생교육의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숙을 모색해야만 할 시점이다. 필자는 이를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시민참여교육의 활성화, 즉 평생교육으로서 (민주)시민교육의 활성화를 제안하고자 한다.
시민참여교육과 (민주)시민교육
시민참여교육은 평생교육 6대 영역 중 하나이다. 한국 평생교육 프로그램 분류체계에 따르면, 시민참여교육은 민주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과 역량을 개발하고 사회통합과 공동체 형성에 시민의 참여를 촉진하는 평생교육이다. 평생교육법에서 시민참여교육이 일반적으로 불리는 민주시민교육이나 시민교육이 아닌 시민참여교육으로 명시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아마도 그 이유를 학교교육으로서 민주시민교육과 평생교육으로서 그것을 구분하기 위해서거나, 권위주의 체제의 소극적, 수동적 시민에서 민주화 이후 시민의 능동적 참여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유추해 볼 수는 있다. 또한 참여민주주의 맥락에서 시민교육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개념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편, 민주주의사회에서 시민교육은 당연히 민주시민교육이고, 시민교육이 당연히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을 담고 있기 때문에 민주시민교육보다는 보편적 차원에서 시민교육이라고 명명하자는 주장이나, 또는 민주시민교육, 시민참여교육 등도 넓은 의미의 시민교육과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떤 명칭을 어떤 의미로 사용하는가와 관계없이, 시민참여교육은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을 제외한 평생교육으로서 시민교육으로 볼 수 있다. 시민참여교육은 상대적으로 프로그램 수와 참여율이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평생교육이 학교 정규교육과정에 대한 보완 교육, 취업과 재생산, 취미와 교양 수준의 교육을 넘어설 수 있는 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더 나아가 시민참여교육은 일상의 삶 속에서 인간과 사회, 지역과 세계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추구하는 평생교육의 가치를 지켜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평생교육의 난제와 시민교육을 통한 해결책 모색
현실의 평생교육, 특히 지역(지자체) 평생교육이 직면한 난제는 양적 성장의 한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평생교육 개념에 대한 혼란, 평생교육이 지향하는 이념으로서 평생학습과 현실의 실천으로서 평생교육 사이의 괴리, 다른 교육 분야들과의 차별성 부재, 국가 주도와 공적 교육으로서의 위상 모호 등 여러 난제에 직면해 있다. 시민교육의 입장에서 의미를 줄 수 있는 평생교육에 대한 비판, 혹은 평생교육의 난제는 특히, 평생교육이 교육의 공공성, 학습자로서 시민의 주체적 참여, 지역 문화의 정체성 확립 등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생교육이 아직도 지자체, 대학, 공공기관, 복지기관 등의 공급자 중심에 머물러 있다. 주로 직업능력향상교육, 인문교양교육, 문화예술교육에 중점을 두고 자기계발, 자기만족, 자기교육이 주된 목적을 이루고 있다. 시민으로서 지역사회의 문제, 쟁점, 개발 등의 공동체 문제, 그리고 세계시민으로서 기후, 지속가능성, 난민, 개발도상국 등의 글로벌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하다. 따라서 평생교육은 평생교육의 주체, 핵심내용, 공동체 문제와 연결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결국, 평생교육의 여러 난제를 극복하고 지역(지자체) 평생교육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질적 성장의 한 방안으로 평생교육으로서 시민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평생교육의 실천에서 시민의 주체적 참여를 강화해야 하고, 둘째, 핵심내용으로서 시민(성)교육을 설정해야 하며, 셋째, 평생교육기관 프로그램 중심의 평생교육에서 지역사회 공동체 전체로 그 영역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