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평생학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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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황금 빛 인생, 성인문해교육
관리자2024-03-26조회 457
'현장스케치'는 평생학습 현장의 일을 사진과 글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공간입니다.

황금 빛 인생

사남매의 막내딸로 태어나 다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사남매을 키우셨다.
오빠 둘은 학교에 가고 언니와 나는 학교에 못 갔다.

어머니가 틈나는 대로 글을 가르쳐 주셨지만
떠듬떠듬 읽고 글을 알아볼 정도
그렇게 자라서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고 손주가 태어났다.

유치원에서 오면 동화책 읽어 달라는 손주
“엄마는 재미있게 읽어주는데, 할머니는 왜 그렇게 못 읽어”
너무 창피해 얼굴이 뜨거웠다.

그렇게 살다가 지인의 소개로 좋은 선생님을 만나 열심히 배우다 보니
은행도 마음대로 가고 자신감도 생겼다.

난 황금빛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전주시 평생학습관 한글교실에서 당신의 삶을 시로 표현한 작품이다. 지은이는 불편한 몸에도 오랫동안 한글교실에 참여하며, 올해로 83세가 넘으신 박순애 할머니이다. 모든 구절이 눈물겹지만, 특히 마지막 문장이 긴 여운을 준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 황금빛이란다.

봄이 시작되는 3월,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시는 분들이 있는 현장에 초대한다.
평생학습에서 가장 상징적인 사업이 있다면 바로 성인문해교육일 것이다. 가장 보람 있음에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과거 일신상의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분께 교육의 기회 제공을 목적으로 시작된 사업인데, 그 결과는 천지개벽 같은 인생이 펼쳐지더라고 말한다.
지난 2월 전주주부학교 졸업식에서 모습이다. 졸업생들의 모습을 보자 대기하던 가족들은 학사모를 쓴 어머니, 할머니 모습을 보고 연신 이쁘다는 감탄을 한다. “엄마 정말 이쁘다. 고생 많았어.” 콧잔등이 시큰해지는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된다. 졸업생들 대부분 부끄러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고 한다. 남몰래 글을 익혔을 시간이 더욱 가슴을 울렸다. 어려운 형편에 가고 싶었던 학교를 두고 꿈을 접었을 그 시절이 원망스러울 만한데 이제라도 글을 익혀 행복하다는 어르신들이다.

한글교실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하나같이 하시는 말이 있다. “새로운 삶이 펼쳐지더라는 것” 이젠 버스도 혼자 힘으로 탈 수 있고, 은행도 가고,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도 계산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편지로 쓸 수 있게 되었고, 손자 손녀에게 동화책도 읽어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새로운 생을 만나게 되는 경험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최고의 인문학이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이 배움의 현장은 어느 학교 수업 못지않다. 선생님의 열의 찬 강의를 들으며 한 자 한 자 큰소리로 따라 말하며, 삐뚤빼뚤하게 글씨를 쓰고 있는 모습이다. 뒤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눈물 나게 아름다운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나에게도 불편해 보이는 철제 책상과 의자에 앉아 한두 시간을 훌쩍 보낸다. 잠깐의 쉬는 시간에는 옆 짝꿍 혹은 친구들과 장난스러운 대화로 시끌벅적해지는 교실이 마치 10대 소녀들의 모습처럼 보인다. 예전 나의 학창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다른 교실에서는 기초 수준을 넘어선 교육이 한창이다. 한 교실에선 해외여행에 필요한 영어가, 또 다른 교실에서는 논어로 보이는 한문을 배우고 있었다. 우리말이 아닌데도 또박또박 큰소리로 낭독하고 있는 모습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글 읽는 소리라는 말을 새삼 실감하였다.

최근 문해교육은 단순히 문자 해득을 위한 교육으로 그치지 않고 학교에 미술, 체육 등 다양한 과목이 있듯이 예체능 교육도 병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 오는 어르신들은 10대 20대로 돌아가 학창 시절을 경험하고 있는 듯해 보였고, 교실은 타임머신처럼 느껴졌다.
성인문해교육은 단순한 한글 교육을 넘어 다양한 사회 활동에 도움을 주는 교육이다. 더 이상 배움은 늦고 빠름의 문제도 부끄러움의 문제도 아니다. 그래서 평생학습이다. 전주시에는 배우고자 하면 집 가까운 곳에서 배울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성인문해교육을 전담하는 기관만 해도 6개가 있고, 희망학교로 등록된 16개의 기관에서도 문해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문해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이 증가하길 바라며, 한평생 가슴에 품어온 배움에 대한 열정과 꿈이 이뤄지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전주 문해교육 기관 안내

구분 기관명 소재지 수업 문의번호
희망학교 금암노인복지관 금암동 월,화 063-253-5728
꽃밭정이노인복지관 평화동 월,화 063-237-0770
덕진노인복지관 덕진동 월,화 063-276-7351
삼천생활문화센터 삼천동 063-224-3088
서원노인복지관 중화산동 월,수 063-222-0033
선너머종합사회복지관 중화산동 월~목 063-232-0334
소비자교육중앙회 전라북도지부 태평동 화,수 063-272-4400
안골노인복지관 인후동 수,금 063-243-4377
완산노인복지관 완산동 월,목 063-284-1100
우리노인복지관 중앙동 화,목 063-255-7179
우아생활문화센터 우아동 화,금 063-245-8455
전북노인복지관 서신동 화,목 063-276-2086
전주시평생학습관 인후동 월,수 063-281-5368
전주연탄은행 서서학동 월,수 063-226-9022
전주종합사회복지관 평화동 화,목 070-7118-6797
평화사회복지관 평화동 화,목 063-285-4408
큰나루종합사회복지관 반월동 수,금 063-211-4408
문해교육
전담기관
다온장애인평생교육원 평화동 월~목 063-229-1988
마중물야간학교 노송동 월~금 063-278-3132
전주주부학교 금암동 월~토 063-271-6050
중증장애인지역생활지원센터 인후동 수,목 063-247-1501
(사)전북여성장애인연대부설 등불야학 효자동 월~목 063-283-8533
백학평생학교 동서학동 월~금 063-282-2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