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학교로 찾아가요. ‘청소년 인문학 진로 콘서트’
관리자2024-04-25조회 714
'현장스케치'는 평생학습 현장의 일을 사진과 글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공간입니다.
4월 18일, 꽃이 만발한 봄날. 막 피어오른 꽃망울 같은 청소년들을 위해 남중학교 강당에서 진로 콘서트가 열렸다. 점심시간을 마치는 정겨운 벨이 울리자 아이들이 우루루 모여들고 강당은 학생들 소리로 소란하다. 넓은 공간 탓에 작은 소리에도 쿵쾅거려 강의 진행이 될까 싶었지만, 청소년들의 집중력은 금방 분위기를 전환했고 강의 시작과 함께 강당은 고요해졌다.
강사로는 EBS 세계테마기행에 출연해 이미 잘 알려진 여행생활자 유성용 작가가 나섰다. 강의 주제는 ‘여행과 생활’이었다. 여행하며 느낀 경험을 토대로 소중한 나의 일상을 되짚어 보고, 익숙한 것들의 바깥을 가늠해 보는 시간을 보냈다. 시각 자료를 활용하여 여러 영상과 여행지의 사진을 보여주며 차근차근 강의가 이어졌다. 강의 중 청소년다운 반응과 응답에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특강에 이어 같은 또래 중학생 4명으로 구성된 공연팀의 K-POP 댄스도 함께 감상했다. 앞 강의에서 어떻게 그 흥을 숨겼는지, 끼가 넘치는 아이들 여럿이서 객석 뒤로 모여 함께 노래 부르고 춤을 췄다. 자연스레 모든 시선이 앞의 공연보다 뒤에 공연에 쏠리며 웃느라 정신없었다.
논어 첫 장 첫 구절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이다. 그날 이곳은 즐거운 배움의 현장이었다. 강사의 가르침대로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학생, 그저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온전히 그 시간을 즐기는 학생 등 나의 바람대로 학생들을 바라본다. 동시에 내 시간도 그 시절로 되돌아간다. 과연 나는 배움이 항상 기뻤던가?
학창 시절 공부가 즐거웠냐고 묻는다면 금방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 대학에서 본인 의지대로 선택한 전공이나, 자율적으로 고른 과목에서조차 그 공부가 항상 재미있지는 않았다. 시험이나 성적을 염두에 둔 공부, 그것도 반복적으로 암기해야만 하는 공부가 재미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청소년 인문학 사업은 청소년들에게 암기한 내용을 토대로 석차를 나누는 공부만이 배움이 아님을 알려주려 한다. 그 나이대만이 가진 소중하고 순수한 감성. 그 감성으로 경험하는 것들은 나중에 나이가 들고 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 시간을 통해 청소년들이 살아가면서 종종 떠올려볼 순수함을 담은 기억을 선물하고 싶다.
미래를 준비하고 성장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청소년들에게 인문 융합 진로 콘서트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올해만 16개 학교에 방송, 대학, 여행, 문학, 미술, 경영,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방문해 청소년들의 관심사인 진로를 함께 고민하고, 더불어 국악, 마술, 음악, 댄스 등 즐거운 공연도 함께 준비했다. 알차게 준비한 만큼 아이들이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문의 : 063-281-5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