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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전주, 인문학으로 품다 ‘인문 주간 개막식’
관리자2024-05-29조회 391
'현장스케치'는 평생학습 현장의 일을 사진과 글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공간입니다.
맑은 호수공원에서의 저녁, 음악과 이야기 한잔 어떤가요?
지난 5월 20일 밤 전주의 인문 주간의 서막을 알리는 개막 콘서트가 아중호수 제3광장에서 열렸다. 서쪽 기린봉으로 해가 사라지고,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이던 시간. 가수 하림을 보기 위해 삼삼오오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공연이 시작하기도 전에 준비된 의자가 모두 채워졌고, 객석 주변으로는 가던 산책길을 멈춰서서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으로 꽉 찼다.

인문 주간은 인문도시전주 선언을 기념하며, 인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매년 5월의 한 주를 정해 전주 곳곳에서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인문학 시간을 마련해왔다. 올해는 이번 개막을 시작으로 25일까지 작은도서관, 동네책방 등 25개 기관에서 ‘전주, 인문학으로 품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강좌와 세미나 그리고 공연 등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그 첫 시작인 이번 개막공연은 여러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첫째는 시민들이 인문학을 쉽게 접하고, 관심을 끌어 올리기 위해 대중가수와 함께하였다는 것이다. 둘째는 전주시민이 사랑하고 많이 방문하는 아중호수공원을 찾아 인문 버스킹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인문학을 선보인 것이다.
시민 300여 명과 함께한 가수 하림은 ‘함께 부르는 노래의 힘’이라는 주제로 이야기와 음악을 들려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재해 치료 병원에서 이주 노동자들과 함께한 공연 이야기, 산업 현장에서 청년의 죽음 등을 위로하는 노래를 만드는 것에 동참했던 이야기, 또 그때 만든 노래를 들려주며 감동의 시간을 이어갔다.

“노래는 만든 사람의 것이 아니고 부르는 사람의 것”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예전부터 노래는 말을 습득하는 과정이었으며, 슬픈 패배자들에게 위로가 되어주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그 본질이 희미해져 가기 마련이다. 받아들이는 이와 그 시점에 따라 본질은 달리 해석된다. 하림은 음악이 시간의 예술이라고 했다. 사라져가는 것들을 지키며 우린 그것들의 안부를 다양한 형태로 묻는다. 내 안에 인문학을 품어야 하는 이유이다.
최근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또한 인문학은 어렵고, 고루하고, 지루하기까지 하다고 말한다. 모두 선입견이고 편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인문학을 통해 삶 속에서 흐려져 가는 것들을 다시금 새겨볼 수 있다. 아중호수에서 깊어가는 봄밤의 정취에 취해 노래의 힘, 인문학의 힘을 느껴보았다. 어렵고, 지루한 인문학의 편견이 대중적이고 친근할 수 있다고 변화하는 경험을 마주했다. 수백 년 전 피렌체에서 시작된 인문학이 지금, 전주에서 다시 꽃 피우는 시점이다. 그야말로 르네상스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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