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호] 명절에 자주 찾던 호남지역 최고의 시장은?
한 도시를 방문하는 여행객이나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귀향객들에게 매력적인 기억의 공간이 어디일까? 아마도 새벽녘 개시를 시작한 시장의 소란스러움과 자연스러운 민낯의 모습이야말로 오래도록 기억될 공간이 아닐까?
"그 도시의 진짜 모습을 보려거든 시장에 가라"는 말이 있듯이 재래시장이야말로 그 도시의 정체성과 풍물의 매력을 가장 쉽고 빠르게 느낄 수 있다.
전주에는 많은 재래시장이 있지만 남부시장은 역사적 전통, 시장규모와 풍물과 상품의 종류, 먹거리, 한복 주단, 약령거리, 싸전다리, 매곡교, 서천교 등 천변풍경과 함께 새벽야채. 로컬푸드시장을 통하여 전주의 인심과 정이 가장 와 닿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남부시장은 호남 최초 시장으로 도심 발전의 역사와 지리학적 입지의 요건을 보여주는 소중한 사례다. 객사, 전라감영 풍남문으로 이어지는 감영로의 성안과 성밖을 구분하는 초입에 2일, 7일 장터로 시작되었다. 물론 본래 남문장이 언제 생겼는가는 다소 불확실하지만, 국사편찬위원회 김대길 박사에 의하면 15세기 후반 성종대라고 한다. 전주부성 사대문 밖에는 네 개의 장으로 발원된 시장은, 각각 특화된 품목으로 활발하게 상업 활동이 이루어졌다.
동문장은 한약재와 특용작물, 서문장은 소금장수들이 모이면서 소금전, 북문장은 포목이 주요품목으로 거래되었다. 남문장은 다양한 품목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진 시장으로 규모도 크고 전주교 주변에 쌀집이 들어서면서 싸전다리라는 이름이 생기고, 매곡교 아래는 우시장, 건너편 천변에는 솔가지 장작 장수들이 모인 솔가지전 장터가 성황하였다.
조선후기에는 3대 시장이었고 그 이후는 5대 시장으로 1980년까지도 그 규모나 거래량, 물건의 다양성과 상품의 질이 좋을 뿐 아니라 거래형태도 다양해서 중도매에서 소매까지 거래가 이루어진 시장이다.
1950년 6.25전쟁 즈음 남부시장 배차장 부근에는 양키골목이 형성되면서 군복, 설탕, 커피원료를 구입할 수 있어서 전주에 다방이 생기는 배후지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 싸전다리는 투전이 이루어지고 번개난장, 각설이, 다방커피의 풍속이 남아 있는 곳이며 매곡교는 매일 새벽시장이 열려 전주음식점들의 신선한 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이다.
성문밖 새벽장터, 우시장, 나무시장이 열린 후, 멀리에서 온 분 들이 거래가 끝나고 먹었던 아침식사가 장터음식이다. 시래기국밥,꽁나물국밥,순대국밥,막걸리등 장터와 시장상인들을 위해 발전한 전주음식의 별미로서 발전해 왔다. 현재의 남부시장은 문화가 흐르는 시장으로 변신중이다. 2011년 청년몰이 성공을 거두면서, 청년야시장과 함께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고 있다. 한옥마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외연이 남부시장으로 스며들어 청년몰과 야시장은 주말이면 발을 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성황중이다. 젊은 고객들이 방문하면서 남부시장은 야채,포목,가구, 한복 주단 ,의류, 신발, 육류등 다양한 물건에서 공예, 퓨전먹거리,문화, 예술 상품, 커피점들이 점점 늘어나는 현대적 명소로 활력이 되고 있다.
청년몰이 있는 하늘정원은 완산칠봉을 감상하고 전주천을 조망하는 포토존으로 도심속 시장에서 힐링을 하며 여유를 느끼는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찾는 명소로 귀향객들을 설레이게 하는 기억과 추억의 장소로 전주인심, 전주스타일이 흐르고 있으니,앞으로의 도약과 발전에 더욱 큰 기대를 가지게 한다.
시장은 한 도시의 사람과 흐름을 반영한다. 남부시장이 달라지는 모습만큼 전주도 성장하고 있다.
그 소중함을 잊지 않고 많은 시민들에 더 큰 사랑을 받는 재래시장이 되기를 바란다.